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조선 – 차돌박E
대체역사 + 빙의물. 수양대군에 빙의한 헬스와 성리학의 결합을 통해 세종대왕부터 단종까지의 치세가 바뀌는 내용을 다룬다. 초반에는 헬스를 조지면서 개그 파트가 많다면 중후반부터는 역사물이 많다.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도 고증이나 설계가 탄탄하고, 역사적으로 세세한 고증과 내용이 포함되어있어서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내용도 초반에는 진입장벽이 적어서 접근이 쉽다.
다만 ‘–하리라’와 같이 딱딱한 사극말투를 1인칭 주인공 시점 서술에 쓰이는 점이 문체가 딱딱하다. 이게 중후반부터 도입된다면 점차 주인공이 시대에 적응하면서 변화하는 거라고 느낄 텐데 꽤 초반부터 그래서 좀 아쉽다고 느껴짐.
처음으로 접한 웹소설이었고 허무맹랑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논리가 탄탄해서 꽤 재밌게 읽었다. 하지만 다른 웹소설을 접하면서 생각보다 문체나 서술이 딱딱하다는 감상이 들었다. 아무래도 역사와 과학을 다루는 소설이다 보니까 그런 경향이 있는 듯하다.
사천당가의 시비로 살아남기 - molae
책빙의 + 무협 + 로판 육아물이라고 해야하나..? 주변에 오냐오냐해주는 사람이 항상 있다는 점만 빼면 꽤 정석적인 무협물. 기연이나 꾸준한 수련 묘사가 나와서 로맨스보다는 무협의 비중이 크다.
캐릭터성. 캐릭터마다 고유한 성격과 특성이 있으면서도 지나치지 않아서 각 인물들 간의 캐미나 상호작용이 기대된다. 또, 무협답게 꽤 하드하게 트레이닝하고, 배우고, 실전에서 구르는 모습을 보여줘서 주인공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을 채워준다. 2부가 되면서 수련이 생략되는 경향이 있는데 장르에 변화가 올지 궁금하다.
굳이 단점이라고 하자면 로맨스파트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안 간다. 때문에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역들에 대한 관심이 별로 안 간다.
유게에 광고가 왠지 많아서 봤는데 재밌었다. 개인적으로는 로맨스를 잘 보는 성향이 아니라서 더. 근데 로판인만큼 연애스토리를 피할 수 없다는 미래가 슬플 뿐이지. 나는 로맨스하는 남녀보다는 판타지 같은 스토리가 진행되는 와중에 몰래 남녀가 정분나는 게 좋다고.
검은머리 미군 대원수 – 명원(命元)
대체역사물. 나중에 가면 외전에서 알고 보니 주인공이 자기 조상님으로 전생해서 낳은 후손이 조상님의 환생이라는 개족보가 나오지만 여튼 걍 대체역사물임. 미군에서 조선계 아시아인이 미래를 예측하는 군인이 돼서 활약하는 것이 주요 골자.
고증도 철저하고 정치와 역사, 사상대결이 버무려져서 상당한 매력을 내뿜는다. 주인공이 계산을 굴리고 역사적 위인들의 수를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연설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다양한 활약을 볼 수 있음. 그리고 독백이나 지문으로 끊임없이 드립을 쳐대는데, 덕력이 깊을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는 드립에 또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근데 고아 위관치고는 너무 똑똑한 거 아닌가. 내가 한국사를 죽어라 팠어도 20세기에 일어난 사건년도를 다 기억하지는 못하는데 주인공이 지나치게 천재임. 애가 사관학교를 다닌 것도 아닌데 전술도 전부 알고, 무기도 알고, 정치도 알고, 장사도 알고, 선동이나 행정도 할 줄 아네.
전체적으로 주인공이 먼치킨이기는 하지만 드립도 풍부하고 내용도 개연성 있게 잘 짜인 소설이다. 잘 짜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고증이라서 더 재밌는 소설.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 – 명원(命元)
대체역사 + 빙의물. 특이점은 빙의자가 유령이 돼서 조력자 포지션을 잡고 있다는 점. 피카레스크물이라서 악당의 빌드업을 보여준다. 장점은 역시 전작에서도 보여준 풍부한 드립력과 철저한 고증 탄탄한 전개.
