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 하나로 오랜 팬 하나가 또 성불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이들이 죽고 사라진 뒤, 그저 모습만 같게 환생한 이들을 엠포리오는 따라가기로 합니다.
정해진 인연, 오랜 애정, 익숙함, 추억, 그것은 모두 저편으로 사라졌을 뿐입니다.
엠포리오의 행동은 앞이 결정되지 않은 일에 묵묵히 걸어나가는 것입니다.
디오가 원하던 절대적인 힘부터, 신부가 원하던 정해진 미래까지
몇몇 인간들이 스스로들의 안위에 매몰될 동안, 누군가들은 확신이 차지 않은 일에 몸을 던졌습니다.
정의, 긍지, 각오, 즉 인간찬가를 직시하는 그런 단어들과 함께 말입니다.
그것이 죠스타의 핏줄로 이어져 왔고, 가지를 뻗쳐서 엠포리오까지 다다라 막을 내렸습니다.
묵묵히 걸어나간다고 했지요. 인간의 삶은 전부 다 그렇습니다.
정해진 미래 따위 없습니다.
사회적 지위에 최정점에 이른 사람들 또한 스스로의 목숨을 끊기도 하며
길바닥에서 구걸하던 이들이 수십년 후에 세계의 무대에서 재능을 펼쳐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일대기를 한 단어로 줄여, 운명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제각기의 운명 아래서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리고 굳은 마음에 몸을 맡기는 정직한 삶, 그것이 참된 삶이란 겁니다.
특이한 스타일, 인상적인 어구들과 미장센으로 주목을 받는 작품이지만
어찌보면 그 아래 감춰져 있는, 삶의 직시에 애착이 가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완결 이전까지는 스틸 볼 런의 전초전일 뿐이라 불렸었죠.
그렇지만 저 엔딩을 본 순간, 모든 사람들이 느꼈을 겁니다.
저것이 10년을 달려온 다비드의, 팬에 대한 헌정이자, 우리의 삶에 깊이 각인될 한 대장정의 종지부라는 것을.
20대의 치기어린 시절에 그저 독특한 테이스트의 작품이라기에 보았던 1부
그리고 지금까지 이 작품과 달려온 10년을 생각해보면, 이런 의미가 더 깊이 남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은 어떨까, 이 작품이 있어왔던 한구석을 어떻게 채워 나갈까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다비드사 고맙습니다
크흑... 감사합니다 sensei ㅠㅠ
다비드사 고맙습니다
노곤한 비행야수
크흑... 감사합니다 sensei ㅠㅠ
https://www.youtube.com/watch?v=e1FN047_LT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