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에피소드를 토대로 느낀 건 이번 2기 각본 쓸 때 중점으로 둔 건 캐릭터가 아니라 스토리, 그것도 정말 큰 스토리를 중심으로 짰다는 겁니다.
5권 후반부에는 호리키타 마나부와 나구모의 대화 장면도 나오고 대놓고 화이트룸을 언급하면서 짧게 대면하는 아야노코지와 사카야나기의 장면도 있는데, 죄다 인심 좋게 덩어리 째로 잘라냈습니다. 너무 인심이 좋아서 눈물이 나겠네요.
위에 이야기는 분명히 장면만으로 놓고 보면 아주 짧은 부분이지만, 이후 이야기 흐름에 있어서 비중이 낮은 장면이 아님에도 각본상에선 잘렸습니다. 뭐 나중에 살짝 나올 수도 있지만요.
어쨌든 이번에 중심으로 둔 건 호리키타의 성장을 보여주기 위한 스도와 호리키타와의 대화 장면, 쿠시다의 배신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굵직한 이야기 중에서도 굵직한 것만 살린 정도네요. 그래서 각본의 의도를 대충 알았습니다. 이러니까 이후 6권, 7권 분량의 흐름도 대충 눈에 보이네요.
작화는 일단 안정감을 어느 정도는 찾은 느낌이지만, 제가 볼 때 이 이상의 품질을 내는 건 어려워 보입니다. 이정도로 만족해야겠네요.
이건 정말 사족인데 이번에 쿠보 유리카의 쿠시다 연기톤이 살짝 하이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라구로 모드 연기가 오히려 더 안정적이네요. 음... 오히려 좋나?
저같은 원작 모르는 입장에서 보자면 나쁘진 않은것 같습니다. 어차피 애니 1쿨에 라노벨의 방대한 분량을 전부 담는 건 불가능하고 대놓고 팬서비스 애니가 아닌 이상 처음보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게끔 만들어야 하지요. 그나저나 쿠시다도 뭔가 카루이자와 같은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 같은 앤 줄 알았는데 이번 편을 봐서는 그냥 네이티브 악녀로 보이는 군요.
1기때 쿠시다는 독기있는 매력이있었는데 2기때는 걍 가증스러운 느낌. 작화차이가 이렇게 크게 다르게 만드나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