하지만 주인공이 직접 구르며 노력하는 모습이 안보여서 성취감이 적다고 해야하나, 고난이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고난조차도 쉽게 설계되고 이용되기 때문에 별로 위기감이 안 느껴진다. 게다가 배신이나 제거가 불가능한 조력자가 상시 붙어있다는 점에서 더욱 평탄한 소설이 되어 버림.
개인적으로는 상술한 단점 때문에 전작에 비해서 재미가 덜하다는 기분이 드는 작품. 작품이 형편없거나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다 알고 있다는 듯한 주인공의 설계가 읽는 맛을 좀 떨어트린 것 같다.
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없다 – 카르카손
대체역사물. 이 독일은 총통이 비슷해요와 비슷하게 나치를 몰아낸 독일에 대한 내용. 다만 독통은 주인공이 악역에 가깝고, 본작은 주인공이 선역에 속해서 스토리의 전개가 본질적으로 다름.
장점은 독일에 대해 다양한 고증과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빌드업. 수년이 한 번에 날아가지 않고, 밀도있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줌. 사이다나 주인공의 능력이 부각되기 보다는 모든 등장인물의 노력을 보여줌.
너무 상황이 긍정적으로, 그리고 이상적으로 돌아간다는 단점이 있음. 주요 등장인물이 도덕이나 윤리를 정치적 명목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진심으로 대하거나 자아성찰을 하는 경우가 많음. 부패한 정치가가 쿠데타나 전쟁으로 몰락해서 밀려나고, 진취적인 인물이 그 폐단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의도적인 해피엔딩으로 보임. 실제 세상과는 다르게.
나쁘지 않은 수작이지만 엔딩이 좀 찝찝하다. 너무 해피해피라. 주역 중 누구하나는 죽어버려야 하지 않았나 하는 기분.
검은 머리 영국 의사 – 한산이가
대체역사 + 의학소설. 19세기 영국이라는 곳이 얼마나 야만의 시기였는지를 보여주면서 개그와 전문적인 의학소설 양쪽을 만족시킴.
하지만 주인공이 작중 초반반부터 다른 영국인들에게도 약간 억지로? 위압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좀 애매하게 느껴짐. 물론 리스턴의 비호가 있다고 서술이 있지만 글쎄 19세기 영국인들의 인성이라면.. 물론 주술사 취급이 그런 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느껴지기는 함. 다만 역시 초창기 콜린을 제외하면 주인공에게 태클이 별로 안 들어온다는 점이 좀 아쉬움. 아무리 시대가 빌런이라지만 인물 빌런도 필요하지 않았을까
두 번째는 역시 리스턴의 무력. 언젠가부터 그냥 힘세고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라 소드마스터에 괴물이 되어가고 있음. 쇠창살을 그냥 베어버리지 않나, 곰을 일격에 죽이질 않나.. 뭔가 리스턴의 명성이든 실력이든 조금 소설적 과장이 편의적으로 작용하기도 해서 아쉽다.
보고 있다보면 21세기에 태어남을 감사하게 만드는 소설 1위. 옛날에 태어났다면 나같이 가녀린 사람은 죽어버렸을 거야.
구라 안치고 진짜 엑스트라 – 김갈비뼈
빙의물이지만 사실은 환생 후 회귀물. 회귀물이라기에는 미래에 대한 지식이 단편적이라 빙의물에 가까운 전개이기는 함.
작가의 전작들에 비하면 나름 내용이 복잡해지고 정치적인 성향을 띄고 있으며, 무거운 분위기인 미래를 내비쳐서 가볍지 않다. 스탯창이나 주인공이 강해짐에도 나름 복선도 있고. 캐릭터의 개성도 강한 편.
