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묘하게 애니 바빌로니아에서 열심히 구르고 있는 구다오에 대해 세간의 평판이 짜길래,
개인적으로 그 원인의 일부를 제공했으리라 생각되는 영령검호 구다코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관련 게시물이 몇개 올라왔던 애니 이야기게시판에 적을랬다가, 적고보니 이건 "애니이야기"인가...? 싶어 걍 이쪽에 불법투기ㅋㅋ)
영령검호 구다코란,
말 그대로 현재 코믹스 연재중인 Fate/Grand Order 1.5부 영령검호7번승부에 나오는
↑↑ 후지마루 리츠카(女)를 가르킵니다.↑↑
얘가 왜 바빌로니아 구다오가 핀잔듣는 이유의 일부라 생각하는가 하면,
같은 구다즈, 즉 동일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개성적으로 그려졌으며, 동시에 호평도 받고있기 때문입니다.
※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본문은 결코 "영령검호 구다코쪽이 올바른 주인공"이라고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콩깎지는 약간 씌여있습니다)
애초에 같은 게임원작이라곤 해도, 코미컬라이즈와 애니화는 시사하는 의미도, 그 파급력도, 무게감도 전부 다른 매체입니다.
코믹스이기에 비교적 자유로운 표현과 일부 원작과 다른 연출, 없던 설정등이 추가되어도 그 여파는 적죠.
반면 애니는 제작에 드는 비용과 리스크, 또 제작사의 "공식"으로 인식되는 무게감에 있어서도, 섣불리 원작에 없던 내용이나 연출을 넣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비교적 소수의 인원에 집중하여 국지적으로 전개되는 영령검호의 스토리에 비교해,
바빌로니아는 대서사적이고 다수의 캐릭터들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쳐집니다.
개성적이고 눈에 확 띄는 주인공은, 영령검호에선 눈길을 잘 끌며 작품에 탄력과 추진력을 부여해주겠지만,
만일 바빌로니아처럼 무대자체에도 각각의 캐릭터에도 드라마가 존재하고 전개되는 작품에서 영령검호 구다코처럼 주인공이 존재감을 뽐내며 설쳐댔다간,
오히려 시청자들의 주의가 산만해지고 이야기가 머리속에 잘 안들어와서 최악의 경우 드라마자체가 붕괴해버릴 가능성조차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애초에 원작에서 플레이어의 분신이자,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성실한 구다즈의 성격묘사는,
굳이 말하자면 바빌로니아의 구다오에 더 가깝습니다.
영령검호의 구다코는 강렬한 개성에, 독자들로 하여금 호감을 얻기에 충분한 캐릭터입니다만,
원작의 구다즈의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를테면 "코믹스의 오리지널리티"입니다.
요점은
어느쪽의 구다즈에도 매체에 따른 사정과, 작품에 맞는 성향과, 시청자/독자/유저에 따른 취향의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현재 바빌로니아 구다오가 이래저래 쫑크를 먹는 현 상황은,
1. 원작의 성격을 고려하더라도 애니의 구다오는 다소 심심함이 눈에 띄었다.
2. 그리고 동시기에, 같은 구다즈이면서 개성파로 이목을 끄는 구다코가 존재해서 반대급부가 더 생겼다.
3. 애초에 구다즈의 진가는, 펀치력 있는 활약보다도, 여정을 거쳐서 천천히 쌓아가는 인격체로서의 아이덴티티인데, 1~6장까지를 스킵해버리고 느닷없이 7장부터 시작한 시점에서 구다오의 불행은 시작되었었다.
~정도로 정리될 듯 합니다.
그냥 양쪽 다 좋은점만 즐길 줄 아는 약삭빠른 자가 승리하는 것입니다!
그런고로, 사설은 이쯤하고 영령검호 코믹스에 나온 구다코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1) 전투면에서의 활약
일단 스스로 적극적으로 주변상황에 대처하려고 합니다.
물론 영령검호에선, 현재 칼데아와 연락이 끊긴 상태이기 때문에, 더 상황에 적합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자가 곁에 없다는 이유도 있습니다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불의에 대해 스스로 가능한 일을 찾아서 대처하려는 적극성이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연을 맺은 서번트를 일시적으로 그림자, 게임식으로 말하자면 섀도우서번트처럼 불러낼 수 있습니다.
불려내진 섀도우서번트는, 저렇게 얼굴이 얼버무려지는 외에도, 일절 입을 열지 않는 묵묵한 존재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작 텍스트에서도 어렷풋이 묘사된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코믹스에선 이 섀도우서번트가 곧 구다코의 의지를 대변하는 존재가 되어,
이 설정으로 인해, "본인 스스로는 무력한 일반인"이란 설정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장에서 구다코의 분량과 존재감이 확 살아납니다.
근접딜링밖에 못하는 현지의 아군(무사시)을 대신해,
원거리에서 범위공격을 날려오는 상대에게 아쳐 둘을 소환해 맞짱을 떠서 공격을 전부 떨궈버리는가 하면,
여기서 그치지 않고 토타의 보구로 물을 불러내 주변의 화재진압에도 재치를 발휘합니다.
