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미코 2학년편을 다룬 극장판 애니메이션 "맹세의 피날레."
자신의 오디션은 끝났다며 비내리는 교정에서 울분의 도주를 하는 1학년 "히사이시 카나데." 이 장면은 극의 클라이막스가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하지만 원작에서 그녀의 동선은 훨씬 심플했고 허무했습니다.
오디션 중 카나데가 일부러 자신보다 서툴게 부는 것을 눈치챈 나츠키는 격분해서 음악실에 쳐들어갑니다.
애니에서의 나츠키와 쿠미코는 이유를 듣기 위해 카나데를 1층으로 데려갑니다.
눈치채셧습니까? 비라는 방해요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장소가 개방되어 있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전직 일진 포스 나츠키가 퇴로가 뻔히 보여 탈주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 카나데를 데리고 가는 실수를 할리가 있을까요?
원작에서 나츠키는 음악실에서 카나데를 모시고 간 게 아니고 끌고 갑니다. 피지컬로 억지로.
카나데는 선배에게 저항하지만 만화처럼 질질 끌려갑니다. 그 장소는 1층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어디였을까요?
여기입니다. 잠겨진 옥상 계단입니다.
등 뒤의 케이지가 완벽히 카나데의 도주를 막습니다. 나츠키처럼 능숙한 선배라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이런 장소에 카나데를 끌고 오는 것이 정석입니다.
원작에서는 쿠미코와 나츠키가 2대 1로 한 팀이 되어서 케이지에 몰린 카나데를 두들겨 팹니다.(대화로)
카나데가 무슨 수로 집단 팩폭을 하는 상위 체급 선배 두 명에게 저항하겠습니까? 1라운드 1분 30초 만에 바로 TKO (테크니컬 녹아웃) 당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내면 너무 허무합니다. 그래서 애니는 카나데를 탈주하게 만들어 2대 1이 아닌 1대 1의 각개격파를 유도합니다. 다이다이로 승부하면 카나데도 승산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정을 벗어나 고지를 선점하는 카나데. 결국 쿠미코 선배와 일대 일 승부가 가능해졌습니다. '훗. 쿠미코 선배 정도야.'
비에 흠뻑 젖은 쿠미코 선배의 빈유를 바라보는 카나데. 카나데의 승리입니다.
역시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프로입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확 달아오릅니다.
자신의 패배에 큰 상처를 입은 쿠미코는 특유의 끈적임으로 카나데를 압박합니다.
대략 낭패. 선배의 역린을 건드렸습니다. 쿠미코 선배는 정면이 아닌 백어택의 명수입니다.
안돼! 선배의 문어 촉수에 뒤를 잡히면 끝장이라고!
결국 잡혔습니다. 저항은 무의미합니다. 더 큰 고통을 줄 뿐입니다.
조용히 눈을 감으며 선배의 처분을 기다리는 카나데. 애니메이션은 카나데의 도주로를 확장시킴으로써 극에 활력과 카타르시스를 주었습니다.
선후배간의 정이 통한 후 카나데는 쿠미코 선배의 어깨에 몸을 맡깁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나츠키는 뒤늦게 후속타를 위해 뛰어옵니다.
어이 저길 봐 굉장한 햇살이야. 마치..
오늘의 리뷰는 애니와 다른 원작의 카나데 도주로와 각색된 애니의 비교였습니다.
진짜 여자 꼬시는데 도가 튼 쿠미코.
쿠미코의 세치 혀 스킬에 걸리면 게임 끝이죠. ㅋㅋ 최종 보스 마유한테 효과가 있을진 모르겠지만요.
굉장한 리뷰야 마치...
군자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고 했습니다.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