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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는 왜 카오리를 불편해 했을까? (feat. 신발끈)
자신에게 너무 소중한 노조미를 떠나 음대와 음악
이라는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미조레. 작품은
동화 '리즈와 파랑새'의 파랑새에 비유해 미조레가
처한 상황이나 그 감정을 '새'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파랑새의 깃털을 주운 노조미. 파랑새에 비유되는 미조레의 처지나 그 감정은 '새'에 비유해 표현된다.
하지만 작품 초반에는 미조레의 입장에서
노조미가 '파랑새'로 보였던 만큼, 작품은
미조레뿐 아니라 노조미 역시도 '새'에
비유해 표현하기도 합니다.
작품 초반 미조레의 입장에서는 노조미가 파랑새로 보였던 만큼, 노조미 역시 '새'에 비유해 표현된다.
이처럼 미조레와 노조미 모두 새에 비유되어
표현되기 때문에 두 마리의 새가 함께 날아가는
장면은 미조레와 노조미가 심리적으로 가까운
긍정적인 의미로, 한 마리의 새가 날아가는 장면은
심리적으로 먼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두 마리의 새가 함께 날아가는 장면. 미조레와 노조미가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한 마리의 새가 날아가는 장면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새가 하늘을 날아간다는 것은 진취적이고
자유로움을 떠올리게 하는 만큼 독립 또는 그를
통한 성장 등의 긍정적인 의미도 같이 갖고
있습니다.
음대 진학을 위해 노력하는 미조레와 날아가는 한 마리의 새. 날아가는 새는 미조레의 독립과 성장 등을 의미한다.
작품에서 '새' 이외에도 미조레와 노조미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사물로 '꽃'이 있습니다.
미조레와 노조미의 등장 발소리를 배경으로 화면은 함께 핀 꽃들을 비춘다. 작품에서 미조레와 노조미는 꽃에 비유해 표현된다.
꽃도 새와 같은 방식으로, 여러 송이의 꽃이 함께
나오는 장면은 미조레와 노조미가 심리적으로
가까운 긍정적인 의미로, 한 송이의 꽃만 나오는
장면은 심리적으로 먼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새와 같은 방식으로, 함께 피어 있는 두 송이의 꽃은 심리적으로 가까운 미조레와 노조미를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이 같은 꽃과 새를 통한 비유적 묘사와 표현은
특히, 노조미와 미조레가 레이나와 쿠미코의
연주를 듣는 장면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연주하며 즐거워하는 레이나와 쿠미코의 모습에서 노조미는 자신이 미조레와 함께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같이 떠올렸다.
노조미는 자신들의 솔로 파트를 함께 연주하는
레이나와 쿠미코를 보고는 자신이 정말 음대에
가고 싶었던 게 아니란 걸 깨닫습니다. 노조미가
정말 바랬던 건 함께 있으며 즐거워하는 레이나와
쿠미코처럼 자신도 계속 미조레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죠.
노조미는 이 모습을 보고 떠올렸다. 자신이 바랬던 건 음대 진학이 아니라 단지 미조레와 함께 있고 싶었다는걸.
음대에 진학하려 했던 진짜 이유와 자신의 부족한
재능을 알게 된 노조미는 음대 진학을 망설이고
결국은 미조레와 헤어질 수밖에 없음을 예감
합니다. 그리고 화면은 그런 노조미를 배경으로
꺾인 채 걸려 있는 한 송이의 꽃을 비춥니다.
노조미를 배경으로 화면은 꺾인 채 걸려 있는 한 송이의 꽃을 비춘다. 이 꽃은 노조미의 처지와 감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꺾여버린 꽃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다른
꽃들과 떨어져 혼자 시들어 가겠죠. 이처럼 이
한 송이의 꽃은 자신의 부족한 재능을 깨닫고
미조레와 헤어져야 하는 처지의 노조미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꺾인 채 혼자 다른 꽃들과 떨어져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시들어 갈 한 송이의 꽃.
같은 시각, 혼자 복도에서 레이나와 쿠미코의
연주를 듣고 있던 미조레 앞으로 한 마리의 새가
날아갑니다. 이렇게 혼자 날아가는 새 역시
미조레를 비유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미조레의
성장과 그 과정에서 겪게 될 노조미와의 이별
등을 표현한 것이죠.
미조레 앞으로 혼자 날아가는 새 한 마리. 이 새는 미조레의 성장과 그 과정에서 겪게 될 노조미와의 이별 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작품 속 이 같은 새와 꽃 통한 묘사와 표현으로 알
수 있듯이 미조레와 노조미는 함께 있고 싶어
하지만 결국은 서로를 위해 헤어지게 될 겁니다.
미조레를 뒤로하고 독서실로 향하는 노조미. 미조레를 떠나보내고 또 다른 자신만의 삶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노조미를 뒤로하고 음악실로 향하는 미조레. 노조미를 떠나 음대와 음악이라는 자신만의 삶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작품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하굣길에서
다시 만나는 미조레와 노조미의 모습, 그리고
함께 날아가는 두 마리의 새들을 보여줍니다.
독서실과 음악실로 잠시 떨어졌던 노조미와 미조레는 하굣길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작품은 그렇게 함께 같은 곳으로 날아가는
두 마리의 새들을 길게 보여주는 것으로 이
이야기의 결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함께 같은 곳으로 날아가는 두 마리의 새들. 작품은 이 모습을 길게 보여 주는 것으로 이야기의 결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와 꽃에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이 작품을 보면 직접적인 표현보다 간접적인 표현으로 심리를 묘사하는게 특히 많이 느껴집니다. 야마다 나오코 감독이 작품을 표현하는 방식이겠죠. 결말부분의 날아가는 저 두마리 새를 보면 감독이 그 둘의 이별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끝은 웬만하면 해피엔딩이 좋으니까요. ^^
따뜻한 시선으로 똑같이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건 항상 즐거운 경험인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