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글은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이하 신에바)의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 이 글은 TVA와 EOE를 포함한 구작과
신에바를 포함한 신극 등의 원작만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3. 이 해석은 원작자의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4. 같은 주제로 이전 글과 최근 글에서 충돌하는
해석과 설정이 있다면 최근 글의 해석과 설정을
우선으로 합니다.
<신극의 이해를 위한 해설
마크 6는 정말 아담스일까?
아스카와 카오루를 보완으로 이끌어 에바에서 내릴
수 있도록 한 신지. 이제 세트장에 있는 레이만
남았다. 그런데 레이는 왜 세트장에 있는 걸까?
이 해석은 일반인들이 현실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에바라는 작품 속에서 있는지 없는
지도 모를 안노 감독의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
수년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온 오타쿠의
의견인 만큼, 그 결말을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있는지 없는 지도 모를 안노 감독의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 보내온 수년의 무의미한 시간들...
아스카와 카오루의 보완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과정은 보완의 대상자의 기억 속 장소를 오가며
진행된다. 즉, 레이가 있는 세트장도 레이의 기억 속
장소인 것이다.
아스카의 보완 과정에 나온 아스카의 기억 속 장소. 보완 과정은 이처럼 대상자의 기억 속 장소를 오가며 진행된다.
기억 속 장소를 세트장으로 형성하는 방식은 이미
신지의 기억의 세계에서 본 적이 있다. 세트장으로
형성되기는 했어도 신지의 기억의 세계는 실제
신지의 기억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세트장으로 형성된 신지의 기억 속 미사토의 집. 세트장으로 형성되기는 했지만 미사토의 집은 분명 신지의 실제 기억이다.
아스카와 카오루의 보완 과정과 신지의 기억의
세계의 사례를 볼 때 레이가 있는 이 세트장도
분명 레이의 실제 기억 속 장소일 것이다. 그렇다면
레이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에바의 인형탈들과
분더의 모형이 있는 이런 세트장에 실제로 가봤던
걸까?
세트장은 분명 레이의 실제 기억 속 장소이다. 그럼 레이는 언제, 어떻게 이런 세트장에 실제로 가봤던 걸까?
당연히 레이가 그런 세트장에 가봤을 리 없다. 왜냐
하면 이 세트장은 레이의 기억 속 어떤 한 곳을
형성해 놓은 게 아닌, 레이가 인식하고 있는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즉, 레이는 세상을 세트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세트장은 레이의 기억 속 어떤 한곳이 아닌 레이가 인식하고 있는 세상의 전부이다. 즉, 레이에게 세상은 세트장이다.
아스카와 카오루의 보완 과정의 경우 각자의 기억
속 여러 장소와 공간을 오가며 보완이 진행됐다.
하지만 레이는 오직 세트장에서만 보완의 과정이
진행되는 데, 이는 레이가 세상을 세트장으로 인식
하고 있어, 기억 속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결국은
세트장 안이기 때문이다. 그럼 레이는 어쩌다가
세상을 세트장이라고 인식하게 된 걸까?
아스카의 보완 중 기억 속 또 다른 장소. 보완은 대상자의 기억 속 장소를 오가며 진행되지만 레이는 오직 세트장에서만 진행됐다.
레이는 겐도의 목적에 따라 유이를 재현하고
에바에 타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로, 그저 겐도의
목적을 위해 그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될 뿐 자아와
의지는 필요하지 않았다. 겐도가 시키면 뭐든지
하는 인형처럼.
겐도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져 겐도의 명령만 따르면 될 뿐이었던 레이. 마치 겐도의 인형처럼.
그런 레이에게 삶이란 세트장 안에서 만들어지는
극(劇)과 다를 바 없었다. 감독인 겐도가 마련해
놓은 세트장에서 겐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인형극처럼 말이다. 레이에게 세상은
그런 극(劇)이 진행되는 세트장인 것이다.
에바의 인형탈들이 있는 세트장. 레이에게 삶이란 세트장에서 겐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인형극이었다.
그렇게 겐도의 명령만을 따르며 살아온 레이였지만
신지를 만나면서 점차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은
신지가 에바에 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명령도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로 에바에 타게 된다.
겐도의 명령만 따르며 살아온 레이였지만 신지를 만나면서 변했고, 결국은 신지를 위해 명령도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로 에바에 탄다.
이처럼 레이가 에바에 타야만 했던 이유는 신지가
에바에 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신지는
에바에 타야만 했던 레이의 이런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에바가 없어도 좋은 세상'을 만들어 자신도
에바에 타지 않겠다며 레이를 안심시킨다. 그리고
이때 신지와 레이 사이로 지금까지의 모든 에바
시리즈의 극(劇)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신지를 위해 에바에 타아만 레이. 그리고 그런 레이를 위로하기 위해 에바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 자신도 에바에 타지 않겠다는 신지.
앞서 살펴봤듯이 레이는 세상을 세트장으로, 삶을
그 세트장에서 진행되는 극(劇)으로 인식한다. 즉,
에바 시리즈의 극(劇)들이 보이는 건 레이 입장
에서는 회상인 셈이다.
