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저녁입니다. 여러분.
니지동
이번에 출진하는 네 스쿨 아이돌 그룹 중에서 가장 짧은 역사를 가진 우리의 니지동, 아쿠아 초기 때처럼 아직 나마니지 멤버들의 얼굴이 익숙지야 않지만… 저는알죠. 애니화 후에는 니지동 멤버들 생일까지 죄다 기억하고 있을걸요.
불행히도 저는 지난 12월의 퍼스트 라이브는 뷰잉에 가지 못했습니다. 하필 유럽 여행 마지막, 로마에서 돌아오는 날이었거든요. 다녀오신 분들의 후기나 만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니지동 멤버들의 성격과 라이브 실력을 상상해봤었죠. 이번 라이브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구요.
니지동은 세 메인 그룹 중에서 가장 약해요. 각 그룹 MC 중에서도, ‘이름이라도 알고 가라’는 내용은 아쿠아를 제외한 모든 그룹이 다 했지만… 니지동 멤버들은가장 간절하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MC 중 관객들을 장악하는 능력도 조금 미숙한 모습이 보였죠.
당연해요. 막내니까요.
뷰잉으로 본 아쿠아 첫 라이브도, BD로 본 뮤즈 첫 라이브도, 지금의 모습과는 정말 큰 차이가 있죠. START : DASH!! 가사처럼, 언젠가 하늘로 날아 오른다는 걸 어렵잖게 상상할 수 있었어요.
가장 걱정되었던 건 라이브였죠. 니지동은 라이브를 각개 전투로 해요. 이건 각 멤버에게 시선이 집중된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아직 경험이부족한 니지동 멤버들에게 심적 부담이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얼마 전에야 투표로 최고를 선택한다는 가혹한검투사 대우에서 벗어났는데 말이죠.
뭐, 다음 달에 나오는 곡들을 보면 유닛 별 활동도 진행할 계획인것 같고, 공식이 머리에 총 맞지 않는 이상 애니메이션에서 단체곡도 제법 나올 터(오프닝, 엔딩, 도키메키는첫 결성 때 틀어준다 치고, 마지막화에 정석으로 하나 때리고, 하나쯤은더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게다가 다음 라이브까지 많은 연습과 선배들과의 교류도 있으니 큰 걱정은아니지만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테고, 우리는 니지동을 파고 있겠죠.
어라이즈
어라이즈의 행방에는 두 가지 설이 있어요. 하나는… 뮤즈가 백여 개의 곡으로 러브라이브의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전, 어라이즈는단 두 곡만으로 러브라이브의 정점을 차지했죠. 이 전설적인 실력 때문에 일본 정부는 현재 안드로메다은하에서 경기중인 일본 1군 축구 팀을 응원하기 위해 어라이즈를 보냈다고 해요.
다른 하나는 문어의 인어 우르슬라에게 목소리를 바치고 물고기 하반신을 얻은 어라이즈는 뮤즈를 이기기 위해 네번째 멤버, 마법의 소라고둥을 영입하기 위해 마리아나 해구로… 네, 죄송합니다. 농담은 여기까지 할게요.
공식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비운의 그룹 어라이즈. 하지만이번 페스에서 키라 츠바사 역의 사쿠라가와 메구가 직관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이틀 차 MC에 아사밍이 ‘관계자석’에 함성을 요청한 걸 보면 아사밍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공식적으로어라이즈의 뒤를 이은 성설, 그 때문인지 MC에서도 어라이즈에대한 언급이 많았죠
아… 그립습니다.
성설
처음 리아가 하늘을 날며 도발했을 때에는 ‘린냥이 재평가가 시급하다’ 던가 ‘사이코~’로 놀림받던성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선샤인 프로젝트의 빠질 수 없는 가족이 되었더군요.
둘째 날에 Believe Again의 의상으로 등장했을 때 개인적으론‘아, Over the next rainbow’가 나오겠구나!’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러진 않더라구요. 기왕 모든 그룹이 나오는 페스인데, 각 그룹과의 케미를 보여준다면좋았을텐데 말이죠.
