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의 러브라이브! - https://bbs.ruliweb.com/family/3094/board/181035/read/9493158
점심 시간이 끝날 때쯤, 수현이가 마침내 교실로 돌아왔다. 깨끗하게 감고 빗은 머리에 다른 친구들과 같은 하복을 입고 양말에 슬리퍼를 신은 모습이었다. 수업이 끝나자, 아홉 사람이 ‘하나도 빠짐없이’ 동아리실로 모여들었다.
“저기 말이지, 이제 1차 예선이 열흘 남았잖아. 그렇지?”
“어, 어어……, 그렇지? 하하하.”
수현의 물음에 다들 어물어물거리며 어색하게 웃었다. 수현이가 사라져버린 동안, 그들의 활동은 완전히 멈춰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말이지, 1차 예선에서 떨어지더라도 2차 예선까지 패자부활전이 있다고 들었어. 이번에는 준비가 다들 부족했잖아. 그리고 수현이도 아직 괜찮은지 모르겠고. 천천히, 완벽하게 준비하는 게 어떨까? 이번에 취소 신청을 한다고 해서,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아니, 여덟 명으로도…….”
소화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렇지 않아!”
수현이가 별안간 외쳤다.
“그때 소연이가 전해줬던 영상편지를 전부 봤었어. 여기 앉아 있던 모두들, 그리고 오토노키의 모두가 전해주었던…….”
다시 수현이의 눈이 시큰해졌다.
“모두가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그리고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렇게 돌아올 수 있었어, 아니, 용기를 내어서 돌아왔어!”
눈물방울이 맑은 공기를 가로질러 날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웃으며 말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이번에 비록 연습이 부족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그리고 모두의 격려와 하나로 모인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비록 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항상 그랬듯이 앞으로 나아갈래!”
“오오-”
“수현이 생각이 그렇다면, 우리도 그렇게 할게!”
모두가 손을 앞으로 모았다.
“아, 의상 디자인은 혹시나 몰라서 우리가 나름대로 해봤어. 수현이가 좀 평가해줘?”
소화와 미소가 스케치북에 그려 놓은 의상 디자인을 앞으로 내밀었다.
“음, 이건……, 여긴 이렇게 살짝 고치면 되겠고……, 음! 이렇게 만들어볼게!”
두 사람이 내놓은 디자인을 보면서 구석에 꽂혀 있던 A0용지에 의상을 그리고 치수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좋아! 이렇게 하면 만들어 놓은 가사하고 노래하고도 잘 어울릴 것 같아!”
수현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엄마, 나 집 근처 수예점에 갔다 올게. 아, 같은 반 친구들하고 다른 학년 친구들도 같이 갈 거고, 집에도 같이 갈 거 같아. 대회용 의상 이야기를 같이 하려고. 그리고 엄마 방에 재봉틀 써도 돼?’
‘그건 허락 안맡아도 돼~ 그리고 친구들도 보고 싶네!’
수예점에서 천과 실을 한가득 구입한 플레이아데스 멤버들이 수현이의 집에 모여들었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조금씩 도와줘야 할 거 같아. 지금 여기 1대 1로 패턴을 그려 놨거든. 여기에 맞춰서 천을 잘라 주면 그 다음은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장식은…….‘
“아, 그건 예전에 비슷한 게 나한테 많이 있는 것 같아. 그거 고쳐서 가져올게!”
화영이 끼어들어서 말했다.
“비록 중학교 때 그만두긴 했었지만 발레 하면서 쓰던 소품이나 장식들을 하나도 못 버리고 다 가지고 있었거든. 그거 다 가져올게!”
소망이 말을 거들었다.
“그럼 잘 부탁해!”
친구들이 마름질해 준 천을 수현이가 재봉틀 위에 올려놓고 빠른 속도로 꿰매어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흐흐응~”
“작년에 연극부 친구들한테 수현이가 옷 만들어주던 때가 생각나네.”
오후 11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각에서 재봉틀이 멈추었다.
“자, 다 끝났어! 이건 미소, 이건 성미 거……. 그리고 장식은 화영이가 만들어서 가져올 때 같이 달면 될 거 같아! 근데 배고프다, 그지?”
“응? 우린 벌써 저녁 먹었는데. 오랜만에 저렇게 집중하면서 웃고 있는 수현이의 모습을 보니까 밥먹으라는 이야기가 입에서 나오지 않았어.”
“에에? 너무해!”
“하하하- 아직 저녁 못 먹은 사람들, 같이 저녁 먹자?”
수현의 엄마가 방문 너머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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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이야기의 제목은 뮤즈의 일곱 번째 싱글, 으뜸노래인 "A Song for You! You? You!!"를 이전 이야기의 스토리와 연관시켜서 패러디한 것입니다. 명목상으로는 모멘트 링 또한 싱글에 포함되지만, 그것은 의도 자체마저도 불순하다고밖에 볼 수 없었던 싱글이기에 본인은 이것을 번호로 부르지 않습니다. 번외로 간주했으면 간주했지.... 그래서인지 다른 뮤즈 싱글과 비교했을 때에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편이며 탯줄을 잘라내는 것을 직접 보는 것만큼이나 마음이 시렸기에, 본인은 가지고 있으되 듣지도, 뜯지도 않았습니다. 뮤즈의 9주년 기념 일곱 번째 싱글이 나오기 전까지는요. 이번의 일곱 번째 싱글은 "밤이 지나고 찾아온 아침해"라고 간주할 것입니다. 올해 3월 말에 나올 앨범이, 저의 생명이 다하고 그 이후로 저를 구성하고 있던 모든 양성자와 중성자가 소멸된 이후로 오직 저의 몸을 이루고 있던 양전자와 전자만이 쌍을 이루어 광자와 중성미자 이외에는 없어진 우주를 떠도는 그 날까지 만나게 될, 부디 마지막 싱글이 아니기를.
- 니지동 단편을 쓰고 가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