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올라오면서 진한 먹구름과 강한바람이 불때면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쿠미코의 학원제가 있는 TVA 2기 6화 B파트입니다.
저녁 황혼에는 파란불이었던 신호등이
늦은 밤에는 결국 빨간불로 바뀌고 태풍이 몰아닥칩니다. 결국 휴교하게 된 학교.
휴교를 해서 기분이 날아갈듯 좋아야 할 쿠미코의 얼굴표정이 무겁습니다. 언니가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 아빠와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니는 대학진학 준비하던 고등학생때부터 성격도 날카로워지고 말 수도 적어졌습니다. 쿠미코는 취주악만 계속 하면 대학 못간다고 잔소리하던 언니의 지금 모습이 어이가 없습니다.
다부지게 꾸욱 쥔 주먹과 잔뜩 긴장한 엉덩이 근육을 볼때 쿠미코는 언니에게 화가 많이 났습니다. "언니는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 구하려고 공부한거잖아?! 그만 두면 의미없잖아?" 학교에서는 주변사람들 눈치보면서 착한애 흉내를 내던 쿠미코가 언니에겐 겁없이 쏘아붙입니다.
"너하곤 상관없는 일이야." 괴로움과 슬픈 눈으로 쿠미코를 스쳐지나는 언니 마미코.
깨끗한 쿠미코의 발, 발목양말위의 살짝 드러난 복숭아뼈도 예쁜 언니 마미코.
평소대로 신경질을 낼 줄 알았던 언니의 힘없는 목소리에 쿠미코는 갑자기 숨통이 막힙니다. 무엇일까요? 쿠미코의 작은 가슴을 짓누르는 이 답답함은.
무거운 공기를 참지 못하고 결국 밖으로 뛰쳐나가는 쿠미코
"어이~ 쿠미코! 밖은 태풍이다! 감당할 수 있겠냐?"
금방 흠뻑 젖은 쿠미코의 다리
' 어머님 감사합니다. 쿠미코에게 이렇게 훌륭한 하체를 물려주셔서.'
쿠미코가 태풍을 감당해 낼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이젠 위 아래도 쫄딱 다 젖습니다.
그런데 띠용~! 쿠미코가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 위험합니다. 살아있는 CCTV, 그녀의 시선에 걸리면 끝장입니다.
"긴급사태 발생! 긴급사태 발생! 쿠미코의 레이더가 작동했습니다. 반경 500미터 안의 시민은 신속히 대피하십시오! 긴급사태 발생! 이것은 훈련이 아닙니다!"
빗속에서 꽃집 아가씨에게 작업중인 타키 선생님이 발각되었습니다. 아아.. 쿠미코는 타키 선생님을 협박할 것인가? 입막음을 시도할 것인가? 타키 선생 절체절명의 위기..
쿵~~~! 난 몰라 타키 선생님 딱 걸렸습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두 선남선녀의 훈훈한 분위기에 쿠미코도 덩달아 기분이 고조됩니다. 흐흐흐... 이 정도면 대형사건, 졸업할때까지 푸딩 걱정은 없겠구나.
그러다 평소에 끼지 않던 반지를 끼고 있는 타키 선생님의 손을 캐치한 쿠미코.
바..반지?
후흡! 무심결에 목소리가 튀어나와 버린 쿠미코.
하이고 쿠미코야 쿠미코야 넌 왜 그리 분위기 파악을 못하냐?
"오늘은 특별한 날이예요." 타키 선생님의 얼굴이 무겁게 굳습니다. 이제 슬슬 기운차리고 재활하려고 노력중인데 여고생 한명이 분위기 왕창 깼습니다. 딱 꽃집 아가씨한테 엘레강트하고 스윗하고 젠틀한 모습을 보여줘서 보호본능을 자극하고 썸탈 생각이셨을텐데... 크흑..제가 쿠미코를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타키 센세...