그럼에도 여전히 비명과 비속어가 많아서 좀 작품이 시끄럽거나 경박해 보일 수 있다. 또한 여전히 특유의 법보다 주먹이 우선인 정의관을 가지고 있어서 거슬릴 수 있다. 욕 좀 했다고 집안가산을 풍비박산 내는 건 대체 어느 나라 정의관이냐고;;
전작보다는 더 얌전해졌고, 정석적인 강화루트와 정석적인 기연을 병행해서 비교적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
모험가 길드의 간판 아가씨가 되었습니다! - 꽃의폭풍
아마도 ts + 빙의물. 주인공이 본인의 무력이 아니라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ts되었지만 연애는 기미만 나오고 멈춰서 딱히 쩌항감이 들지는 않는다.
천천히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힘과 재능, 노력, 협력. 갈등, 불우함에 대해 고민하게 스토리 기조를 가진 작품이다. 때문에 작품을 읽어나가면 끝에서는 나름대로 철학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왜 주인공이 선택되었는지. 앞으로 주인공은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지 등에 대해서는 해답이 없기 때문에 좀 부조리해 보인다. 또한 마지막에 나온 제시안이 사실상 선택지를 하나로 좁히는 게 아닌가하는 구심이 들 수 있다.
적당히 잔잔하고 재밌는 작품. 길이도 200화 남짓이니 그렇게 길지 않아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폭군이 날 너무 좋아한다 - 낱겻
책빙의물 + 착각물. 장르가 착각물이라 주인공의 운빨과 주변인물의 착각이 극을 이끌어내는 주요 원동력이기 때문에 작품 설계가 뛰어나지는 않음. 대신 억지 전개를 극혐하지만 않는다면 가볍고 웃기 쉬운 작품을 원할 때 좋음. 아직 연재 홧수가 많지 않아서 장황하게 적기는 힘들지만, 최근 실시간 HOT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만큼 꽤 재밌다.
던전 노숙자 – MosQ
판타지. 요즘 판타지 종류는 빙의나 전생물이 많았는데, 그런 것 없는 순수 판타지.
개연성이 괜찮게 짜여서 이상한 게 튀어나와도 그렇게 작품성을 해치지 않고 설명이 이루어진다. 또 층에 따라 생물군이나 환경 설정도 볼거리.
단점을 굳이 따지면 주인공이 비현실적인 성인군자인데, 그 사유도 나름 설명이 있어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또 다른 단점은 최근 작품의 전개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묵혀서 볼 것을 추천.
하렘의 목적이 공동체의 유지란 것이 흥미로움. 보통은 양다리나 하렘은 공동체 붕괴의 위기가 되는데 반대가 된다는 점이. 히로인이 더 늘어날지, 늘어나면 어떤 파국이 생길지 호기심이 듦.
히로인 공략 때려칩니다 – 빅슨
게임 + 빙의 + 회귀소설. 히로인과 연애하다가 도망치는 작품은 처음이라 좀 흥미로웠음. 기본 히로인에게서 탈출하고 나서도 계속 히로인이 생기는 건 글쎄... 집착하는 히로인과의 대비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새로운 집착녀들의 등장? 그런 궁금증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스킬의 보존. 애초에 다회차 회귀물은 회귀 자체가 다량의 경혐의 축정과 미래예측이 가능해진다는 사기적인 메리트가 있는데, 거기에 사기 스킬이 추가되면 위기상황에 대해 주인공의 무능이라고 생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몰입감을 저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듦.
전체적으로는 아직 연재 횟수가 얼마 되지 않아서 길게 적기 힘들지만 중박 정도의 재미는 치지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 중.
지금까지 읽어본 웹소설을 정리해서 리뷰해봤습니다. 두달 동안 노벨피아 구독해서 이것저것 읽다보니 재밌어서 다른 사람이 읽고 공유하는 것도 재밌겠다 싶어서 써본 글인데 어떨까 모르겠네요. 시간나면 내일은 19금 소설 파트나 해보려고 합니다.
모험가길드 간판은 조아라?
노벨피아애용
던전 노숙자 재밌죵 ㅋㅋㅋ
개인적으로 오컬트를 싫어하지 않는다면면 '인류보호회사'. '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 3작품 읽어보기를 추천함
오, '인류보호회사'는 들어봤어요. 다른 것도 나중에 한번 찾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