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인2,
결국 이어진 그 끝은 더 나은 결말인가 파멸인가
*아케인 2 1~3화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케인 1은 훌륭한 작품입니다.
중반부 부터 빠르게 팽창하며 위태롭게 커져가는 스케일과 점점 난잡해지는 포커스는 분량의 한계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질까 걱정되었지만
아케인1은 부풀어 오른 이야기를 처음부터 이어온 징크스의 서사에 모든 걸 집중한 로켓포 한방으로 극복했습니다.
그렇기에 대단했던 이 작품. 초토화 이후의 이야기 또한 이전만 할 수 있을까요?
일단 첫인상은 나쁘지 않습니다. 이전보다 정돈된 아트스타일과 발전된 모델링은 눈여겨볼만 합니다.
3d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듣던 전편보다 훨씬 깔끔하고 애니메이션 풍에 가까운 모델링 퀼리티는 제작 기간동안 기술적으로도 진보했다는 걸 보여주죠.
여전히 실험적인 연출들도 눈에 띕니다. 필트오버의 장례식과 케이틀린 부대의 활보, 징크스의 영향으로 화려함을 더한 세비카의 액션 씬은 충분한 시각적 만족감을 줍니다.
그렇다면 아케인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이야기는 어떠한가하면 개인적으로 불안하지만 충분히 기대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초반부이다 보니 딱 평을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전편에서 깔아 놓은 복선들과 비대 해져 버린 스케일을 교통 정리하는데 나름 성공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케인 1의 중심은 언뜻보면 필트오버와 자운의 대립으로 보이지만 사실 두 도시를 배경으로한 인물들의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제목이기도 한 아케인은 분명 이야기의 중요한 지점에서 상황을 뒤섞는 조커 역할을 하지만 그 기원이나 자세한 설정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제이스와 빅토르의 연구에 의해 세상을 진보 시킬 물질이자 징크스의 폭주와 스카이의 죽음으로 보여주는 세상에 위협이 되는 물질로서 작용할 뿐이죠.
하지만 시즌2에선 이 물질 아케인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사를 풀어나갈 것 처럼 보입니다.
필트오버 의회 포격 이후 혼란해진 틈을 타 필트오버에 스며든 암베사. 그리고 그걸 쫓는 외부의 존재는 두 도시의 정면 충돌을 예고하지만
못지 않게 분량을 할애 받은 하이머딩거 일행의 마법공학 조우는 이 이야기가 그저 전편에서 이어진 원한만 다루지 않을 것을 암시하죠.
이전 글에서 주목해볼만하다고 한 인물간의 관계는 오히려 약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비대해진 스케일을 정돈하기 위해 캐릭터들이 다소 희생되는 면이 있었거든요.
대표적으로 케이틀린과 제이스가 그러합니다. 정의를 쫓는 케이틀린이 복수귀로 타락하는 것의 명분은 충분하지만 감정 변화를 따라가기엔 일관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고
제이스의 빅토르를 향한 심정은 이해가지만 제이스를 필트오버 정치판 중심에서 배제하고 아케인 쪽 이야기로 편입시키기 위해 1에서 쌓아오던 지도자와 연구자 사이의 고뇌를 쉽게 넘겨버린 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단은 초반부이고 차후 캐릭터를 보충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에 캐릭터 붕괴로 보기엔 이르고
이렇게 활용한 캐릭터들로 빠르게 진행시킨 아케인과 두 도시의 전면전에 대한 이야기가 전편만큼 흥미롭기를 바랄 뿐 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케인2는 1과 다르게 사건과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작을 의식하느라 자가복제에 가까운 작품을 내놓는 것 보단 휠씬 반가운 선택이지만 관계와 관계로 엮이던 전작과 달리 아예 소외되는 캐릭터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있습니다.
의외로 저 두 사건과 강력한 연결고리가 없는 바이가 단순해진 감정 관계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포지션이 뒤집어진 빅토르는 또 어떤 이야기로 아케인이라는 중심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형만한 아우 없다지만 2편이 더 성공한 작품들 또한 존재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가 기발한 아이디어와 실험적인 도전으로 시즌 1을 성공시키고 그 흥행만을 본 채 이야기를 늘려 시즌 2를 망치는 모습을 참 많이도 본 거 같습니다만
전작의 성공요소를 분석하기 보단 자신들이 준비한 것을 펼치겠다던 아케인 2는 형보다 뛰어난 아우가 될 수 있을까요?
아케인2 또한 전편만큼 훌륭한 작품으로 남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