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데리고온지 17년 정도 된거같은데
견종은 완전 시츄는 아니고 좀 섞인 시츄야
2년전 부터였나 뒷다리에 마비가 오면서 걷지도 못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 등 굽는것 처럼 얘도 등이 점점 굽더라고
제대로 앉아있지도 못하고 계속 누워있고
몸 가누는게 자기 마음처럼 안돼니 낑낑 자주거리고
나이먹으니 귀도 잘 안들리게 되고 눈도 잘 안보여서 한달 전쯤엔 눈에 구멍이 나더라
요즘 계속 밥도 많이 못먹고 그래서 몸이 엄청 말라갔는데
오늘 회사 퇴근하고 오니깐 엄마가 오늘은 애가 희안하게 밥이랑 물을 줘도 한입도 안먹는다고 걱정하시더라고
원래는 애가 낑낑 거리는데 오늘은 한번도 낑낑 안거렸다고 오히려 더 걱정하심
퇴근하고 보니깐 애가 힘이 너무 없어보이고, 진짜 어제까지만 해도 안그랬는데 숨쉬는게 힘들어 보이고 육안으로 숨을 쉬는지 안쉬는지 판단하기 힘들고
애가 누워있는데 지금까지 그런적 없었는데 막 침도 줄줄 흘리고 경련으로 몸을 좀 떨더라
오줌도 좀 새는거 같고 해서 아 이제 곧 가겠구나 싶더라
근데 2~3일은 좀 있다 가지 않을까 했는데
갑자기 응가하고 갑자기 큰소리로 낑낑 거리더만
조금 있다가 가서 보니깐 애가 숨을 안쉬어....
얼굴쪽 만져보니깐 체온이 벌써 내려가서 좀 차갑게 느껴지고
배쪽 만져봐도 숨쉬는거 같지도 않고 가슴쪽에 귀 대서 심장 뛰나 소리 들어보니 심장도 멈췄는지 소리도 안나고
애를 만져도 반응이 없어
이렇게 가버렸어
아까 눈물 흘려서 이제 안나올줄 알았는데
이거 쓰면서도 엄청 울고있어
그동안 엄청 이뻐하고 같이 놀고 그랬었는데
부모님은 그냥 내일 회사 가라고 하는데
회사 가도 일이 제대로 손에 안잡힐거같고 정신없을거 같아서
걍 연차쓰고 부모님이랑 같이 얘 화장하러 가려고 생각중이야
계속 누워있는거 불편해해서 낑낑 거리면
내가 안아주거나 쓰다듬어주면 조용하게 낑낑 안거리고 편안하게 잤는데
내손이 약손이었는지 내가 만져주면 조용하게 편안하게 잘 잤어 다른 가족들은 만져줘도 계속 낑낑거렸는데
아 어떡하지 너무 슬프고 눈물은 계속 나온다
좋은곳으로 갔을겁니다.
좋은곳 갔을거임 힘내라
힘내...
17년이면 그래도 천수를 누렸네. 행복했을거야
좋은곳으로 갔을겁니다.
좋은곳 갔을거임 힘내라
힘내...
17년이면 그래도 천수를 누렸네. 행복했을거야
나 너무 슬프다.....ㅜㅜ 오래 사는 것도 사는건데 오래 산다고 해서 마지막에 힘들게 가버리면 그것도 너무 슬픈일이야..
유게이랑 함께 있어서 가장 좋은 삶 살다 간거야
우리집 개도 이제 10살이 넘어서 그런가 남일같지가 않다 힘내라 그것밖에 해줄수 있는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