성설의 경우에도 MC에서 ‘이름이라도알고 가라’는 말을 했고, 이번 페스에서 뮤즈 사태 때 탈퇴한팬들에게 인지도를 키울 계획이었다면 양일의 세트리스트를 다르게 편성했어도 좋았을 지 모르겠어요… 성설의이미지가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곡이 Self Control과 BelieveAgain인 건 부정할 수 없지만요.
뭐, 신나게 즐겼으니 불만은 없어요.
아쿠아
개인적으로 제가 이번 페스에 대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게 있다면, 각유닛(과 성설)의 인트로 영상에서 BGM으로 틀어준 리믹스(라고 하던가요?) 곡들을 음원으로 내줬으면 좋겠어요…다들 좋지 않으시던가요?
이와 별개로 각 유닛 별 공연은 글쎄… 분명 뛰어난 실력이었고 멋진라이브였단 걸 알지만, 얼마 후 유닛 콘서트에서 다시 볼 모습들이란 것도 알죠. 유닛 공연 파트를 제하고 아쿠아에 한두 곡을 더하고, 앵콜까지 당겼으면좋지 않았을까…
(샤론 의 깃발 흔들기!)
(아제리아 의 토리코리코!)
(길티키스 의 댄스!)
아뇨. 곧 다시 볼 거라고 해서 지금 보지 않을 이유는 없죠. (효과는 굉장했다!)
네 번째 라이브에서 우리 심장에 스트레이트 펀치를 갈긴 아쿠아 쉽이 돌아왔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한 번, 그것도도쿄 돔에서 화려하게 등장한 녀석을 다시 사용하는 거다 보니 처음같은 웅장함은 좀 덜한 것 같았어요. 마다하진않지만 갈망하지도 않는… 쓰다 보니 생각 난 건데, 공식에선이번 라이브를 역대 도쿄 돔에서 보여준 무대장치만큼 공들여서 준비한 걸까요?
하지만 누가 뭐래도 아쿠아의 라이브는 최고였습니다. 감히 말하건대, 이번 네 그룹 중 가장 라이브의 완성도가 높았던 건 아쿠아였다고 생각해요.4년의 공백기를 가진 뮤즈, 경험치가 부족한 막내 니지동,레벨이 같아도 쪽수(?)가 부족한 성설. 아쿠아는팬들이 ‘이러다 성우들 쓰러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많은 라이브가 있었으니까요.
뮤즈
솔직히 말하죠. 저는 뮤즈의 라이브를 뷰잉으로라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러브라이버가 된 게 2014년,무심코 돌리던 TV 채널 중 우연히 재방송중이던 러브라이브를 봤었죠. ‘동경한다고 말하는 그대의 물러서지 않는 눈동자를… 정말 좋아해!’ 그렇게 긴 덕질은 시작되었죠. 어느 정도 뮤즈에 대한 애정이 올라가면서 ‘이제 라이브를 보고 싶다!’란 마음이 들기 시작했을때에는… 고3이 되었고, 럽장판을하더군요. 젠장!
고등학교과 재수생활, 뮤즈의 노래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버텼으려나요. 참, 뮤즈에 진 빚이 많았고, 앞으로도뮤즈의 행보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노라 생각했죠.
근데, 해체를 했어요.
슬펐죠. 재수학원에서 쓰던 스터디 노트에서 유이하게 기록이 잘 안된곳이 파이널 라이브 양일이었을 거예요. 둘 다 보고 싶었지만… 죄수생이니, 못 갔죠. 대학에 들어가고서, 어찌저찌뮤즈의 라이브들 BD를 구해서 봤어요. 어느 선샤인 만화에서다이아가 BD를 보면서 에리치카와 ‘만난다’고 표현한 게 있었는데,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에요. 간접적으로나마, 저는 나마뮤즈를 만났습니다.