세상을 세트장으로 삶을 극(劇)으로 인식하는 레이. 레이에게 에바 시리즈의 극(劇)을 보는 것은 회상인 셈이다.
신지는 레이의 이런 회상을 통해 시간도 세계도
되돌리지 않지만, 새롭게 시작한 이번 극(劇)을
에바가 없어도 좋은,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신세계로 만들겠다고 보여준다.
시간도 세계도 되돌리지 않지만 에바가 없는,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세계. 신지가 만들려는 새로운 세계, 네온 제네시스.
그리고 그렇게 신세계가 만들어지는 이번 극(劇)이
서, 파, Q, 신에바의 신극인 것이다.
신지가 만들려는 새로운 세계라는 결말로 이어질 이번 극(劇)이 서, 파, Q, 신에바의 신극이다.
여기서 레이의 회상으로 나오는 극(劇)에 구작과
EOE 장면이 나오는 것이 흥미로운데, 이는 신극이
구작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단서일 수도 있다. 또는,
수없이 반복되어 온 신극의 원환의 이야기들 중에
구작의 전개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작과 신극이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걸 확정할 수 없는 만큼, 회상이라는
점에서 구작과 EOE의 장면을 사용한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본다.
레이는 신지의 말에 위로를 받지만 그렇게 극(劇)이
끝나고 난 뒤 신지는 어떻게 되는 건지 여전히 걱정
됐다. 레이의 이런 걱정을 알아챈 신지는 마리가
나중에 데리러 올 거니 걱정 말라며 한 번 더 레이를
안심시킨다. 신지의 그 말을 듣고 안심한 레이는
에바에 타야만 했던 마음을 위로받아 보완을
이루고, 신지와 고맙다며 악수를 나눈 후 에바에서
내리게 된다.
신지의 말에 안심하고 위로를 받아 보완을 이룬 레이는 에바에서 내리게 된다.
하지만 신지는 이미 자신을 희생해 임팩트를 실행
할 각오였기 때문에 마리가 데리러 올 거라는 말은
레이를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레이 마저
에바에서 내리고 혼자 남은 신지. 자신의 죽음을
앞둔 신지는 레이를 생각하며 한 번 더 각오를
다져본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혼자 남은 신지는 레이를 생각하며 한 번 더 각오를 다져본다.
- 추가.
아스카의 보완 과정에 등장했던 인형탈을 쓴
켄스케가 왜 레이의 보완 과정에 보이는 걸까?
작품 외적으로는 제작에 참여한 스텝의 노력에
감사하는 의미로 그려 넣었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 진위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작품 내적으로 이 인형탈을 쓴 켄스케는 이전
글(왜 아스카와 켄스케일까?)에서 해석했듯이
아스카를 위로하기 위해 신지가 만들어낸 환상
이다. 아스카와 함께 에바에 융합되어 있던
카오루와 레이는 앞서 진행된 아스카의 보완
과정을 볼 수 있었고, 레이 역시 이때 인형탈을
쓴 켄스케의 환상을 본 것이다.
레이도 앞선 보완 과정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걸 신지의 대사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레이 입장에서는 신지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지고
신지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켄스케가 마치
자신이 타던 에바처럼 인형탈 같다고 느껴졌을
것이고, 그 기억으로 인해 에바의 인형탈들과
함께 켄스케의 모형이 레이의 보완 과정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세트장 안 에바의 인형탈들. 레이에게는 신지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켄스케가 인형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아스카의 보완 과정에서 아스카를
위로하던 것이 아스카의 기억 속 실제 켄스케가 아닌
신지였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아스카의 보완 과정에서 아스카를 위로했던 건 아스카의 기억 속 실제 켄스케가 아닌 보완을 이끌고 있던 신지였다.
다들 저마다의 기억이 있는데 레이의 세계는 고작 세트장의 극이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오네요. 가혹한 시나리오속에서 이제야 에바에서 내릴 수 있게 된 레이에게 행복을. 구작 보다 성숙해 보이는 장발 레이. 인형이 아니라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길 기원해 봅니다.
겐도의 인형처럼 살아온 레이였지만 신지를 만나면서 변하였고, 결국은 에바에서 내리게 되었으니 에바가 없는 신세계에서는 멋진 여성으로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꼭 그랬으면 좋겠네요. ^^ 오늘도 댓글 감사합니다!
인형탈 켄스케는 신지 ...
아. 저는 그렇게 확신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팬들도 있으니... 참고만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
세트장의 에바 인형탈중에 TVA에서만 나오는 0호기 개 인형탈도 보이는 걸 보면 TVA, 구 극장판,신 극장판 전부 하나의 세계라는 의미인건지...
오. 그렇군요. 저건 확인 못했네요. 개인적으로는 아직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레이의 회상에 구작의 장면이 사용된 만큼 저 인형탈도 어쩌면 신극과 구작이 이어지는 이야기의 근거일 수도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