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의 대지, 홋카이도 여행 1부
여행 이틀 날입니다.
삿포로의 아침은 조용했습니다.
날씨도 무척 좋았습니다.
여전히 열돔에 갇힌 한국과 달리
삿포로는 가을이 시작되어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했습니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식사입니다.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심하니
아침은 늘 든든하게 먹어두는 게 좋습니다.
아침 식사 후 삿포로역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기차를 타고 멀리 떠납니다.
네.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오타루입니다.
오타루로 향하는 기찻길에 이렇게 바다가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기차의 뒤에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꽤 좋아합니다.
역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오타루역은 아닙니다.
동선을 고려해 본 결과 오타루역 전역인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리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오타루의 관광지는 대부분
오타루역과 미나미오타루역 사이에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두 역 중 한 곳에서 내려 관광을 한 후
다른 역에서 돌아간다고 합니다.
미나미오타루역은 크지 않았습니다.
시골에 있는 작은 역이 떠오르는 역이었습니다.
처음 오타루에 대한 감상은 부산 같다였습니다.
물론 완전히 같진 않았지만,
언덕으로 이루어진 도시와 멀리 보이는 바다가
왠지 모르게 부산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오늘 첫 번째 목적지는 오타루 스미요시 신사입니다.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입구에서 공사 중이었습니다.
보니까 석등을 만드는 중처럼 보였습니다.
스미요시 신사의 매력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점에 있습니다.
그리 큰 신사는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조용한 신사였습니다.
어쩌면 평일 이른 아침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본 철도건널목입니다.
일본에서는 흔하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죠.
다음 목적지는 언덕 위에 있습니다.
이런 언덕 위를 걸으니
더욱 부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 스하라 저택입니다.
러브레터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저택 내부가 약혼남 어머니의 집으로 나왔습니다.
아쉽게도 휴일에만 내부를 개방한다고 해서
안에 들어갈 순 없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데 스이텐구 신사입니다.
구 스하라 저택처럼 지붕이 빛바랜 청록색입니다.
작은 신사고 아무도 없어 매우 조용했습니다.
신사자체가 언덕 위에 자리를 잡아
언덕 아래 풍경을 감사할 수 있는데...
문제는 나무들이 너무 많아,
전망대처럼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저택과 신사가 있는 마을이 언덕 위에 자리를 잡고 있어 그런지
꽤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행 때, 식사는 타이밍입니다.
시간 맞춰 먹으려고 하다 보면 못 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른 시간이지만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점심은 규가츠를 먹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먹은 규가츠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가게 바로 옆에 작은 수로가 있었습니다.
이 수로를 따라가면
다음 목적지인 사카이마치 거리가 나옵니다.
이 거리에 그 유명한 오타루 오르골당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 건물이 오르골당인 줄 알았는데
그냥 악세사리 파는 곳이었습니다.
사카이마치 거리는 역사와 낭만이 깃든
오타루의 관광지입니다.
과거 오타루가 번성했던
무역 도시 시절 분위가 그대로인 거리입니다.
그래서 이 거리에는
오타루 오르골당이나 르타오 본점 뿐 아니라
수많은 음식점과 상점들이 모여있습니다.
상점에는 부담없이 들어가 구경할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아 누가 입장을 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적당히 구경하려고 했는데...
그럴려고 했는데...
...
...
...
저 미피 상점에서 그러질 못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라
결국 참지 못하고 물건을 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물건을 사고 다음 상점에 들렸습니다.
오타루에 유리 공방이 유명해서 그런지
유리 공예품을 파는 상점들이 꽤 있었고
이 상점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상점은 2층으로 제법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유리 공예품에 엄청 관심이 생겼습니다.
흰머리오목눈이라는 새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건 그걸 본떠 만든 유리공예품이었습니다.
특히, 이게 마음에 들었는데,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하는 저 미묘한 표정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격은 있었습니다.
수공예품이라 그런지 완전히 똑같은 것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4,200엔으로 꽤 비쌌습니다.
그냥 단순히 장식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젓가락을 놓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저 표정이 너무 신경 쓰여 한 마리 입양했습니다.
다음으로 이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오타루 오르골당에 들렸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으면 대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평일이라 그런지 그런 대기는 없었습니다.
오르골당은 꽤 크고 넓었습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오래된 나무 향이 은근히 풍겨왔습니다.
그 향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백, 수천 개의 오르골에서 나
맑고 청아한 소리가 오르골당을 가득 매우고 있었습니다.
2층에는 캐릭터 상품들이 많았는데
특히, 지브리에 관련된 것이 많았습니다.
진짜 오르골당도 이것저것 사고 싶은 충동이 심하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 전에 생각 이상으로 지출이 있어서
여기선 최대한 참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브리 음악이 나오는
오르골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말이죠.
오르골이 메인이지만
그것 말고도 볼 게 제법 있었습니다.
적당히 구경하고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오르골당 바로 앞에 르타오 본점도 보입니다.
아쉽게도 들어가 보진 않았습니다.
사카이마치 거리 모습
물건을 파는 상점 뿐 아니라
이처럼 먹을 것을 먹을 수 있는 가게도 많았습니다.
다만, 저는 식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적당히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가
"오타루를 관광만 할 거면 반나절이면 충분하고
쇼핑을 할 거면 하루로도 부족하다"
라는 말을 들었는데
아마 이 사카이마치 거리를 두고
한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계속
크흑, 중간에는 글 안 남기려고 했는데. 새 공예품이 정말 귀엽습니다.
진짜 귀엽더라구요.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종류가 매우 다양하더라구요. 다음에 또 오타루에 간다면 좀 더 모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