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보수 건 진보건 할 것 없이 조선 왕실을 빨아제끼는 콘텐츠를 쉽사리 볼 수 있다. 언론에서 잘 드러나는 데 중앙일보에 장기 연재됐던 이태진 서울대 교수의 '근대 군주' 고종 만들기(대한제국을 근대화로 포장하는 게 정말 백미)부터 시작해서 일제가 광화문 일대를 개발한 걸 <‘왕의 길’ 처참히 덮은 일제 콘크리트 잡석…누구에겐 100년 전 일>이라고 표현하면서 대한제국 시절에 만들어진 월대 '복원'을 옹호하는 한겨레 기사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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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미 사학계에서 어느 정도 이야기가 끝난 사안이,조선인들 자체가 1919년 3.1운동 당시부터 조선 왕에 대해서 단 1의 아쉬운것도 없었으며, 무너진 왕실을 되살려야한다는 복벽운동도 빠르게 사그라들고, 다들 자유롭게 태어난 조선인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독립 국가를 꿈꿨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조선왕조 자체에 대한 민중의 적개심이 대단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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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조선왕실이 적어도 한일합방을 했어도 상당한 대우를 받았으며, 이완용 같은 분들은 국가를 팔아먹었지만, 사직(즉 왕실)을 팔아먹은게 아니며 오히려 누란지위에 있던 사직을 지켜내는 방편으로 국가를 팔아먹은거라는 사실에서 기인한다.즉 '왕실'과 '국가'의 분리가 일어나고, 한국의 '민족 형성 nation building' 자체에서 왕실은 제외되었다는 것.
3.
여기에 더 나아가 조선왕실, 일제 시기 일본 황가에 이은 두 번째 등급의 왕족으로 인정받은 '이왕가'가 적극적으로 일제의 침략 전쟁에 주역을 담당했다는 것 또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순종 바로 다음의 '황태자'였던 고종의 7남인 영친왕 이은. 이왕직을 계승한 조선왕실의 대표격인 인물임.
이은은 1917년 일본 육사를 졸업하고, 1923년 엘리트 육군 장교 코스인 육군대학도 졸업하고, 1943년 7월~1945년 3월 태평양 전쟁 중후기 황궁이 있던 도쿄의 방공을 책임진 제1항공총군의 사령관을 지낸다. 당시 계급은 중장. 일본은 준장과 원수가 없이 소장-중장-대장이므로 사실상 대장 정도 보직. 그리고 1항공총군 사령관 뒤에는 천황 직할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군사참의원의 참의관을 역임한다.
그 전에도 중일전쟁에 참전하고, 1936년 발생한 군사 쿠데타 시도인 2.26사건 당시에는 도쿄 북쪽 우츠노미야에 주둔하고 있는 14사단 59연대(이 부대는 중일전쟁에서 계속 참전하는 부대임) 연대장으로 직권으로 병력(!)을 끌고 도쿄에 와서 황궁 경비를 한다.
본인은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있었다고 하고, 무언가 타의에 의해서 그런거라고 하는데, 따지고보면 굉장히 적극적으로 일제 침략 전쟁의 핵심역할을 수행. 또 당시 조선인 가운데 일제 전쟁 기구의 최고 핵심에 있었던 인물이라고 보아야한다. 1항공군은 너무 당연하게도 카미카제 운영도 하는데, 조선인 카미카제 자원자들에게 사령관인 영친왕 각하가 어찌 보였을 지 생각해 보시면 대충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가. 그리고 단 1의 무언가도 없이 계속해서 일제 왕공족의 일원으로 꿀만 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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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아이러니 한건 영친왕은 친일인명사전에 제외됨. 친일인명사전은 5207명을 수록하고 있는데, 일제로부터 귀족 작위를 하사(137명)받거나 중추원(337명) 같은데에 명예직을 받는 사람도 모두 포함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대빵 격인 조선 왕실은 단 1도 언급을 안하고 빠짐.
조선 왕실이 아주아주 회의적인 태도로 봐도 '소극적 협력자'이자 전쟁 기구의 일부였다는 사실에 대해서 '민족의식' 넘치는 분들이 불편해했다는 이야기로 보이는데,
그런데 그 조선왕실이 일제의 일부였다는 점에 대해서 제대로 언급하지 않고 과연 역사 청산이 되나?
그리고 그렇게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으면서까지 충성한 조선왕실에 대해서 무언가 '민족'의 일부로 보는 게 과연 일제시기 역사의 사실 관계에 부합하는가?
5.
사실 이는 일제 식민지 시기에 대한 '극복'이 일본 민족이 조선 민족을 식민지화하는 데 대한 극복이냐, 아니면 더 나아가 일제 파시스트 체제를 청산하고 한국인들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대체하는 것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상상 속의 조선 민족'을 피식민질 삼은 부도덕한 일본 민족과 그에 협력하는 친일파들의 문제로 규정하는 게 강해진다는 게 문제. 그리고 그렇게 되면 결국 '상상의 공동체'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정치적인게 많이 묻게 되는 그런거랄까. 뭐 민족주의가 실제로 대단히 정치화된 이데올로기인 하지만 말이다.
어느 작가가 말 하는 청산의 기준 이라 올림
그렇지... 정말 보고 있으면 할 말이 없어 지더라 ㅡㅡ;;;;;;
은근슬쩍 불꽃남자 이완용 미는거 같은데 내가 제대로 본거 맞음?
그렇지... 정말 보고 있으면 할 말이 없어 지더라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