언젠가, 언젠가 복귀할거란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어요. 공식은 돈을 벌고 싶고, 팬들은 뮤즈를 위해 지갑을 바칠 준비가되어 있었으니까요. 뮤즈를 통해 러브라이브에 입덕하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뮤즈가 어떤 존재였는지.
그리고, 드디어 4년 만에, 뮤즈는 돌아왔어요.
이번 페스에서 니지동이 풋풋한 싱그러움을 자랑하고, 성설이 강렬한충격을 선보이고, 아쿠아가 지금 러브라이브를 이끄는 제왕임을 보인다 해도, 이번 라이브의 메인은 역시 뮤즈의 복귀라고 생각해요.
팬들 중에는 떠난 사람들도 있었고, 아쿠아로 입덕해서 뮤즈를 모르는팬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날, 그 회장에는 아마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러브라이브 시리즈의 ‘첫사랑’ 뮤즈니까요.
…사설이 길었네요. 감상으로가 보죠.
첫 곡은 ‘우리들의 LIVE 그대와의LIFE’, 러브라이브의 시작을 알린 노래죠. 제가 뮤즈의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구요. 뮤즈의 인트로가 끝나고 이 전주가 울릴 때, 정말... 말할 수 없네요. 미숙한말로 그 마음을 헝클어뜨리고 싶진 않아요. 넘어가죠.
뮤즈의 곡들을 메들리로, 그리고 토롯코를 주로 사용한 건 현명한 결정이었어요. 연습 시간은 한정적이었고, 뮤즈 멤버들은 4년의 큰 공백기가 있었죠. 난죠르노와 에미츤은 각각 다리와 목소리가걱정되기도 했구요. 공연 시간도 팬들이 뮤즈가 불러주길 바라는 수많은 곡들을 다 부르기엔 너무 짧았죠. 짧더라도 많은 곡들을 불러서 팬들에게 향수를 일으키는, 또 혹시나있을 지 모르는 뮤즈를 모르는 팬들에게는 인지도를 올리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토롯코는 멤버들의부담을 줄여주고, 또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구요.
스노우 할레이션은,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이나미 안쥬 역의 카요찡의 주먹밥님을 겉촉속바 역 가로쉬로 만들어 버렸는데.뮤즈, 그리고 러브라이브를 지금의 위치로 올리기 위한 초석이 된 곡, 이 곡이 없었다면 지금의 뮤즈도, 아쿠아도, 니지동도 없었을 거예요. 그런 곡을 페스에서 자랑스럽게 선보였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아쉬운 건 SUNNY DAY SONG의 부재였죠. 이 곡이 어떤 곡인가요, 모든 스쿨 아이돌들의 노래가 아니던가요? 만약 네 그룹 모두가 합창으로 이 노래를 불렀다면, 장담컨대 신촌 기차역은 무너졌을… 에이 설마, 그래서는 아닐거야.
그리고 이건 별 거 아닌 거지만, 이틀차에 뮤즈 > 아쿠아 순으로 순서를 바꾼 건 1일차와 차별화를 두는 현명한선택이었지만, 제게 예상 못할 부작용을 주더군요. 뮤즈 파트에서미친듯이 콜을 넣고 블레이드를 흔들다 보니, 아쿠아 파트에서는 도통 회복이 안되더라구요…
일단 생각을 정리하면서 적긴 했지만, 적는 중에도 이런 저런 생각들이떠오르더군요. 글은 여기서 줄이지만, 러브라이브를 향한 애정은(그리고 지출…은) 줄이지않을 것이란 건 분명합니다.
부족한 첫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여러분. 좋은 저녁되세요!
뮤즈는 공식적으로 해체를 한적이 없습니다 파이널 자체도 원맨 라이브활동의 종료지 해체나 은퇴인적이 없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모두 기다릴수 있었던 거고요
말씀대로 계속 잊지 않고 러브라이브를 이어왔기에 페스가 찾아왔네요.. 앞으로도 저희도 계속 응원해나가죠!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해주셨군요. 앞으로도 계속 응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