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 왕의 기억 편 애니메이션은 오프닝에 모든 힘을 쏟아부은 나머지 본편 작화가 메롱이 되어버린 에피소드였죠.
하지만 그 메롱 상태의 작화에서도 명장면들은 확실하게 잘 나왔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왕의 기억 편 명장면은 바로 유희 vs 어둠의 바크라, 그리고 라스트 듀얼인 유희 vs 아템의 듀얼입니다.
일단 유희 vs 어둠의 바크라 듀얼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역시 파괴룡 간드라가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당시 바크라의 콤보로 유희의 덱이 거의 바닥 직전까지 갔는데, 마지막에 등장한 파괴룡 간드라가 바크라의 언데드 록을 기가 레이즈로 쓸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감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본래 유희는 사일런트 시리즈와 마슈마론 등의 카드로 천천히 수비를 굳히며 반격을 노리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간드라는 몬스터 효과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상대 필드는 물론 자신의 필드까지 전부 다 쓸어버리는, 이름 그대로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리는 파괴룡 그 자체.
그런 카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유희에게도 엄청난 도박이었죠.
간드라는 상대는 물론 자신이 만든 수비벽도 죄다 날려버리는 몬스터였으니까요.
하지만 간드라의 효과 덕분에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바크라의 언데드 록은 무참히 박살나 버렸고, 이후 필드로 돌아온 사일런트 스워드맨의 공격으로 유희는 바크라에게 승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라스트 듀얼에선 원작과 다른 듀얼 로그를 보면서 원작 코믹스에 나왔던 마지막 듀얼보다 훨씬 더 긴장하면서 봤습니다.
원작에선 오벨리스크와 오시리스만 나오고 라는 나오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애니에선 아템의 신 들린 듯한 테크닉으로 삼환신이 아템의 필드에 전부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덕분에 유희는 한 명 상대하기도 벅찬 삼환신을 모두 상대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죠.
하지만 유희는 마그넷 워리어 삼총사와 마그넷 포스, 그리고 마그넷 리버스를 사용해 콤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마그넷 워리어 삼총사가 마그넷 발키리온으로 합체하면 오시리스의 소뢰탄이 발사되고, 그 소뢰탄운 마그넷 포스로 튕겨내어 다른 신들에게 소뢰탄을 먹이고, 이후 발키리온이 다시 삼총사로 분리해 오시리스의 소뢰탄 발사를 유도, 소뢰탄이 발사되면 그걸 다시 마그넷 포스로 튕겨내어 다른 신들에게 소뢰탄을 먹이는 전략.
이 전략은 아주 잘 먹혀들어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삼환신이 모두 파괴되는, 말 그대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템도 유희의 전략에 감탄했지만 이내 삼환신 외에도 아직 강력한 몬스터는 많이 있다는 걸 보여주듯 바로 유익환상수 키마이라를 불러 마그넷 워리어 1체를 파괴했습니다.
유희도 키마이라에 겁먹지 않고 버스터 블레이더를 소환해 키마이라를 파괴하였고, 아템은 길퍼 데몬을 불러내어 버스터 블레이더의 공격을 유도합니다.
유희는 함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버스터 블레이더로 길퍼 데몬을 격파, 길퍼 데몬은 자체 효과로 장착 카드가 되어 버스터 블레이더의 공격력을 500 내립니다.
이후 아템은 죽음 앞에서의 각성의 효과로 묘지에 버려뒀던 질풍의 암흑 기사 가이아를 회수한 뒤 가이아를 소환해 버스터 블레이더를 파괴, 유희는 이에 맞서서 데몬 소환을 부르게 됩니다.
이때 저는 아템의 필드에 나온 가이아와 유희의 필드에 나온 데몬 소환을 보고 같은 덱에 들어가서 함께 싸웠던 두 몬스터가 서로 적이 되어 싸우게 됐다는 사실에 가슴 한 켠이 아려왔습니다.
듀얼을 지켜보던 조이 말마따나 이 듀얼에서 가장 괴로움을 느낄 존재는 바로 서로의 필드에 나와서 적으로 싸우게 된 몬스터들일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새벽에 글을 쓰니 감정이 뭔가 센치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원래는 간드라 관련 내용만 쓰려고 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마지막 듀얼까지 쓰게 되었네요.
확실히 천천히 수비를 굳히며 반격을 노리는 전략을 사용하는 유희에게 자신 상대 가리지 않고 필드를 전부 쓸어버리는 파괴룡 간드라는 뭔가 안 어울리는 카드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간드라가 유희의 최후의 조커로써의 역할을 잘 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러분께선 혹시 파괴룡 간드라가 유희에게 어떤 카드였다고 생각하시나요??
에이스는 사일런트 스워드맨 / 매지션이고 진정한 조커가 간드라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1회지만 강인한 효과로.. 당시 저도 깜짝 놀랐었고 다크 사이드 오브 디멘션에 간드라 크로스가 나왔을 때 한번 더 놀랐었죠.
저도 윗댓과 비슷한 생각입니다. 유희를 상징하는 몬스터이자 에이스는 사일런트 몬스터들이고 간드라는 조커 카드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아템이 신을 갖고 있다 해도 결국 에이스는 블랙 매지션인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 애니판 왕의 기억에서 마그넷 워리어를 통한 삼환신 공략은 루프가 아닙니다. 삼환신 공략이 원작에선 없었지만 애니메이션에서 추가된 장면이기 때문에 마그넷 워리어와 발키리온은 전부 OCG 사양이어서, 발키리온 분리 후 마그넷 워리어는 다시 합체하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실제로 로그도 분리 -> 성방 예측하고 사용 유도 후 고의 자괴 -> 발키리온 소생 -> 분리 -> 끝으로 솔직히 루프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물건이에요. 신극장판이야 무한루프라고 표현할 수도 있긴 한데, 이건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앗, 그렇군요. 제가 글을 쓸 때 착각을 했네요...ㅠㅠ
본 지 오래되셨다면 착각할 수도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