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코믹스의 토르 옴니버스 감상입니다. 스포일러 있으니 약간 띄웁니다.
국내에 번역되어 정식 발매되었으나 3만원이 넘는 가격은 너무 부담이 되더군요.
게다가 현재 정가제덕에 예전에 가끔 보이던 20 ~ 30 % 할인도 기대하기 힘들고...
결국 동네에 만화카페에서 발견하곤 대여해서 퇴근후 짬짬히 읽어서 겨우 다 보았습니다. ^^;
결론 부터 말하자면 매우 흥미진진하고 그림도 멋집니다. 다수의 작가가 펜작업과
채색, 시나리오 등등을 철저히 분업한 결과로 보여지지만 풀컬러로 만다는 하드커버
이슈로 부족함이 없는 퀄리티라고 생각합니다. 그놈의 착하지 못한 가격만 빼구요.
현재는 소장하려고 중고 시장을 알아보는 중인데 , 이쪽역시 정가에서 한 20 % 쯤
싼 가격이라.. -_-; 뭐 따지고 보면 반다이 HG ~ mg 의 중간쯤 되는 가격인데 책을 사려니
이게 왜그리 비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기본적으로 스토리를 소개하기에 앞서 전작 격인 "토르 - 천둥의 시대" 를 언급해야 할듯
합니다. 마블 코믹스의 주요 히어로 중 한명인 "마이티 토르" 는 마블 수퍼 히어로들의 모임-DC의
저스티스 리그와 유사한...- 어벤저스의 주요멤버입니다. 대충의 성격은 영화에 등장한 것과
비슷하지만 영화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다소 독자적인 어레인지가 가해졌기 때문에 코믹버전과
완전히 일치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그 차이를 중심으로 조금씩 이야기해 보자면...
영화버전과 달리 만화판은 토르와 그의 동료 아스가르드 인들은 진짜로 신화속 아스가르드
신족의 일원입니다. 영화판의 아스가르드인들이 그냥 쫌 짱샌 외계인들 정도인 것과 꽤 차이가 나죠.
영화판의 아스가르드인들은 뭔가 약간... 슈퍼맨과 크립톤인들을 연상시킵니다. 다만 크립톤인들
처럼 무적은 아닌 대신 크립토 나이트 같은 약점도 없죠.
거기에비해 만화의 아스가르드 인들은 인간세계에 와서 장시간 거주 중인 토르와 그동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 예를 들어 토르 아버지 오딘 등도 - 뭐 다른 작품의 평을 인용하자면 '신들조차 야만인인 동네'
의 그 거주민들 (정확히는 신들) - 입니다.
오딘은 북구신화의 원전에 충실한 폭력적인 가장으로 말안듣는 자식인 로키는 물론이고
토르조차 삐뚤어진 행동을 하면 (뭐 나름 이유가 있긴 했지만) 주먹- 말그대로 神拳으로
쥐어패서 말을 듣게 만드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 천둥의 시대에 묘사되는 토르의 오딘의
부자싸움은 일본 만화 바키의
유지로와 바키간에 벌어진 부자싸움을 연상시킵니다. ^^;
뭐 이쪽에선 아버지 오딘이 이겨서 토르의
힘을 봉인 한뒤 인간계- 그쪽말로는 미드가르드에 추방시킵니다. 그때부터 토르와 그의 인간세계
버전 블레이크 와의 질긴 악연(?) 이 시작된 거죠. 영화판에서 블레이크 등은 그냥 토르가 잠시
쓴 가명정도로 거의 언급도 안되지만 코믹버전에선 토르와는 별개의 캐릭터로 마치 일본만화의
울트라맨 처럼 블레이크의 영혼과 토르의 영혼이 서로 한몸을 공유하면서 블레이크의 지팡이 또는
토르의 망치를 땅에 내려치는 걸로 서로 변신하게 됩니다. 그후 토르는 블레이크와 서로 위치를 바꾸어
가며 아스가르드 왕국과 지구를 오가며 양쪽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토르가 활약하는 동안 블레이크는
보이드 라고 불리느 허무의 공간에서 대기하며 토르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같이 보고 느낍니다. 그러나
토르와 블레이크는 서로 별개의 인격이기 때문에 서로간에 자신들의 문제에 고민 상담을 해줄때도
있는데 이런 모습을 타인이 보면 아무도 없는 상태로 혼자 대화하느 거 처럼 보여서 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이관계는 약간은 헐크와 부르스배너의 관계랑 비슷하지만 헐크와 부르스가
서로를 증오하는 관계에 가깝다면 , 토르와 블레이크는 기숙사의 한방쓰는 룸메이트 같은 느낌입니다.
