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약점은 있고
가족은
가장
흔해빠진 약점이다.
쿠도 신이치 에게도
가족은
약점이었다.
특히
가장 큰 약점은
모리 란 이라고나 할까......
후루미 렌야가
모리 란을 들먹이면서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는
그런 단순한 이유로
쿠도 신이치는
미국 태평양, 대서양 함대를 동원해서
일본 전역을
완전히 봉쇄해버렸으니.......
역시
잘나가는 황족
아니
자신들을
일본을 지배하는 황족으로 착각하는
일본회의 이든 나발이든
그들의 가족도
약점이다.
모든 인간관계엔
반드시 약점이 있고
황실처럼 복잡한 체계로 얽힌
일본회의 같은
거대한 족벌은
항상 문제로 득실거렸다.
사실
중국에서 준 약점(?) 이라고 할 수 있는 자료들 중에는
일본회의의 모든 회원들의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자료들도 산더미같았는데
예를 들자면
아이도 갖지 못하고
처가에 인정받지 못하는 건
부부 입장에선 심각한 문제지만
막말로
가정불화로 명예살인도 심심찮게 벌이지는
중동 같은 곳에선
불임이나 문전박대는
양반이다.
여러 나라의 상류사회를 경험한
쿠도 신이치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부자를 죽이는데
굳이
힘겹게
경호원의 숲을 뚫고
드넓은 감시의 바다를 건널 필욘 없다는 걸 말이다.
‘ 자부심이 높은 사람일수록
명성과 평판에 집착하거든.’
뒤로는 온갖 구린 짓을 하고 다녀도
결과적으로
안 걸리면 장땡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만천하에 까발려지면
그들은
그걸 견디지 못했다.
“ 일본회의의
진짜 수장과
이렇게
직접 대화를 나눌 줄은 몰랐네요.
영광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수화기를 든
쿠도 신이치는 조금은 설렜다.
“ 그런가?
외국에서도
함부로 건들지 못하는
진짜 요인이라는 얘기는 들었네.
신이치군.”
“ 신이치군?
우리가 편하게 얘기할 사이는 아닙니다만?
당신 두목이신
카리스마 렌야
아니
에른스트 스타블로 블로펠트
그 친구도 그렇고
당신도
참 낯짝이 두껍네요.”
그런
쿠도 신이치의
비웃음이 섞인 말투에
다케우키 센은
머리에 빠직 핏줄이 올라왔지간
간신히
성질을 눌러 참으면서
“ 자네의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곤 생각하지 않나?”
“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걸
당연하다고 말하고 싶다면...
좋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런데 어쩌죠?
이젠
내가 더 센 것 같은데?
일본회의 뿐만 아니라
당신 보스의 목숨도 내가 쥐고 있는 상황이고.....
자!
그럼 밟힐 준비는 됐습니까?”
명백한 도발이다.
다케우키 센은
속으로 침음을 삼켰다.
“ 뭘 원하나?”
“ 일단은 뭐.......
그때도
지금도
난 평화를 원합니다.”
“ 사죄와 배상을 원한다면... 준비하지.”
“ 당신들이 싸지른 똥은
당신들이 치우는 게 당연한 순리 아닙니까?
설마.......
그딴 걸
조건이라고 내건 건 아니겠죠?”
재벌개혁을 온전히 수습하려면
결국은
누군가는
큰 손해를 봐야 했다.
들불처럼 불타오른
국민적 공감대를 만족시키려면
최소한
30대 재벌 가운데
절반은
높은 수위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 스즈키 그룹과
모미지 콘체른도
백 퍼센트 책임을 면할 순 없어.’
양보할 건 양보하고
얻을 건 얻는다.
즉
적당한 수준에서
적절한 합의가 이뤄질 거란 뜻이다.
핵심은
그 합의점을
누가 주도하고 도출하느냐다.
“ 돈을 원하나?”
“ 돈?
한 백조 줄 겁니까?”
한 100조 엔쯤 준다면
얌전히 먹고 떨어질 생각은 있었다.
“ 농담이 지나치군.”
“ 애초에......
그걸 결정할 권한이 당신에게 있나요?
다케우키 센 씨.”
“ 크흠!”
맞다.
다케우키 센이
급하게
쿠도 신이치에게 연락했지만
사실
그에겐
확답을 줄 권한 따윈 없었다.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미에서
그 정도 테러를 일으키면서
인질 중
누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도 하지 못하면서
엠파이어 놈들
아니....
그 아라곤의 특수작전부......이기보다는
스펙터 미국 지부의
남미 쪽 하청업자들이
당신들 생각대로 통제될거라는 확신은 어디서 얻으신건지.........”
“ 어떻게... 알았나?”
부정할 줄 알았는데
상대는 순순히 시인했다.
의외라면 의외다.
수화기를 든
쿠도 신이치의
악동 같은 미소를
다케우키 센이 봤다면
뒷목을 잡고 쓰러졌을지도 몰랐다.
“ 원래부터
때린 놈은 발 뻗고 자도
맞은 놈은
영원히 기억하는 법이죠.”
“ 그건 반대 아닌가?”
“ 아니요.
내 말이 맞습니다.
안 그랬으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약점을
약점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건
한 번도
진지하게 고려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작은 균열이 큰 댐을 무너뜨린다.
그들의 패착은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장군, 국회의원, 재벌을 신경 쓰는 것보다
남미에서 지금 깽판을 벌이는
하수인들의
불만을 먼저 떠올렸어야 했다.
“ 이제 와서 뭘 해보겠단
개수작은 마십시오.
당신들의 치부는
중국도 러시아도 미국도 다들 알고 있습니다.
언제 써먹을까
기회를 가늠했을 뿐이죠.”
스즈키 그룹과
모미지 콘체른 흔들기를 주도한 건
일본회의가 맞지만
뒤에서 조종한 건
바로
그 스펙터였다.
쿠도 신이치가 보기엔
그들은
몽땅 세계를 위협하는 히틀러의 추종자다.
“ 돈이 아니면 뭘 원하나?”
“ 애국자인 척 연기하는 안면몰수개새끼들.”
“ 뭐?”
“ 이번 일을 처음 입에 올린 자의 이름이 필요합니다.”
일본인인 척 코스프레하는
검은머리짐승은
의외로 많다.
“ 아! 참.
난 돈이 싫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 끄응.”
거절은
예의범절을 중요시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옳지 않다.
“ 그래서 얼마나 쏘시려우?”
대신.......
푼돈은 사절이다.
쿠도 신이치도 진짜 염장을 지를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쿠도 신이치가 돈 꼴리오네 같습니다.
마피아 대부보다 더 세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모리 란을 들먹이면서 협박 아닌 협박을 후루야 레이가 했다는 이유로 미국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함대를 동원해서 일본을 완전히 봉쇄해버렸으니..... 거기에 그 미친 짓을 한 이유가 후루야 레이 때문이라고 일본 정부에 이죽거리면서 알려주기 했으니...... 일본 정부가 후루야 레이에게 완전히 빡 돌거라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부분은 이 소설 17,18화에 묘사가 되어있으니 한 번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스케일이 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