부디 가능하시다면 음악을 틀어놓으시고
읽어주시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1펜하이머 (공식개봉전날. imax)
3펜하이머 (와이프와 함께. 35mm)
4펜하이머 (버지니아에서 가장 큰 imax 스크린)
5펜하이머 (펜실베니아 imax 70mm)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정도로 극장에서 많이 본 영화는 5펜하이머가 처음이었습니다. 심지어 그 영화가 제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2가지 요소 (1. 전기 2. 분량 3시간) 를 포함하고 있는데도
그랬기에 저 자신도 Nolan.. 일이었죠.
미국에는 imax와 70mm필름으로 상영이 가능한 극장이 총 19개가 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버지니아에서 가장 가까운 이런 극장은 운전해서 3시간을 가야하는 펜실베니아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운전도 워낙 좋아하지 않는 제가 하루를 거의 전부 써가면서 그곳을 오직 오펜하이머를 위해 간다는것이 저로서도 합당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기에 결국 가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몇주전 재개봉을 한다는 소식에 별 고민 없이 예약을 해버렸네요. 그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내가 현재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의도한 형태로 이 작품을 꼭 한번 제대로 감상 해보고싶다!" 였습니다.
그리고 그 소감이자 결론은 곧 알려드리고
그전에 간단히 과정(?) 사진들을 먼저 나눠봅니다.
상영시작은 오후2시이지만 새벽5시부터 일어나서 갈 준비를 했습니다. 미리 도착 후 밀린 잠을 자는것이 더 나을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네요. 총 3시간 운전이지만 굳이 한번에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과 출출함이 조금 있었기에 Royal Farms 라는 주유/휴게소에 들려봅니다. 동네에 이미 많은 맥도날드/웬디스/버거킹은 딱히 동네를 떠나서도 먹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저희동네 근처에 잘 안보이는 이곳을 들린것은 1년전쯤 먹었을때 아주 맛있게 먹어서 놀란...
World Famous Chicken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말하기에는 한국 치킨을 너무 간과한 듯한 거만함이 은근 보이지만... 사실.. 정말 맛있긴 맛있었습니다!
좀 짠 맛이 더 있긴 한데 소스에 찍어먹으니 나름 중화되는 느낌이어서 더 맛있게 먹었네요. 와이프도 나중에 주려고 8조각중 일단 두조각만 먹었습니다. (이후에 2조각 더 먹긴 했지만..)
가는길에 왠 수력 발전소에 설치된 다리를 건너길래 좀 신기해서 급히 찍어보았네요.
2시간 20분 정도 운전해보니 드디어 펜실베니아 주에 온것을 환영한다는 표지판이 보이네요. 앞으로 40분 더 운전해야지 극장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 넓은 미국 땅에서 수천개는 될법한 극장들중에 단 19개 있다는 (전세계 통틀어 30개) imax 70mm 포맷이 상영 가능한 King of Prussia Regal Cinema에 도착했습니다. 개장 시간이 11시인데 저는 9시에 도착 했기에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었네요.
이제부터는 한주간의 업무로 쌓인 피곤과 오랜만에 장시간 운전한 피로가 겹쳐서 차안에서 자보려고 했으나...
워낙 주의 환경에 예민한 성격이라 그런지 거의 못 잤습니다.
2시간 넘게 차안에서 뒤치닥 거리다가 11시 반쯤에 일단 극장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IMAX 70MM only at Regal King of Prussia 문구가 눈에 띄네요
어찌된일인지 상영관에 사람이 아무도 없군요. 상영시간 2시간전부터 대기하는거 당연한거 아닌가요...? (죄송합니다...)
기다리면서 휴대용 목베개를 사용하면서 그냥 눈 감고 쉬었네요.
그러다가 배가 좀 고파져서 결국 극장에서 왠만하면 가격이 높아서 안 사먹으려고 노력하는데 이번엔 핫도그 하나를 먹었습니다.
혹시나 모르시는분들이 계실까봐 화질과 화면비율에 대한 예시입니다.
imax 70mm는 4k화질 보다 무려 4.5배인 18k화질을 선보입니다.
그 러 나
여기서 제가 한가지 간과했던 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영화 전체 3시간중에 18k 화질은 70분정도이고 나머지 110분 가량은 위와 아래가 살짝 검게 가려서 잘려져서 나오는 비율인데 심지어 비교적 저화질로 된 분량으로 나뉘어졌습니다. 그래서 계속 화면 비율이 스크린을 꽉 채웠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하고 화질이 엄청 선명했다가 아니었다가를 반복하면서 참 몰입하기 힘들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이 모든걸 극복한건 순전히 5번을 보면서도 감탄이 나올만하게 탄탄하게 짜여진 플롯 구성과 제가 2023년도 통틀어 가장 많이 들었던 극한의 완성도라고 여겨지는 OST의 역할이 컸습니다. 솔직히 저는 화질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극장 환경에서 다시한번 이 환상적인 OST를 체험하고 싶은 생각도 만만치 않게 컸었기에 여전히 귀가 다시 호강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드디어 5펜하이머 5번째 감상이 끝나니 축하하는 의미로 저렇게 화면을....
