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일이란 걸 알고 있었잖아―― 결국 나는 카즈의 서번트일 뿐인 거야..."
스즈카는 카즈히토와 함께 타려고 만들었던 관람차에 홀로 탄 채 생각을 추스립니다.
그동안 어떻게든 그의 마음에 들고싶어하며 정말로 연인이 되고 싶어 애썼던 스즈카이지만 결국 자신은 그에게 서번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에게 최고의 서번트로나마 남기 위해, 카즈히토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라도 자신의 욕망을 접어두고 그에게 충직히 따를 것을 결심합니다.
그러고는 마스터의 순수한 결단을 따르기 위해 카즈히토를 찾아가 제3보구를 발동하여 그가 BB에게 당했던 세뇌를 완전히 풀어줍니다.
달의 뒷면이라는 특수공간, 그중에서도 스즈카의 구역인데다 잠깐 세뇌만 풀어주는 용도이기에 이 정도로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카즈라드롭의 세뇌(아마 정상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종류였던 듯합니다)가 완전히 풀려 카즈히토는 조금이나마 정신이 안정됩니다.
아직 두려움 때문에 벌벌 떨며 괴로워하지만 마침내 처음 목적이었던 - 동생만은 기필코 살려내겠다는 선택을 합니다. 즉 카즈라드롭에게 맞서겠다는 것과 자신이 죽는 것 또한 각오하겠다는 뜻이죠.
실질적으로 자신과 헤어질 것을 선택한 카즈히토. 다만 스즈카는 60화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나왔듯 그와 헤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신은 그의 마음을 바꾸지도, 그의 마음에 들지도, 자그마한 도움조차도 주지 못했습니다. 슬픔과 무력감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지만, 그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그게 마스터가 스스로 정한 것이라면 자신은 서번트로서 그것에 따르겠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얼마 전 타마모가 감옥에서 깨어났을 때 카즈히토에게 한 말에 대해서인데요, 그때는 그냥 뭉뚱그려서 도발한다고 설명했었습니다만, 정확히는 '당신의 삶은 지금 BB에 의해 세뇌되어 왜곡, 모순되어 있으며, 판단은 최종적으로 자기 스스로가 내려야 한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당시 카즈히토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자기가 세뇌를 당했다는 걸 떠올리기도 했고, 타마모의 말투가 좀 팩트폭력을 가하는 것에 가까웠기에 크게 어지러워했습니다.
제정신을 차린 카즈히토는 그 말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캐스터의 말이 맞았다. 전부 캐스터가 말해줬던 대로'라고 합니
"캐스터?"
카즈히토의 결단에 타마모가 개입되었다는 것을 알자 표정이 사라지는 스즈카. 자신과 카즈히토가 갈라지는 것이 타마모가 했던 말 때문이라는 것에 점점 굳어갑니다.
카즈히토는 아직 공포에 몸을 떨면서도 곧 결의를 굳힌 듯 스즈카에게 자신과 함께 싸워줄 것을 부탁하는데
"......싫어......!!!"
"싫어! 난 앞으로도 계속 카즈랑 같이 있고 싶어!!"
"그런데 카즈랑 나 사이 이렇게나 중요한 결정에 왜 그 여우년이 끼어드는 거야?!"
스즈카는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과 함께 속마음을 터뜨립니다. 이와 동시에 서번트로서 충직하겠다는 결심도 저버리는군요..
이내 넋이 나간 듯 자괴감 섞인 말을 중얼거리더니 점점 무력감과 자괴감과 질투심이 뒤섞이며 분노로 바뀌어갑니다.
"세이버...?"
"난 BB한테 붙을 거야! 더는 못 참아!!
먼저 카즈한테 헛소리를 지껄인 그 여우년을 찢어죽여서 카즈를 정신차리게 해줄거야!!"
기어이 고삐가 풀려 날뛰려는 스즈카. 마스터의 결정에 정면으로 거역하며 먼저 분풀이로 타마모를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바이올렛이 타마모를 구출한 뒤 도망가버렸다는 걸 알자, 완전히 광분해 울부짖으며 정말 말 그대로 미친듯이 타마모를 추격하기 시작합니다.
카즈히토는 뒤늦게 상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허둥지둥 스즈카를 뒤쫓아갑니다. 아이고 이 화상아...
지나코는 이 상황을 보고 재미있다며 이들을 비웃는 듯하지만 눈빛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습니다. 또다시 외톨이가 되어버린 것 때문에 느끼는 좌절감 때문이겠지요.
이윽고 지나코가 카르나에게 스즈카를 쫓아가라는 지시를 내리며 이번화는 마무리됩니다.
스즈카고젠의 단 하나뿐인 소원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끝까지 지내는 것. 그러나 슬프게도 스즈카고젠은 자신이 사랑에 서투르단 걸 전혀 깨닫지 못했다.
- FGO 마테리얼 5권 中
와우! 장난 아니었습니다. 한동안 전개가 스무스하더니 이번화는 좋은 의미로 초특급발진 에피소드였네요.
설마설마 했던 카즈라드롭에게 반역하는 카즈히토에게 반역하는 스즈카반역의 반역와 지뢰는 피해도 핵지뢰는 밟는 카즈히토.
과연 이들은 어떻게 될지, 또 하쿠노 일행과 타마모&바이올렛이 무사히 합류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전개가 아주 흥미진진 하네요 ㄷㄷ
전개가 아주 흥미진진 하네요 ㄷㄷ
이것도 꽤나 요약한 거라 내용의 임팩트가 독자분들께 잘 전해질까 쓰면서 고민했는데 느껴주셔서 다행입니다 ㅎㅎ
이런 중요한데서, 사소한데서 얽히고 섥히는 인간군상이야말로 페이트 성배전쟁의 진미죠ㅋㅋ 서번트끼리의 마운트싸움도 진미이긴 합니다만ㅋㅋ ...이토록 감미로운 콜라라면, 꼭 다시 한번 마셔보고 싶군요. (꺼억)
제로 때 키리츠구와 세이버는 서로 사이가 나빴음에도 최소한의 할 일만큼은 하는 관계였는데, 이번에 마스터와 서번트 관계가 좋은 편임에도 서로 갈라지는 상황은 처음 보는지라 신선함도 느껴졌습니다.
이야! 아침드라마를 방불케하는 전개! 너무 좋아!
작가분..전작..NTR 성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