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의 러브라이브! - https://bbs.ruliweb.com/family/3094/board/181035/read/9502740
“흐응, 그럼 그 먹는다는 뜻이 진짜로 잡아먹는 뜻이 아니라, 다른 의미로 쓰이는 거라든가? 예를 든다면…….”
입꼬리가 올라간 마리가 손을 가슴 높이로 치켜들더니 두 사람의 뒤로 돌아갔다. 그때 카난과 다이아가 마리의 팔뚝을 양쪽에서 꽉 잡았다.
“생면부지의 분들에게 그걸 시전하려는 건 아니겠죠 마리?”
“지나친 장난은 금물이라구. 물론 두 사람을 보면 이해는 가지만~”
“헤헤 농담이야~ 하나마루는 이래뵈도 상상력이 풍부해서 가끔씩 그러니까 이해해줘? 샤이니~”
마리라고 불린 키 큰 금발의 여학생이 왼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휴우~”
“다행이다…….”
두 사람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여기 장난꾸러기들 대신 사과드릴게요.”
“아니, 괜찮아요…….”
“…….”
진한 자주색의 생머리의 여학생이, 턱을 손으로 괸 채로 넷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네 인어들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
“리코쨩,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네?”
“아, 아냐! 딱히 신기하다든가, 놀랍다든가, 그런 건 아니고…….”
요우가 싱긋 웃으며 던진 말에 리코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그리고 자신들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리코와 눈이 마주친 네 사람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기 리코쨩 말야, 엄청 예쁜 것 같아~ 그지?”
“응! 뭔가 눈이 엄청 빠져들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꼭 모델 같아!”
“리코쨩 부끄러워하고 있어~”
“아냐! 여기 이 분들이 훨씬 예쁘다구! 치카쨩, 요우쨩 안그래?”
당황한 리코가 해민이의 상체를 감싸쥐고 치카와 요우 쪽으로 돌렸다.
“저, 저기……, 리코쨩…….”
해민이가 들릴 듯 말 듯하게 중얼거렸다.
“어, 미, 미안! 내가 너무 심했지? 사실 나도 엄청 당황해서, 그리고……. 아, 엄청 덥다, 그지?”
일부러 과장해서 손부채질을 하고 있는 리코의 얼굴이 알아볼 정도로 빨개져 있었다.
“근데 리코쨩 있지, 저 친구들하고도 엄청 잘 어울리지 않아?”
“그렇네요. 더 자세하게 생각하자면 이쪽 리더님하고요. 이쪽 리더님은 치카나 호노카씨보다는 니지가사키의 아유무씨 같은 느낌이었고 리코씨도 아유무씨하고 비슷한 느낌이었으니까요.”
“아, 리코쨩, 저기 있잖아, 리코쨩은 해민이하고도 예전에 알고 지냈었지?”
"뭐 그랬었지."
"마침 재미있는 게 생각났어. 나중에 말이지, 해민이나 소연이가 노래부를 때 반주해줄 수 있어?"
"뭐 문제는 없지만…….”
리코가 순간 떠올렸다.
바닷가의 바위에 앉아 있는 해민이가 손을 모은 채로 노래를 부르는 앞에서 자신이 반주를 해 주는 상상이었다. 해민이의 분홍색 꼬리지느러미가 저녁의ㅡ 햇빛을 받아서 진한 푸른색의 바다와 하늘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저무는 햇빛을 받아서인지 발그레진 얼굴의 해민이가 자신을 손짓으로 불렀다.
"리코, 앞으로도 나에게……, 아니 나와 계속 함께해줘?"
"으, 으응?"
해민이가 자신의 뺨을 두 손으로 붙잡았고 서서히 자신의 얼굴로 해민이의 입술이, 정확히는 얼굴이 다가왔다. 그러다가 해민이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닿았다. 그리고 리코는 자신의 다리에서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눈을 떴을 때는 자신에게서도 다리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연한 분홍색의 꼬리지느러미가 있었다.
"그럼 이제 리코쨩은 나와 계속 함께야. 이대로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해민이가 인어가 된 리코의 손을 잡고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 해민이의 말에 저항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없이, 같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바닷속에서 둘은 손을 잡은 채로 나란히 우치우라 앞의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해민이가 산호와 바위 사이의, 바깥에서 잘 보이지 않는 모래 위로 자신을 이끌었다. 그러더니 해민이가 몸을 돌려서 자신을 해저로 밀어서 눕혔다. 해저의 하얀 모래 위에 누워 있는 자신의 위로 해민이가 몸을 포개왔다. 자신의 꼬리 위로 해민이의 꼬리가 포개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리코가 눈을 감았다. 그 때 해민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저기 리코쨩? 얼굴이 엄청 뜨거워! 어디 아픈 거 아냐?"
자신의 앞에 있던 해민이가 걱정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꼬리지느러미의 물기를 닦아 내어 어느 새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온 채로.
