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 고질라한테 뒤지냐 마냐 따지기 전에
팬더 등판하면 다 뒤질 판이라, 막차 탔음.
결과는 - 심경이 복잡함.
앞서 극장에서 본 시리즈가 킹오몬(*3대가리 설치는거)인데,
극단적으로 말해서 퍼시픽 림 1 → 2 변화를 보는 것 같아.
킹오몬도 결코 스토리로 좋은 평가를 받진 않았어도
최소한 인간의 힘을 벗어난 신적인 괴물들의 투쟁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이 경외심을 품을 정도의 구도는 뽑아줬다고.
이번 고x콩은... 너무 가볍다, 쌈마이하다.
중학생 특붕이가 수학 시간에 몰래 찌끄린 듯한 각본.
고전 특촬물 팬들에겐 추억의 맛이라는 얘기도 있던데,
최소한 내가 기대하던 [ 거대 ] 괴수물의 진수는 아니야.
일단 이 영화의 단점들은 이미 너무나도 많이 지적된거라
반복할 가치가 없지만, 꼭 까고 싶은 부분만 까자면...
전작의 좉간 파트가 너무 괴롭다는 지적에 감동한 제작진이
'좉간 파트만 좉 같을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깨주겠다'는 의도로
김병만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좉간 파트 뺨치게 좉 같은
우호우호 원숭이 대모험 파트를 고밀도로 쑤셔넣었는데
언제라도 화장실 갔다 오라는 배려가 여간 기합이 아니다.
모든게 예상대로 흘러가는 터라, 안 봐도 놓치는 장면이 없어.
나쁘게 생긴 원숭이들이 실제로 나쁜 거였고, 착한 콩이 족친다.
반면 좉간 파트는 걍 시나리오를 줄줄 읽어댐으로써
관객들 머리에 극 중 상황을 주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와중에 뚱뚱한 흑인은 만담 외에 뾰족한 역할이 없는데,
그 만담이 끔찍하게 재미가 없다. 각본 AI가 쓰는게 나을 듯)
그 외에도 인간, 괴수 모두 편의주의 전개를 지 좉대로 놀리는데
'이런거 일일히 신경 쓰면 영화 못 본다'는 다짐을 되새겨야 한다.
결국 그런거 다 참고 보게 해주는건 파워 괴수 레슬링인데...
잘 만들어진 부분도 있어. 솔직히 무중력 난투는 꽤 신선했고.
미니콩(원숭이 잼민이)가 설정 상으론 무려 45m의 거체라는데,
그가 부리는 보석바라도 고질라가 못 당할 엄청난 대물이어야
뭐 좀 쫄리기라도 할텐데, 초면에 콩 '따위'로도 비벼지다가
냉동빔 쏴서 간신히 물리치고, 떡대조차 압도적이지가 않다.
(*재료비 드는 것도 아닌데, 아주 확 크게라도 만들어주지...)
요 정도 전력으로 딸기맛 고질라에 비빌 생각한 스카 킹이 불쌍했다.
여기서 제일 심란해지는건...
이런 메챠쿠챠 만듦새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다는 거임.
물론 나는 할인 받아서 故 와퍼 단품 값으로 본 기준이지만,
만약 친구나 가족에게 권유했다면 엄청나게 민망했을텐데,
내 취향은 사회 일반인과 괴리된 기괴한 오타쿠가 되었나?
앞으로도 혼자 보러 다녀야 하나? 유게를 너무 오래 한건가?
온갖 생각이 드는 밤이다.
P.S. 결국 콩이 지구 공동 밑바닥의 더 밑바닥으로 내려가서야
스카 킹 영역 외부 순찰대랑 부딪힌게 최초의 만남이라면
모나크 전초기지를 몰살시킨건 대체 누구고, 왜 그런거임?
이것 또한 전개의 구멍인가, 뭔 차기작 떡밥이 있는건가?
P.S. 모스라 이 놈은 왜 나온거임?
뒤졌다 나오니까 반갑긴한데
뭔 알도 고치도 없이 뜬금포 리스폰...?
그리고 얘가 전개에 굳이 필요함...?
나랑 똑같은 느낌이구나.. 나도 퍼시픽림1에서 2로 넘어간 느낌이던데.. 그리고 모스라는 환생 한다는 설정이 있다고 들었음.
사실 나는 모스라 등장을 스포 당하고 간거라 킹오몬 때처럼 뭔 알이나 고치에서 탄생하는걸 인상적으로 보여줄거라 기대했으나 걍 빛 속에서 뾰로롱 하고 암컷 간달프 마냥 나타나는게 좀 황당했음. 잉위족이 모스라 알이나 고치를 받들어 모시는 묘사 하나만 있었어도 어떻게든...
난 재미있었는듯 닝겐 및 군대가 거의 안나오고 괴수만 나와서 좋았음 뚱보 흑형은 좀 깨는데 그거라도 안했으면 루즈할 장면 더 루즈했을지도?
좉간 파트가 없으면 없는대로 문제가 있었을거라 생각함. 킹오몬 때만 해도 '괴수만 나오면 좋겠다!' 싶었으나 여기까지 보고 나니 김치 없이 고기만 들어간 김치찌개처럼 되지 않았을까 싶음. 다만 그렇게 전개에 필요한 파트라면 인간이 좉간 소리 안 듣게 좀 재미있게 해줄 것이지...
그럭저럭 재미있지만 난 왤케 할리우드 갬성이 거슬리던지... 두번 보고싶진 않았음. 진짜 웃겼던건 박사가 이위족 유적에서 막 벽화를 보더니 ㅋㅋㅋ 스토리가 술술나와 ㅋㅋㅋㅋㅋㅋ 너무 거슬리는게 많았다.. 2014 고질라가 너무 그립다.. 그 어두운 갬성...
걍 시나리오를 줄줄 읽어댄다는게 딱 그 부분임 ㅋㅋㅋ 나중에는 하다하다 '잉위족은 텔레파시를 한다'는 것까지 넣어서 아주 그냥 전개를 날림으로 해먹더라
콩 이빨 뽑는걸 구구절절 보여줄때부터 매우 불안했음..ㅋㅋㅋㅋㅋ
모스라 안나왔음 모스페라라고 이놈이 대신 나올뻔 했음ㅋㅋㅋㅋㅋㅋ 감독이 모스라로 원래 기획되어있었다고는 하는데ㅋㅋㅋㅋㅋ
갸아아악 이건 뭐야 모스라가 훨 예쁜 것 같은데...
그리고 모스라 등장할 때 보면 주변에 뭔가 일렁이는 거 같았는데 은신가능한 고치상태로 있다가 지아가 꺠워서 우화한 걸로 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뿅하고 나타난 줄 알더라고
영화 만듦새가 엉망, 전개도 날림이라 자세히 안 보여줘서 놓쳤다가 나중에 꿰어맞출 수 있는 부분도 많더라 나는 고질라가 다 이겨놓고 하늘에 빔 쏘는게 무슨 티배깅인가 싶었는데 그게 시모가 기상 이변 일으킨거 무효화 한거라고 나중에 글로 알았음
지상에 올라와서 스카킹이 시모 조종해서 하늘로 냉동빔 쏜 거 빙하기 불러오니까 후딱쏜거ㅋㅋㅋ 좀 빨리빨리 넘어가는 부분이 많더라고 예산이 1억 3,500만 달러 몬스터버스 시리즈 영화 중 가장 적어서 그 안에서 최대한 겁나 보여주려고 한 거 같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