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초기 버서커 클래스 대부분은 광화로 인해 언어능력을 상실했다는 설정 때문에 괴성밖에 못 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현재 페그오에서 최후미를 담당하고 계신 대영웅 헤라클레스 형님이 계시죠.
하지만 이런 설정은 언어 구사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캐릭터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헤라클레스는 페스나 시절부터 꾸준히 얼굴을 비추면서 보여준 여러 이미지 덕분에 대화를 못 하더라도 만들어낼 수 있는 캐릭터성은 많았고
페제의 버서커 랜슬롯의 경우는 이후 세이버 클래스로 등장하면서 거기에 연동되는 여러 캐릭터성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페그오 초기에 새로 얼굴을 선보인 버서커였던 다리우스는 이스칸다르으으!! 하는 것 외엔 내세울 만한 캐릭터성이 없었고
에릭은 일러스트 문제 이전에 캐릭터성에 대한 정보도 많이 없었던데다가 본인보다 얼굴도 비추지 않은 아내 군힐드 여사님의 임팩트가 워낙에 컸기에
스토리 후반 등에서 사실은 대화가 가능했다는 설정이 붙었음에도 확고한 캐릭터성을 잡지 못했죠.
이러한 문제로 인해 이후에 등장하는 버서커들은 광화가 있어도 모종의 이유로 정상적인 대화가 성립한다거나
아니면 광화 EX라는 명목으로 언어능력을 상실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말이 통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어쨌든 대화는 가능하다는 설정을 붙여
초기 버서커에 비해 확고한 캐릭터성을 만들어내기 쉽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말하지 못하는 버서커가 말은 할 수 있는 버서커보다 드문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헌데,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정상적으로 말하는 것이 가능한 버서커임에도 제대로 캐릭터성을 살리려면 괴성만 지르는 초기 버서커들보다 더 캐릭터성 살리기 어려운 버서커가 하나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 버서커는 페그오 초기 서번트부터 있었던, 고참급 버서커입니다.
그 당사자는 바로...
이 분, 타마모 캣 되시겠습니다.
지금 2차 창작 등지에서의 타마캣의 이미지라면 거의 에미야의 뒤를 이은 칼데아 주방의 2인자같은 요리의 달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비교적 정상적으로 흘러가죠.
하지만 본래 타마캣의 화법은, 그루트위키의 각주 설명을 인용하자면 이렇다고 합니다.
'캣의 대략적 화법은 이야기하고자 하는 문장의 각 단어를 같은 성질의 자신이 선호하는 단어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보상은 내가 슬쩍했다 -> 당근은 맛있게 잘 먹었다 등.
따라서 캣이 말하는 단어의 성질을 파악하면 이해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성질이 버서커답다(..)는 것.'
그러니까 만약 제대로 각 잡고 타마캣의 회화법을 구사한다면 타마캣은 상당히 대화의 성립이 어려운 캐릭터라는 겁니다.
실제로 잠깐 등장한데다가 전체적인 스토리도 폭망급이었기에 기억하기 어렵지만 타마캣이 등장했던 2장에서 칼데아 일행은 타마캣의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반면 스테노는 타마캣의 말을 이해하고 해석해주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저 화법은 페그오 작가들도 살리기가 힘든 성질이었다는 것.
때문에 2장 이후 간간히 타마캣이 등장하는 이벤트에서 타마캣의 대사들은 그냥 그대로 읽어도 이해가 가능한 수준으로 순화되었다고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2차 창작에서도 저 타마캣식 화법을 살린 건 본 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만약 저 타마캣 화법을 다른 작가들이 그대로 살려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도 궁금하네요.
인게임 텍스트에서 특별의역이라는 식으로 해석을 붙였을지
아니면 가면라이더 시리즈의 그론기어나 인베스어마냥 유저들이 해석본을 만들어 공유했을지
버서커는 아니지만 재규어맨도 대화방식이 타마모캣만큼이나 골때리더군요.
타마캣은 나스가 ccc때 잘써먹었죠 염마정땐 에릭 보살펴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