이들이 활약하는 무대는 그래서 2개로 나뉘는데 하나는 우주의 멀리 떨어진 아스가르드 왕국의 왕성 주변
이고 , 또하나는 주요한 마블 히어로들의 활동무대인 "지구" 입니다. 평소에는 블레이크의 신분으로
의사로 활동하다가 위기가 닥치면 토르로 변신해서 악당을 물리치는 구도가 됩니다. 더불어 지구쪽에선
주로 어벤져스의 주력 멤버로 싸우고 , 아스가르드에 위기가 오면 그리로 가서 왕자의 지위에서
아스가르드 전사들을 지휘하며 싸우죠. 그덕에 토르의 스토리는 마블의 메인 스토리라인 과는 약간 독립된
경향을 보이는듯 합니다.
토르의 독자코믹스는 그래서 마블의 메인이벤트 - 주로 어벤져스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배제한채 최소한
만 등장시키면서 전개됩니다만 그래도 기본적인 틀 이라던가 , 토르가 이러고 있을 동안 마블코믹스에서
어떤일이 있었다..... 정도는 알고 있어야 좀더 감정이입이 쉽고 이해가 빠릅니다. 저도 그간의 마블
이벤트들은 일부만 코믹스를 보고 일부는 엔하위키 등을 참고한 터라 구멍이 좀 많습니다. -_-; 그덕에
내용 연결에 아쉬운 부분이 많더군요. 전반적으로 토르의 개인사 - 말하자면 아스가르드 파트가 주가
되어 마블코믹 본무대의 이야기는 별로 알 필요없는 '천둥의 시대' 와 달리 옴니버스는 원작과 꽤 많이
얽힙니다.
마블코믹스의 설정상 아스가르드 인들은 주기적으로 라그나로크를 격습니다. 다만 천둥의 시대에선
이걸 그냥 제000 번째 라그나로크의 시기.. 이런식으로 두리뭉실하게 넘어가서 구체적인 모습은
알수 없습니다. 뭐 기본적으로 마블 코믹은 지구를 배경으로 가깜씩 우주로 무대가 확대되는 방식이고
토르가 활약하는 주무대도 지구다 보니 이쪽의 묘사는 다소 루즈해진 느낌입니다.
아마도 북구신화의
그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전투가 벌어져 신들이 죽고 나서 다시 소생하는 방식이 아닐까? ... 번역된
일부 코믹스만 본 저는 막연하게 그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런대 기본적으로 라그나로크 시기
이외에도 아스가르드가 나오면 늘 춥고 눈보라 날리고 , 거인들과 전쟁하고 사냥하고 연회로 바쁘다
보니 뭐 별로 차이를 못느낄지도요? ^^ 북구 야만전사들이 꿈꾸던 신들의 세계 그자체라고 할수 있죠.
이점은 좋게도 나쁘게도 아스가르드 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아스가르드 인들이 본래 선한 이들이긴
하지만 , 현대의 문명화된 지구에선 얄짤없는 야만인이란 겁니다. 속칭 - 신들조차 야만인인 세계- 가
아스가르드니까요. 토르자신도 그런 티를 완전히 벗진 못했고 , 가끔 토르와 동행하는 몇몇 전사들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지만 그외의 아스가르드인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구권에 왔을때 소소한 말썽을
일으킵니다. 보통은 그게 개그 소재입니다만......
