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선두에 서 있었던 것은, 그 등에 나라가 있었기 때문인가.
싸움에 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백성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싸움에 나간 이상, 모든 적을 베어버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나라를 지키는 싸움을 위해, 자국의 마을에서 사람들이 살기 힘들 정도로 공출해서 군비를 갖추는 것은 상궤였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만큼 많은 인간을 죽인 기사는 없었겠지.
그걸 무겁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건 이런 꿈에서는 알 수도 없는 이야기다.
다만, 전장을 달리는 모습에 망설임은 없었다.
왕좌에 몸을 맡길 때도, 걱정에 눈을 가늘게 뜨는 일조차 없다.
왕이라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는, 인간은 지킬 수 없다.
그 맹세를, 그녀는 엄격하게 지켜왔다.
온갖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무에 힘썼다.
한 치 오차도 없이 나라를 계획하고, 한 치 어긋남도 없이 사람을 벌했다.
그렇게, 몇 번째인가 맞이한 싸움을 승리로 마치고, 몇이나 되는 부족을 흐트러짐 없이 통솔하고, 수백이나 되는 죄인을 처벌한 뒤.
“아서 왕은,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라고.
그렇게, 측근의 기사가 중얼거렸다.
누구나 그 불안을 품고 있었는지.
왕으로서 완벽하면 완벽할수록, 그들은 자신의 군주에게 의문을 품었다.
사람의 감정이 없는 자가, 사람을 다스릴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름 있는 몇몇 기사는 하얀 왕성(카멜롯)을 떠나게 되고, 그것조차도 왕은 당연한 일로서 받아들여, 통치의 일부로 짜 넣었다.
아름답고, 기사들의 자랑이었던 왕은, 그렇게 고립되어 갔다.
하지만, 그것은 왕에게는 관계 없는 사소한 일이다.
멀리함을 당하고, 두려움을 받고, 배신 당한다 해도, 그녀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도 없다.
저 검을 손에 쥐겠다는 결의를 했을 때부터, 그녀는 감정 따위 버렸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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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하기위해 감정없고 비정하게 모두 죽여가는 키리츠구의 모습과
나라를 구하기 위해 역시나 감정을 죽이고 백성의 일부를 희생시킨 세이버..
어찌보면 세이버가 키리츠구의 사상에 가장 큰 이해자가 될수도있었을거같은데.. (><)
동족상잔->동족혐오.
사실 제로 말고 페스나 설정대로면 세이버랑 키리츠구는 성향이 비슷하죠.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뭐 그런. 아마 나스가 생각한 '서로 대화는 없었다'는, 서로 철저하게 사무적인 관계라 할 일만 하는 그런 관계였을 듯. 다만 성향이 비슷하다고 해서 잘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동족상잔이라는 말도 있고.
야생 아르셴
동족상잔->동족혐오.
그런말이 있죠? 자기 혐오라고... 일단 세이버 자체가 자기 인생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칼리번을 뽑았다면, 더 잘 하지 않았을까? 나라가 멸망이라는 선택지로 가지 않았을까?? 이러고 있는 상황. 즉 얼터(반전) 상태입니다. 그런 상태인 자기 자신이.. 예전 자기와 비슷한것을 본다면... 과연 좋다고 정답이라고 맞장구를 쳐주지는 않을것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창은에서도 프밥도 정신상태가 얼터 상태라고 공식설정이 있는데.. 이게 어느정도 심각했냐고 하면... 도시의 여자애들을 최면으로 마나카가 데리고 와서 성배에게 제물로 먹이고 있는 상황까지 알 고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아직 다 읽은게 아니라서.. 정말 알고 있었는지... 모른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은.. 솔직히 서번트가 마스터가 하는 일을 모른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되기 때문에.. 알고서 묵인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의 키리츠구 처럼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한다고 생각한거겠죠. 그런 생각도.. 마나카가 동생 머리채를 끌고 가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하니.. 말 다했습죠. 여튼 그런거일 겁니다. ㅎㅎ;;
(제로 기준으로)애초에 케이네스 사건 직후 세이버는 어느정도 키리츠구를 이해하려 했었죠. 상대방을 끝내 용납 못한건 키리츠구 쪽이었고. 여기에 랜슬롯까지 죽이고 멘탈 박살난 상태에서 마지막 구원인 성배를 눈앞에 두었는데, 난데없이 키리츠구의 비원(인류구제)와 자신의 비원을 이뤄줄 성배를 날려버리라니 한때나마 믿었던 것조차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긴 딱 좋은 상황이고.(이때 성배의 정체는 몰랐으니까요) 제로와 페스나가 같은 세계선은 아니지만, 괜히 페스나에서 성배 진상을 듣고 '키리츠구는 날 배신한게 아니었군요' 한 게 아니죠.
페스나에서 키리츠구가 딱 한번 폭발했을때 세이버가 어느정도 키리츠구 이해하고 연민 느끼고 얘한테 성배줘야겠다고 생각하긴했습니다. 모든게 너무 늦어버린 시점이라 문제...
페스나가 아니라 페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