"아, 아니야! 난 사실 더위를 좀 많이 타서 말이지~ 괜찮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줘, 응?"
"혹시 또 리코쨩이 뭔가 재밌는 상상을 했다든가? 리코쨩은 이래뵈도 감수성이 풍부하단 말이지!"
마리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리코에게 들이대었다. 얼굴이 벌개져 버린 리코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럼 저쪽 섬에 직접 갔던 네 사람은 인어로 변했다는 거네?”
“뭐 그렇죠. 근데 나머지 여러분들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여기 두 분은 이상한 샘에 직접 뛰어들지 않았는데도 인어가 되었거든요.”
다이아가 미심쩍어하면서 말했다.
“흐음, 그러면 직접 바다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면 되지 않을까?”
“마리, 그렇게 천하 태평하게 말할 일이 아니라고요!”
“아, 그럼 직접 내가 확인해 볼게!”
소연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우치우라에 올 때 입고 있었던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은 채로 신발을 벗고 토치만을 나섰다.
“잠깐 일단 거기 서세요!”
“빨리 따라가자구, 다이아!”
카난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소연이를 쫒아갔다. 그렇지만 소연이가 저만치 앞서서 바닷가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카난의 뒤를 따라서 뛰어간 모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이전의 사쿠라우치 리코처럼, 바다로 풍덩 뛰어드는 소연이의 모습이었다. 밀짚모자만이 머리에서 벗겨져 나가서 바닷가에 떨어진 채로. 그리고 허리 아래가 은빛 꼬리로 변한 소연이가 물 위로 튀어나왔다.
“여기 봐~! 나도 인어가 되었어!”
손을 혼들어 보이는 소연이를 보면서, 남은 2학년들이 서로 바라보았다. 다른 아쿠아 멤버들도.
“그럼……, 우리 말고 남은 멤버들도 저렇게 되는 거야?”
“어…….”
물기를 닦아내어 어느 새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온 수현이와 해민이가, 소연이의 모습을 보면서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일단 바다 밑을 보고 올게!”
“거기 소연씨! 설마 아무것도 안 입고 들어갈 건 아니죠!”
다이아가 손을 입에 대고 크게 소리를 쳐댔다.
“어어? 앗!”
소연이가 깜짝 놀라서 두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잠깐, 그럼 조금 전에 인어였다가 사람으로 돌아온 이 둘이 도로 인어로 바뀌어도…….”
마리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바닷물을 두 손으로 뜨려고 했다. 그러자 다이아가 수현이에게 했듯이, 마리의 머리를 손날로 내리쳤다.
“조금 전에 의도하진 않았지만! 카난하고 같이 확인했다고요. 인어로 다시 바뀌었을 때는 이전에 입었던 티아라라든가, 비키니 탑이라든가, 그런 것들은 그대로 착용한 상태였거든요? 변태.”
마리가 자신의 가슴을 뒤에서 주물주물하려던 것을 떠올리면서, 다이아가 마리를 매도했다.
“하하, 농담이고~ 자 여기!”
“설마 이상한 걸 입히려고……, 다행이군요. 뭐 이 정도면 괜찮을지도.”
“고마워 마리쨩!”
“별말씀을~ 그럼 렛츠 샤이니~!”
마리가 비키니 탑을 위에 걸친 소연이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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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리코쨩은 수수하고 소극적인 집순이이며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하필이면 파일럿이 아이다 리카코 씨인지라 그 설정은 산산조각이 나서 저 하늘 너머로 날아가 버렸지만요. 그리고 TVA에서는 백합 매니아에 동인녀 설정까지 붙어 버렸죠.
- 개인적으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만 묵히기도 아까웠기에 여기에서 다른 방법으로 재활용했습니다. 우미쨩이나 코토리쨩의 망상벽을 갖고 있는 아쿠아 멤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고, 그리고 백합 매니아에 동인녀 설정도 적당히 변용해서 물이 몸에 닿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어에게 키스를 당함으로써 인어로 변하게 되는 것을 상상하는 장면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벽쾅이 아니라 바닥쾅.... 그리고 다른 플레이아데스 멤버들의 반응은, 천천히 서술될 겁니다.
-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장소는 대구광역시입니다. 본적이 대구인데다 일이 있어서 대구로 내려왔고 추석 때는 그냥 서울에 집콕할 생각입니다.
리코쟝의 망상이...................?! 리코쨩, 무서운 아이! 엄청난 망상력이었습니다. 다행히도?! 플레이아데스멤버들는 와시와시의 마수에서 벗어났군요.
왁자지껄해진 샤론 멤버들과 대조되는 느낌의 길티키스 멤버들이라면? 에서 장난기 넘치는 마리, 백합망상의 리코를 떠올렸습니다. 요시코는 다음기회에...ㅋ 리코쨩은 코토리쨩이나 우미쨩과 비슷한 분위기니 망상력이나 뭐 그런것도 이어받았겠지! 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와시와시는 다이아쨩이 막아줄 테니.... 괜찮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