그런데 이부분이 토르 옴니버스와 천둥의 시대 사이의 내용이 국내에 소개 되지 않은 까닭에 저로선
토르옴니버스 코믹 시작부분이 좀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라그나로크는 위에도 언급했듯이 주기적
이랄까? 일정주기는 아닐지 몰라도 계속 되풀이 되는 것입니다만..... 무슨 국내 미발간 이슈에서
진행된 에피소드에서 아스가르드가 통째로 멸망해 버린겁니다. -_-; 그러니까 일반적인 라그나로크
에선 일부생존한 신들이 주축이 되어 아스가르드를 재건하고 죽은 신들도 얼마안가 부활하는데...
이번엔 오딘 ,토르 , 발더 (영문판 기준이라 발더로 쓰여 있는데 , 위키 등에선 발두르 라고 부릅니다)
등 주요 캐릭터가 몽땅 죽고 싸그리 멸망한겁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는 연결 고리가 되는 코믹스가
국내에 소개 되어야 알수 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수년간 토르는 공식적으로 사망한 상태였고 , 그후
일련의 중요 이벤트들 대표적으로 시빌워 등에선 모습을 보일수 없었던 겁니다.
옴니버스 코믹의 시작은 다소 엉뚱하지만 판타스틱4 에피소드 입니다. 토르와 같은 마블 코믹스라는
인연은 있지만 그외엔 별로 접점이 없죠. 어느날 외계에서 정체 불명의 작은 물체가 지구로 떨어집니다.
나사의 인공위성등이 감지하긴 했지만 너무 작아 지구에 피해를 입히진 못할거라 예상했는데 , 의외로
미국 정부는 그걸 인식하고 그 낙하지점에 군사시설을 세워 감춥니다. 그뒤 수개월 후 , 시빌워 직전
시점에 정부와 히어로들 사이에 끼여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미스터 판타스틱(리드 리처드 , 마블 히어로
팀인 판타스틱4의 리더) 에게 정부측의 긴급한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급박한 위기에 처해 있으니
오클라오마의 한쪽구석으로 빨리 도우러 와달라는 연락이었죠. 긴급 출동한 판타스틱4는 수십대의
둠봇들이 미국의 어느 황량한 시골의 군사기지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막아냅니다.
둠봇이란 판타스틱4의 메인빌런인 빅터 폰 둠이 만든 안드로이드로 외관상 닥터 둠과 흡사해서 간혹
카게무샤로 쓰기도 하는 로봇입니다. 어느정도 둠과 유사한 전투능력을 가졌으며 , 작중 후반에 초기
설계를 기반으로 업데이트한 녀석이 등장하는데 그 둠봇 구형의 경우도 1대로서 1개 대대 정도는 손쉽게
쓸어버릴수 있다고 하니 어지간한 히어로들은 혼자선 싸워서 이겨내기 힘들 정도로 강하다고 보면됩니다.
그런 막강한 둠봇이지만 , 이시점에서 판타스틱4 에피소드 상으로 닥터 둠은 죽은 상태입니다. 그후
닥터둠이 지배하던 라트베리아 (작중 설정상 동유럽지방에 있는 가상의 독재국가) 내의 남은 권력자들은
그 둠봇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불시에 부활한 둠에의해 끔살되고 국가의 권력은
순식간에 다시 둠에게 돌아갑니다. 호랑이가 없는 곳에 여우가 왕노릇 한다지만 , 호랑이가 돌아오면
뭐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딱 그렇게 돌아갑니다.
판타스틱 4는 도대체 라트베리아의 누가 수십대의 둠봇을 동원해서 미국땅 한복판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는지 궁금해 하지만 그런 와중에 갑자기 부활한 둠이 나타나 장내를 평정합니다. 잘 싸우던 판타스틱
4도 둠의 압도적인 힘과 둠봇 패거리 , 미사일 공격에 무릅을 꿇고 말죠. 둠의 귀환에 경악한
히어로들 앞에 의기양양하게 나선 둠은
자신이 돌아올수 없는 지옥에 떨어지긴 했지만 , 죽음을 각오하고 지옥의 무수한 악귀들과 싸우던 와중에
거대한 차원이 찢어지는 균열이 발생하고 미지의 힘이 지옥을 가르며 뚫고 지나가는 모습을 목격하고선
그 힘에 필사적으로 올라타서 정상적은 방법으론 빠져나올수 없는 지옥을 탈출해 왔다고 자랑스럽게 회상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미정부가 숨기고 있던 물건을 공개하는데 그것이 바로 토르의 해머 - 묘르닐 이었습니다.
