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요청이 있어서 다시 올리는 바람이 분다 리뷰
애니 마지막에 지로가 멍하니 허공을 보는 걸 상사가 부르다 못해 잡아끄는 묘사를 보면, 인간이 비행기만 만들 줄 아는 다메닝겐으로 완성됐구나 라는 기승전결을 느낄 수 있다.
지로의 젊은 시절을 비추는 현실파트는 그걸로 끝난다.
이후엔 지로의 꿈이 이어지지만, 위 리뷰에도 써놨듯 지로의 꿈이나 개인적 시각은 전부 현실과는 따로 노는 심상세계를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이 작품의 소리 중엔 실제 엔진음이나 지진충격음 대신 사람이 입으로 낸 소리가 섞여 있는데, 맥락상 이 작품의 소리까지도 상당수는 현실이 아닌 지로 개인의 심상세계를 표현한다는 걸 추측하는 단서가 되어 준다. 시종일관 한가한 배경음악을 포함해서.
토미노 요시유키의 바람이 분다 평가
- 데즈카 오사무나 미야자키 하야오같은 제작자를 곁에서 보면, 한 가지 시선만으로 애니가 만들어진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 붉은 돼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바람이 분다도 만들 수 있었다.
- 교묘한 작극
- 바람이 분다같은 걸 이해한 후, 자신도 작극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졌다.
('자신도 만들고 싶어졌다'의 대상은 아마도 G의 레콘기스타. 이 인터뷰는 G레코 극장판 제작 발표 이후에 이루어졌다.)
(바람이 분다는 2013년 7월 공개, G의 레콘기스타 TV판은 2014년 10월 첫 공개)
를 추정해보자면 아마도 1984년 개봉한 나우시카 애니메이션.
가장 비슷한 비판의 대상이 된 전적도 있다.
ex. 오시이 마모루의 나우시카 애니 평가 (2008년 출간된 '전쟁의 리얼'에서 인용했다고 하는 일본웹 글에서 가져옴)
- 그 남자가 올라탄 전투기도 그렇지. 적기 한 대를 격추시켰을지는 몰라도, 요격기로 중폭격기를 불태워주겠다는 그 발상이 잘못됐다고!
- 바람의 계곡 자체가 일본 아니냐는 이야기야. 그거야말로 농본주의 일본. 이시와라 간지가 꿈꿨던 세계와 뭐가 다르냐고. 근데 멀쩡한 군대는 있다. 여자도 아이들도 동원한다고 해. 그리고, 싸우는 여왕님이란 거지. 히미코 이야기와 똑같잖아. 벌레와 대화한다면 무녀님이니까. 무녀를 전투에 동원하고, 농본주의 국가로서 자위전쟁을 하는 거지.
이 리뷰를 쓰는 나는 오시이 마모루 발언에 동의하지 않으며, 나우시카 애니판은 원령공주보다도 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미야자키 하야오는 옛날에도 있었다는 저런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한 적이 없다고 알고 있음. 오히려 저 비판을 전면 수용하고 반영한 듯 나우시카 만화판, 혹은 원령공주에서 다른 이야기를 전개하게 되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비행기에 대한 동경을 보면.. 일본은 잘못한게 맞아 근데 비행기 자체는 멋지잖아? 이런 느낌을 받네요.
세상을 외면하고 시종일관 대가리 꽃밭이던 주인공의 인생은 그 어떤 지브리 악당보다 처절하게 망가짐
아내 진짜 좋은사람이었는데 비행기 만든다고 죽였어...
세상을 외면하고 시종일관 대가리 꽃밭이던 주인공의 인생은 그 어떤 지브리 악당보다 처절하게 망가짐
미야자키 하야오의 비행기에 대한 동경을 보면.. 일본은 잘못한게 맞아 근데 비행기 자체는 멋지잖아? 이런 느낌을 받네요.
아내 진짜 좋은사람이었는데 비행기 만든다고 죽였어...
난 저 작품을 보고 일본에서 살던 하숙집 주인 할배의 말이 떠올랐음 그 할배도 지반의 가난한 마을 출신이라 살 길을 찾아 상경했는데, 전쟁의 여파로 흉흉한 분위기임에도 라디오나 신문의 선전에서 뭐 하나 긍정적인 소식만 들리면 "아시아 유일의 탈아요, 문명의 일본제국!"이란 뽕에 취해서 현실을 외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함 "그래봤자 뒷배도 없는 민초들은 윗대가리들에게 단물만 빨리다가 버려지는 건데, 그놈의 일본제국 만세만 외치면 지들도 잘먹고 잘사는줄 착각하던 것들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