그리고 현재 가장 큰 활약으로 남는 탱킹서포트.
무사시가 아쳐 상대로 거리를 좁힐 때 까지, 상대의 공격을 대신 막아줄 레오니다스를 소환해, 무사시에게 유리한 근접의 승부가 되도록 발판을 마련해줍니다.
(바빌로니아에서의 레오니다스는 원작대로지만, 여기서의 레오니다스는 순전히 코믹스 오리지널입니다)
이 현장에서의 판단력을 뒷받침할 설정으로, 칼데아에 체류중인 서번트들로부터 지옥훈련을 받았다는 언급이 있는데요,
실제로 게임에선 일부 서번트들과의 대화내용에서 언급되는 설정입니다.
물론 약간 훈련의 과목이 다른 듯도 하지만, 그런 자잘한 내용을 개그씬으로 써먹으면서 동시에 구다코의 캐릭터성으로도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여기 구다코는 진짜로, 인리소각을 막아낸 베테랑 현장근무라는 게 기백으로 느껴집니다ㅋㅋ
덧붙여, 사실 게임상의 시스템에 불과하므로 리얼한 표현에선 상관이 없는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아쳐를 상대로 철저하게 랜서로 탱킹을 고수하는 점에서도 원작팬들에게 은근한 뽀너스가 들어가기도 했던ㅋㅋ
물론 "마력의 전달도 아슬아슬하고, 마력자체도 소소하기 짝이 없는 일반인"이란 설정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전투 한번만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한 마력소비를 느끼며 자빠져버리기도 하고,
실제로 격렬한 전투를 진행한 직후에 거의 사색이 되어서 기절하기에 이르고,
이후 하루가 지나고도 회복이 안돼서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할만큼 허덕이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2) 캐릭터성과 존재감
단순히 전장에서 활약이 가능하기만 한가 하면, 그것만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 구다코의 진가는 일상에서도 서번트를 웃도는 존재감에 있습니다.
이런 소소한 연출부터 시작해서,
몸으로 개그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게 무사시한테 압력을 가하는 쿵짝에,
서번트 상대로도 이렇게 짖궂게 장난을 주고받을 정도로 찰진 성격까지.
사실 원작의 구다즈가 "플레이어의 분신"이라는 점 때문에 꽤 담담한 묘사가 대부분으로(개그시공 빼고), 크게 모난 설정이나 연출이 없다보니,
다른 매체에서의 구다즈도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성실하며 모난 점이 없는 일반인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 반면,
위와 같은 시원털털 하면서도 찰진 성격에, 배구부 소속이었다는 늠름한 설정까지 더해가면서 캐릭터성을 (작가의 임의로) 살리는 경우자체가 오히려 드문 케이스에 속하죠.
그러다보니 이 구다코는, 다른 구다즈도 자주 보이는 "아군에 대한 심쿵발언"에 있어서도,
"훈남발언"으로 변질되는가 하면,
심지어 서번트조차 위압을 느낄 정도의 검기를 받고도,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지도 모를 상황"이 터지자, 스스로 혀를 깨물어 가위눌림을 풀어버리기까지 합니다.
뭐야 이 슴가달린 사내대장부는!!!
앞에선 "코믹스판의 오리지널티"라고 하긴 했습니다만,
사실 구다즈의 특징 중 하나인 "초합금멘탈"을 보다 주인공적으로 표현하면 이런 훈남영혼이 탄생하는 걸 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
그래서 어서 다음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FGO를 구다코로 플레이 했는데 말이죠. 같은 대사를 남자애가 하면 평범한 주인공인데, 여자애가 같은 대사를 하니 조낸 비범한 여자애가 되더군요. 쟈비오와 쟈비코때도 비슷한 경험이었지만, 이번엔 좀더 강렬하네요 그저 저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요.
애니의 구다오도 나름 열심히 해주고있긴 합니다만... 임팩트가 많이 부족하죠.. 매일 같이 단련을 한다고 하지만 킨구에게 헛주먹을 날린다거나... 거침 없는 행동력을 보여주지만 뒤가 없는 상당히 위태롭다거나...
저 시점 리츠카는 이미 종국특이점까지 클리어한 상태라 바빌로니아 시점보다 더 단련되기도 했겠습니다만 섀도우 서번트로 서포트하는 거보면 `아, 얘 세계 좀 구해봤구나` 싶은 베테랑이다 싶긴하죠.
바빌로니아도 이거 반만이라도 좀 구다오 묘사가 되었다면 정말 좋았을거 같아요 ㅠ. 게임용 무색무취한 캐릭터 설정을 애니에까지 그대로 들고오면 어떻게 하나... 이 영령검호 코믹스 외에도 홀수장 코믹스 구다오도 상당히 입체적인 활약을 보여주더군요.