토르의 상징이자 그것을 드는 자격이 있는 자에게 토르의 힘을 부여한다고 알려진 마법의 망치는 떨어진
이래 아무도 그것을 들수가 없었기 때문에 미정부가 은폐하고 있었지만 , 지구로 오다가 망치를 놓친 둠은
계속 그걸 찾다가 드디어 발견하고 가지러 온거죠. 마침내 둠은 해머를 손에 쥐었지만 그뿐 , 해머는 그를
거부했기에 둠은 망치를 들어 올리지 못했고 , 결국 그는 깨끗이 포기하고 물러납니다.
이후 미국의 시골에 방치된 해머는 인근에 힘자랑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달려와 누구나 들어보려고 시도하는
지역명물(?) 비슷한 것이 되버립니다. 누군가 별 특징없어 보이는 인물이 와서 가방에 싸들고 가기 전까지는요.
그사나이는 도널드 블레이크 , 바로 토르의 반신에 해당했던 남자였습니다. 이야기는 시점을 조금 바꿔서
토르와 도널드의 시점을 오가면서 진행하게 되는데 , 토르는 보이드 - 허무의 공간에서 누군가 자신을 찾는
소리를 듣고 깨어납니다. 그곳에서 이미 사라졌던 블레이크를 만나고 놀라죠. 오딘스펠의 힘 (오딘의 마법력
으로 추측됨) 에 의해 시간의 흐름에서 존재 자체가 사라진 인물이라 여겼는데 , 라그나로크로 모든 신들이
사라진 뒤에 보이드의 허공에 블레이크가 생겨났고 , 그가 자신의 절친이자 반신인 토르를 부른겁니다.
둘은 서로 자신들의 상황에 대해 속깊은 대화를 하고 , 토르는 다시 살기로 마음 먹고 보이드를 넘어 지구로
귀환합니다. 이때 주고 받은 내용은 꽤 의미심장한데 안타깝게도 중간에 연결고리가 되는 부분을 못본
저로선 답답한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블레이크는 오클라호마의 벽촌에 나타나고 거기서 토르로 변신
아스가르드를 소환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의 거대한 궁성이죠. 그곳에서 잠시 홀로 거닐던 토르는 죽어버린
자신들의 동료들이 실제론 일종의 혼백상태로 인간의 마음속에 살아있다는 블레이크의 설득에 힘입어
하나씩 동료를 찾아 다닙니다.
그가 처음 향한 곳은 뉴올리언즈 - 수년전에 거대한 홍수와 태풍으로 큰 피해
를 입어 만신창이가 된 바로 그동네입니다. 그는 자신이 그때 여기 있었더라면 폭풍의 신의 권능으로 피해를
줄이고 홍수를 막아낼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마음아파합니다. 그때 그를 멀리서 보던 주민중 한사람이
'우리동네가 이런 재앙을 만나 고통받을 때 히어로라고 불리는 당신네 같은 사람들이 뭘하고 있었냐'고 규탄
하며 대듭니다. 뭐 평범한 사람의 당연한 질타에 토르는 잠시 고뇌하다가 "죽어있었다" 라고 솔직하게 대답
합니다. 그리고 이정도 상황이 될때까지 자기 어벤져 친구들이 뭐하고 있었길래 이렇게 된건가? 궁금해하죠.