당황한 쿠미코는 그제서야 묘한 분위기를 파악하고 돌아가려 하지만...
우산이 망가져버린 쿠미코. 타키 선생님은 러블리하고 큐트한 꽃집 아가씨가 아니라 오지랖 대마왕 쿠미코를 차에 태워줘야 할 판국입니다.
널 위해 준비한 수건이 아닌데.. 그러나 쿠미코는 그 사이를 못참고 차안을 스캔하고 있습니다.
'핫!! 사진 안에는 니이야마 선생님, 하시못쨩 쌤, 타키 선생님, 그리고 카오리 선배?' 아니라고.. 그냥 닮은 사람이라고...
너 보라고 놔둔 사진 아니거든? 타키 선생님은 액자를 쿠미코 앞에서 치웁니다.
으아니챠!!! 쿠미코 제발 좀 보지 말라고!! 너 보지 말라고 일부러 타키 선생님이 뒷좌석에 놔두시잖아!
정적에 빠진 차안. 비에 흠뻑 젖은 선생님과 제자가 어색한 분위기에서 수건을 뒤집어 쓰고 잇습니다.
하지만 계속 사진이 신경쓰이는 쿠미코. 하이고.. 쿠미코 내가 몬살아~~! 제발 좀 보지 말라고!
여고생의 호기심은 그 자체만으로 파괴력이 있습니다. 이거 방치하면 위험해 집니다.
쿠미코를 룸미러로 곁눈질 하는 타키 선생님.
타키 선생님은 고민합니다. 잘못하면 푸딩 하나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뜬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고 운 좋으면 전근, 운 나쁘면 실직입니다. 이미 쿠미코와 단 둘이 차에 탄 순간부터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할 것이냐 타키! 생각해라! 생각해내라!
타키 선생님은 쿠미코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쪽으로 결심합니다. 차라리 쿠미코에게 이야기 하는 편이 낫습니다. 진실이든 아니든 쿠미코가 의심을 품게 만들어선 안됩니다. 그녀는 핵폭탄입니다. 타키 선생님의 이야기를 눈을 반짝반짝 거리며 듣고 있는 쿠미코. 성공입니다. 쿠미코가 믿는 것 같습니다.
제자와 단 둘이 차안에 있었다는 걸 누군가에게 들키면 곤란한 타키 선생님. 쿠미코를 집앞에 내려주고 우산까지 빌려주면서 황급히 돌아갑니다.
쿠미코는 엘레강트하고 스윗하고 젠틀한 타키 선생님이 빌려준 우산을 들고 생각합니다. '레이나에겐 타키 선생님과 단 둘이 차안에 있었다고 얘기하진 못하겠어. 살해당할 거야.'
저녁엔 비가 잦아들고
다음날엔 태풍이 지나가고 동이 틉니다.
2기 TVA 6화는 A파트 학원제로 들뜬 분위기, B파트 태풍으로 무거운 분위기의 아주 독특한 구성의 에피소드입니다. 개인적으로 B파트를 좋아하는데 특유의 음침한 분위기와 훌륭한 작화, 감성적인 음악이 어우러진 아주 훌륭한 에피소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태풍이 북상하면서 거친 비바람이 몰아칠때 한번쯤 안전한 장소에서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짧게 지나가는 장면에서 구석구석까지? 스캔하는 센스. 복숭아 뼈라니! 크흐~ 그런데 내용이... 제가 본거랑 좀 다른 것 같긴 한데... 기분 탓이겠죠!
^^;; 타키 선생님이 빨리 기운차리시라는 뜻에서 꽃집 아가씨랑 잘해보라고 등떠민게 조금 마음에 걸리기는 합니다.. 타키 선생님 꼭 좋은 사람 만나세요.
'타키 선생님, 타키 선생님, 타키 선생님, 타키 선...'
레..레이나 우선 졸업부터하고 승부하자. 그땐 응원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