저의 개인적인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FGO를 구다코로 플레이 했는데 말이죠. 같은 대사를 남자애가 하면 평범한 주인공인데, 여자애가 같은 대사를 하니 조낸 비범한 여자애가 되더군요. 쟈비오와 쟈비코때도 비슷한 경험이었지만, 이번엔 좀더 강렬하네요 그저 저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마도 세상엔 페그오같은 모험(?)극의 주인공으론 아무래도 여주보단 남주인 작품이 많기 때문이겠죠. 남주일 경우엔 "아~ 얘도 이런 타입이구나" 라는 감상이 되고 말지만, 여주일 경우엔 "아니 이런 신박한 여캐가?!" 라는 감상이 터지는 식으로ㅋㅋ 어딘가의 부릅눈 캐스터마냥, "신선도"가 다르달까요.
애니의 구다오도 나름 열심히 해주고있긴 합니다만... 임팩트가 많이 부족하죠.. 매일 같이 단련을 한다고 하지만 킨구에게 헛주먹을 날린다거나... 거침 없는 행동력을 보여주지만 뒤가 없는 상당히 위태롭다거나...
음, 본문에서 말했던 1~6장까지의 아이덴티티가 전부 스킵당한 것도 크지만, 그 외에도 애니판 구다오는, 개인적으로 "무력한 일반인임에도 크나큰 사태에 도망치지 않고 저항하는 포지션"으로 보기에도, 지나치게 담담하게 묘사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힘이 미치지 않는 장면에선 좀 더 필사적인 묘사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고.
저 시점 리츠카는 이미 종국특이점까지 클리어한 상태라 바빌로니아 시점보다 더 단련되기도 했겠습니다만 섀도우 서번트로 서포트하는 거보면 `아, 얘 세계 좀 구해봤구나` 싶은 베테랑이다 싶긴하죠.
포쓰가 장난이 아니죠ㅋㅋ 이게 넘버링 타이틀이였다면, "전작 주인공" 포지션이었을테니ㅋㅋ
바빌로니아도 이거 반만이라도 좀 구다오 묘사가 되었다면 정말 좋았을거 같아요 ㅠ. 게임용 무색무취한 캐릭터 설정을 애니에까지 그대로 들고오면 어떻게 하나... 이 영령검호 코믹스 외에도 홀수장 코믹스 구다오도 상당히 입체적인 활약을 보여주더군요.
개인적으론 특히 영령검호의 구다코는 활약자체보다도, 팔방미인적인 원작의 성격을 어느정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개성적인 캐릭터성을 주변연출까지 포함해서 잘 그려내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구다코의 성격을, 단순히 구다코 단독으로 표현하려기 보다도,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나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캐릭터를 성립시켜나가는 묘사가 좋았습니다.
영령검호도 좋지만 전 애니의 리츠카가 좋습니다. 애니에서 섀도우 서번트는 전투신이 복잡해지고 그릴 게 많아지니 그런 거 같긴 한데 오히려 전투력이 제로지만 온화하면서 강단있고 에레쉬키갈을 포기하지않고 끝까지 대화를 시도하거나 그런 게 좋습니다. 후반의 초합금멘탈도 그렇고...
본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바빌로니아 구다오도 틀렸다는 이야긴 아닙니다. 다만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선, 심심하게 느껴질만한 부분도 없잖아 있다는 정도죠. 말씀하신대로 전투력제로에 심지가 곧고 초합금멘탈의 소유자라는 점은 고스란히 구다즈의 특징으로 꼽히는 개성입니다. (물론 "전투에 있어서 아군에 대한 높은 이해도과 정확한 판단력을 발휘한다"라는 특징은 거의 뭍혀버리기도 했습니다만 ^ ^) 구태여 욕심을 부리자면, 캐릭터디자인 자체를 다소 심플하게 만들면서까지 전투씬의 동작이나 연출, 또 보구씬 등에 힘을 싣으려 했다면,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구다오인 만큼, 구다오가 돋보이는 장면들에도 (방향성은 다르겠지만) 동등한 연출적인 힘을 싣었어야 하지 않았나 합니다. 구다오가 에레쉬키갈을 설득하는데도, 화려한 건 전투요, 귀여운 건 에레쉬키갈이니. 애니란, "눈으로" 보는 매체인 만큼, 내용면에서 화려함이 없는 인물이라 하더라도, 연출적으론 주인공에게 시선이 꽂히도록 해줘야 할 의무가 제작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함과는 다른 기법이야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써놓고 보니 뭔가 바빌로니아 구다오는 틀렸다고 말하는 것 같지만 그건 절대 아니라고요!! ;;;;;
다시 생각 해보니 애니의 구다오가 섀도우 서번트를 부린다거나하면 ..가챠에따라 무서운결과가.....
다만, 고작 1~4성 좀 부린 걸로 (현재 마술예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상태라 해도) 구다코가 저렇게 죽어나가는 걸 감안하면, 바빌로니아 구다오가 자칫 5성들 불러다가 천재지변이라도 일으키려고 하면 미이라가 될 가능성도ㅋㅋ
솔직히 저는 주인공이 남자니, 여자니 하는 것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주인공을 매력을 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나루호도... 즉, 맛만 있으면 어느쪽이던 상관없다는... 저와 좋은 우정을 다지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