비록 토르는 없다고 해도 어벤져스의 무수한 히어로들이 합심하면 이정도 재난은 막아낼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그때 바로 최근 영화와 시빌워 코믹스로 뜬 그친구가 찾아옵니다. 시네마틱 버전의 토니스타크와는
좀 다르지만 어쨌든 아이언맨! 이 등장해서 "오랜만이야, 근데 자네가 없는 동안 법이 바뀌었어... 그래서
모든 히어로는 정부에 등록하고 법에 통제에 따라야해..." 어쩌구 저쩌구 주절주절 떠드는 토니에게 토르는
한방 먹인뒤에 그런 강압은 자신에게 통하지 않을 테니 할수 있으면 힘으로 도전해 보라고 합니다. 토니는
토르의 힘이 이전에 비해 엄청강해졌다고 느껴서 , 안보이는 동안 어디서 운동이라도 했냐? 라는 시덥잖은
농섞인 질문을 날리지만 토르는 '변한건 없다. 단지 이제는 힘조절을 하지 않을 뿐' 이라고 돌려줍니다.
그후 토니에게 "지금은 더욱 긴급한 일이 있어 떠나지만 , 네가 나의 클론을 멋대로 만들고 , 그걸 이용해
악행을 벌여 내 명예를 더럽힌 짓에 대해서 언젠가 기회나는 대로 조목조목 따져 보겠다" 며 위협섞인
엄포를 남기고 사라집니다. 쫄아버린 토니는 그후 아스가르드의 왕성과 그곳주민에 대해 일종의 치외법권으로
인정하자는 식으로 정부인물들을 달래서 적당히 아스가르드와 오클라오마 주민들의 엉거주춤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토르의 힘과 수색에의해 속속 부활해서 돌아오는 아스가르드인과 현대 미국인 오클라호마 사람들과의
불편하지만 기묘한 동거는 여러가지 재밌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동반하고 , 시종 무거운 토르 옴니버스에
일종의 기분전환과 개그담당 역할을 합니다. ^^
순진한 시골 청년 빌과 아스가르드의 여인 (지구 기준으로 보면 여신인 ) 켈다와의 플라토닉한 연애도
가슴 졸이며 구경하는 맛이 있구요. 그들의 이야기는 스토리의 숨겨진 또하나의 축 같은 역할을 합니다.
아무 힘없고 특별한 구석도 없는 평범한 빌이 과연 여신과의 사랑을 쟁취할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만 비록 마블의 유명한 필멸자 히어로들 - 예를들어 토니스타크나 하다못해 스파이더맨 같은
서민 히어로? 조차도 아닌 진짜 일반인 빌이 여신과 맺어지기란 어려운 일이죠. 이만화가 무슨
"오, 나의 여신님" 도 아니고..... 결국 그는 아스가르드의 기준으로 보면 영예로운 최후를 맞습니다만
이는 또한 켈다의 가슴아픈 비극으로 끝납니다. 전작(천둥의 시대) 이나 이번작(토르 옴니버스) 이나
아스가르드쪽은 굉장히 마초적인 세계관이고 , 따라서 여성의 입장이나 지위가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평범한 소년의 순수한 애정과 동경이 여신인 켈다의 마음을 움직였던거라고 보여지고 , 이건
미국 코믹스니 어쩌면 좋게 끝나려나? 싶었지만 역시나 더군요.
그외에 토르 자신의 연인인 레이디 시프의 행방을 둔 수수께끼와 로키의 기이한 TS부활, 오딘의 아버지
보르와 얽힌 수수께끼 , 신들에게 있어서 부친살해의 의미 - 인간에게선 그저 한남자가 더이상 아버지의
말에 복종하는 아들이 아닌 독립된 남자로 서는 과정을 암시하는 비유에 불과하지만 불멸의 신들에겐
그의미가 좀 많이 다르죠.
실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드링 미려한 풀칼라로 펼쳐집니다. 원래 북구신화에서 오딘은 스스로 검또는
궁니르라는 창을 들고 싸우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는데 , 이쪽에선 전사의 모범이자 토르의 아버지 답게
무지막지하게 잘싸우고 호탕한 전사이자 고뇌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등 . 영화팬이나 만화팬 모두에게
매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꽤 긴 분량에 비해 아직도 제대로 해결된 내용이 하나도 없고
그래서 뒷얘기를 보게 만든다는 점이랄까요? 어쨌거나 그점은 마블 코믹스에서 토르가 계속 연재되는 이상
피할수없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나중에라도 꼭 소장하고 싶은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