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키를 한다고 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허접해서 도대체 뭘 한건지...모르겠네요.
오늘은 '크로키가 뭘까.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나'에 대해 생각하며 그려봤네요.
굉장히 성의없게 그리긴 했지만
그래도 저 여자가 서 있는지 누워있는지 달리고 있는지는 확실히 표현이 되어있는 거 같아요.
아마도 크로키란 그런 걸 표현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좀 더 나아가자면, 누워있으면서 허리를 틀었을 때 궁뎅이가 어떤 윤곽을 갖게 되는지를 표현하는 것.
궁뎅이의 디테일한 형태를 정확하게 (혹은 섹시하게) 묘사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저같은 초보가 그런 걸 알리 없으니 우선 개략적인 덩어리감 정도를 익히기 위해 크로키를 하는 것이 아닐지...
ps. 근데 확실히 모델이 여자라 선들이 쭉쭉 뻗어가네요.
어제 남자모델로 그렸을 땐 근육들 때문에 선들이 자꾸 막혔었는데 말이죠. ㅎ
크로키보단 내가 좋아하는 걸 그리세요. 내가 좋아하는 걸 열심히 그리는데 어느 순간 막힌다. 이걸 잘그리려면 크로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서면 그 때 크로키 하세요.
좋아하는 그림들의 완성도가 너무 높아서 해내고 싶은 걸 하려면 크로키를 안 할 수 없겠더라구요. 상업지에 나오는 야한 그림을 그려내고 싶어도 데셍력은 필수이니..
그러면 그림 하나 붙잡고 오랫동안 그리는 걸 추천할게요. 완성도 높은 그림 그리려면 그 오래 그리기가 필수라서요. 내가 좋아하는 그림 하나 걸어두고 막 일주일 들여서 똑같이 모작을 해보는거죠.한번 츄라이츄라이.
네. 그럼 한 번 해볼께요.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면 될 거 같네요. 근데 전에도 느꼈던 거지만, 완성도 높은 그림들을 베끼다보면 멀리서 볼 땐 그럴듯해보이는데, 가까이 보면 텍스트의 느낌을 살리기가 쉽지 않아서 어렵더라구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그림을 빨리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 같네요. 근데 님이 아예 '오래 그리기'라고 말씀해주시니 조금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예요. 일주일 동안 느긋하게 꾸준하게 한 번 해봐야겠어요. 그래도 크로키는 안 놓을래요. ㅎㅎ
그림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계시군요. 응원합니다-
짧은시간에 그릴수록 제스쳐를 보고, 길게 그릴수록 관찰력을 더 중시여기지 않나 하는 느낌
둘 다 장단이 있는 거 같아요. 기본적 형태를 일단 익히고 나서 디테일에 들어가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