띄어줄리가 없고요... 아무튼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극장에서 같은 영화 5번째 체험이었습니다.
심지어 이날은 바람이 워낙 쎄게 불었던지라 마치 로스 알라모스에서 트리니티 시험폭파 직전에 폭풍우를 연상시켰습니다.
나름 한정수량이었던 영화 포스터와 소장용 필름 조각(?)을 받으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이후는 바로 3시간 운전해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오래동안 앉아있었던지라 엉덩이가 아파서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Mall에 들어가서 걷다가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King of Prussia Mall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정말 또 놀란.... (이름 장난이 아니라 정말 놀란...)
제가 차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포르쉐 매장이 있길래 그냥 한번 찍어봤습니다
꽃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데 레고로 만든 꽃은 맘에 듭니다.
시들 걱정을 안해서 그런걸까요...
그러나 레고 말고 더 귀엽고 놀라운 매장이 있었는데
다 제 취향이더라고요. 몇개 나눠봅니다.
이 점 염두해 두시고 이 크기를 가늠해보시길 바랍니다.
책사이에 껴넣어놓는 장식 같은데 아이디어도 좋고 예쁘네요
구경하며 돌아다니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간단히 Auntie Anne에서 파는 Almond Pretzel을 사먹었습니다. 간식같지만 맛이 기가 막힙니다. 혹시 미국 백화점에 들릴일 있으시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그냥 Pretzel 말고 Almond로 드셔야 합니다. Cheese Dip도 꼭 사셔서 찍어드시면 저에게 감사하실겁니다... 참고로 저는 미국 살면서도 한식과 김치를 꼬박꼬박 매일 챙겨먹는 사람일정도로 한식없이 못사는데 이 미국간식(?)은 정말 예술입니다.
Cheese Dip 때문에 추가한 사진입니다. Pretzel은 이거 말고 위에 버젼으로 드셔야합니다.
반 드 시! (보통 맛도 괜찮긴 한데 좀 짜서요)
이런식으로 왠만한 미국 Mall에 다 들어와 있는 매장입니다.
마지막으로 Mall에서 사슴 크기 보고 또 Nolan....(이것이 마지막!)
이상 5펜하이머 5번째 감상 체험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눈이 많이 오는 곳은 아니라서 별 기대도 안했는데 눈 치울것 생각하면 귀찮긴 하면서도
역시 눈 내린 직후가 예쁘긴 예쁘네요
저도 미니어쳐 좋아하는데 ㅎㅎ 책 사이에 끼워놓는 미니어쳐는 작년에 인스타에서 광고보고 바로 두개 질러서 조립해서 세워놓고 있습죠 ㅋㅋ
첫 댓글이 반가운 분이네요 ㅎㅎ 나중에 미니어처 모음 사진들좀 올려주세요~
삭제된 댓글입니다.
이사무
물리를 미국에서 공부하셨을 정도면 저같이 물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정말 개인적으로 더 와닿는 부분들이 많으셨을것 같네요. 요 몇개월간 직장일로 무진장 바쁜 와중에 며칠동안 나누어서 작성한 글이 이리 무플일줄은 예상 못했어서 좀 우울했었는데 제 글을 보고 예전 향수(?)를 느끼게 해드린거 같아서 그래도 참 감사하네요! 이번에는 Dune2를 곧 보게 될거 같은데 어떤면에서는 오펜하이머보다 더 재밌게 즐길지도... (전 역시 어느정도 액션이 가미된걸 선호하는지라..)
저도 미국에서 물리를 공부했기에 오펜하이머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전쟁 중이긴 하지만 미국 특유의 풍부한 인적/물적 지원과 과학에 대한 신뢰의 문화가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개인에게 많은 권한이 주어지고 그 권한이 적절히 사용되었을 때(ex. 맨하탄 프로젝트)의 순기능과 반대로 남용되었을 때(오펜하이머에 대한 의도적 매장)의 결과가 모두 담겨져 있어서 생각할 화두가 많았던 영화라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옛날에 저도 혼자 미국 극장 종종 가서 영화 보던 생각도 나고 그 극장 앞의 거대하고 황량한 주차장도 생각이 나고, 그 당시의 외롭던 기분들도 기억나고 하네요. 5펜하이머라니 저도 Nolan 팬이긴 하지만 그 열정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