少 -> 적다
理 -> 다스리다, 잘 다스려지다
治 -> 문장 구조상 秏의 반대
多 -> 많다
亂 -> 어지럽다
秏 -> ???
그래서, 이 문장을 번역하려면 秏가 무슨 뜻인지를 먼저 밝혀 내야 합니다.
보통 이런 난해한 글자들은 왕염손, 유월, 학의행, 왕선겸 같은 주석가들 선에서 정리되는데, 가끔 그렇지 못할 때도 있고, 그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이 문장에서는 왕염손이 秏를 亂으로 풀이한 것이 문맥상 타당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뭔가 석연치 않아서 좀 더 찾아 봤습니다.
--> 찾아 보니까 秏 말고 耗라는 글자도 있다.
--> 둘이 같은 글자 같다.
-> 사기, 한서에서 秏와 耗를 찾아서 이 둘의 쓰임새를 비교해 본다.
-> 찾아 본 걸 바탕으로 秏에 대해 주석을 작성한다.
秏, 楊倞은 秏를 物多而易盡, '무언가 많은데 쉽게 소진되는 것', '소진된 모습'이라고 했고, 郝懿行은 《경전석문》에서 《한시외전》을 인용해서 秏를 多而雜亂, 즉 '무언가 많고 난잡한 모습'이라고 했다. 王念孫은 秏를 眊와 같다고 보고, '어지럽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내가 살펴 보니, 秏라는 글자도 있고, 耗라는 글자도 있다. 글자 모양이 비슷해서 혼용되지 않았나 하다. 「수신」에는 秏가 쓰였다. 《사기》를 찾아 보니, 秏가 쓰인 것이 16번인데, 衰秏라고만 쓰인 경우가 세 번이고, 衰秏가 아니어도 '쇠하다', '소모하다'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 가장 많다. 그 다음이 虛秏처럼 '텅 비다'는 뜻으로 사용된 경우다. 사실은 크게 보면 '쇠하다', '소모하다'는 뜻의 하위 의미이다. 그 다음으로 秏亂이라고 하여, 王念孫의 말처럼 '어지럽다', '혼란스럽다'라고 사용된 경우가 있다. 물론 이 뜻 역시 '쇠하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었을 것이다. 반면 《사기》 안에서 耗가 쓰인 예는 한 번도 없다. 《한서》는 다르다. 《한서》에는 秏가 11번 쓰였고, 耗는 25번 쓰였다. 秏의 경우 《한서》에서의 쓰임새는 《사기》와 비슷하다. 그런데 耗는 《한서》에서 耗減, 耗亂, 虛耗, 衰耗와 같이 사용되고 있다. 《사기》에서 秏가 쓰인 용례와 같다. 따라서 秏와 耗는 아마 같은 글자일 것이고, 후대로 갈수록 차차 耗가 秏를 대체해 나가지 않았나 하다. 秏와 耗의 뜻은 상기한 것처럼 '쇠하다', '소모되다', '소진되다', '텅 비다', '어지럽다', '혼란스럽다'이나, 본문의 문맥에 맞추려면 '정치가 어지럽다', '정치가 올바르지 못하다', '정치가 혼란스럽다'라고 해석해야 가장 타당하겠다.
-> 번역문에 넣는다.
[통치를 위한 강령이] 적은데도 [정치가 잘] 다스려지는 것을(少而理, 少는 '적다', 理는 '다스리다', 그런데 사실 무엇이 적다는 말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楊倞은 舉其要, 즉 '요점', '근본'이라는 투로 해석했다. 문맥상 이 문장에서 설명하려는 대상이 理, 즉 '정치'이기 때문에, 정치하기 위한 '강령', '법규', '규칙'이라고 하면 제일 타당하겠다. 金學主는 '노력이 적다'라고 했고, 李止漢은 '일을 적게 하다'라고 했으며, 宋基采는 '조치가 간소하다'라고 했다.) 치(治, 治는 秏와 대조되는 말이다. 秏는 '정치가 올바르지 못한 모습'을 뜻하므로, 治는 '정치가 올바르게 선 모습'이다.)라고 하고, [강령은] 많지만 [정치가] 어지러운 것을(多而亂) 모(秏, 楊倞은 秏를 物多而易盡, '무언가 많은데 쉽게 소진되는 것', '소진된 모습'이라고 했고, 郝懿行은 《경전석문》에서 《한시외전》을 인용해서 秏를 多而雜亂, 즉 '무언가 많고 난잡한 모습'이라고 했다. 王念孫은 秏를 眊와 같다고 보고, '어지럽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런데 내가 살펴 보니, 秏라는 글자도 있고, 耗라는 글자도 있다. 글자 모양이 비슷해서 혼용되지 않았나 하다. 「수신」에는 秏가 쓰였다. 《사기》를 찾아 보니, 秏가 쓰인 것이 16번인데, 衰秏라고만 쓰인 경우가 세 번이고, 衰秏가 아니어도 '쇠하다', '소모하다'는 뜻으로 사용된 것이 가장 많다. 그 다음이 虛秏처럼 '텅 비다'는 뜻으로 사용된 경우다. 사실은 크게 보면 '쇠하다', '소모하다'는 뜻의 하위 의미이다. 그 다음으로 秏亂이라고 하여, 王念孫의 말처럼 '어지럽다', '혼란스럽다'라고 사용된 경우가 있다. 물론 이 뜻 역시 '쇠하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었을 것이다. 반면 《사기》 안에서 耗가 쓰인 예는 한 번도 없다. 《한서》는 다르다. 《한서》에는 秏가 11번 쓰였고, 耗는 25번 쓰였다. 秏의 경우 《한서》에서의 쓰임새는 《사기》와 비슷하다. 그런데 耗는 《한서》에서 耗減, 耗亂, 虛耗, 衰耗와 같이 사용되고 있다. 《사기》에서 秏가 쓰인 용례와 같다. 따라서 秏와 耗는 아마 같은 글자일 것이고, 후대로 갈수록 차차 耗가 秏를 대체해 나가지 않았나 하다. 秏와 耗의 뜻은 상기한 것처럼 '쇠하다', '소모되다', '소진되다', '텅 비다', '어지럽다', '혼란스럽다'이나, 본문의 문맥에 맞추려면 '정치가 어지럽다', '정치가 올바르지 못하다', '정치가 혼란스럽다'라고 해석해야 가장 타당하겠다.)라고 한다.
출처: https://philosophistory.tistory.com/31 [달마시안의 역사, 철학 이야기]
** 수신편은 재번역 중이기 때문에 못 들어갑니다. 순자 다른 글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 보기 편하라고 번역문만 뺌.
[통치를 위한 강령이] 적은데도 [정치가 잘] 다스려지는 것을 치라고 하고, [강령은] 많지만 [정치가] 어지러운 것을 모라고 한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