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14년 가을
글로 다 쓰자면 구질구질해지니
걍 덕질하려고 일본 넘어와서 어쩌다보니 취직도 하고 집도 사고 죽지 않고 살고 있네요
도일 당시엔 무슨 자신감으로 일본 대학원을 간다고 했는지..
뮤즈 4th 라이브 뷰잉에서 럽뽕을 맞고
이런 세계가 있다는걸 알고 난 후 갑자기 행동력 MAX를 찍은게 제일 큰 이유긴 하지만
요즘 생각하면 (귀찮아서) 안 할거 같은데 참 젊음이 좋긴 좋은가봅니다;
(물론 당시에도 그렇게 젊진 않았다...)
럽뽕도 럽뽕이지만
맞은 장소가 라이브뷰잉이였다는게 굉장히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은게
(당시는 아직 인프라가 별로긴 했지만)
그냥 애니나 노래, 게임이 메인이였다면 인터넷으로도 전부 주문가능하고
비용부담과 배송트러블의 위험이 있긴하지만 배대지를 쓸 수 있으니 매장 특전도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니
굳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도전을 안 해도 됐을텐데
하필이면 라이브 뷰잉에서 진짜 큰 충격을 받아서
'아, 뷰잉이 이렇게 즐거우면 현장은 얼마나 더 쩔까?'라는 생각 때문에 넘어간게 아닐까 싶네요ㅋㅋㅋ;;
당시를 생각하면 '1년에 많아야 2번 있을까 말까한 라이브니까, 라이브 할 때 해외여행 겸 가면 되지'라고 생각했을텐데
작금의 프로젝트의 확대로 인한 라이브&이벤트 러쉬를 생각하면
빨리 넘어가서 자리 잡길 잘 했다는걸 다시금 느낍니다;
여기에 올해 3월까지 있는 이벤트들만 생각해도 비행기값(LLC기준)만 최소 500이상 태웠을지라..;;
(애초에 한국에 있었으면 전부 가려는 생각을 안 했겠지만;)
뭐 비용이야 한국에서 돈만 많았으면 해결되긴 하지만
개인사업(이쪽이 더 빡세려나)도 아닌 직장인이 이벤트를 뛰자니
휴가 쓸 수 있는지 업무에 지장은 없는지 휴일이 일본이랑 안 맞는다는지 등의 문제가 산재했을걸 생각하면
개인적으론 넘어온게 정답이 아니였나 싶네요
리스크는
2020년 초~중반 같이 코로나가 터져서 이벤트들이 주루룩 취소되던 기간이라던지
2015년 12월의 '그' 방송같이
넘어온 목적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경우엔 데미지가 여간 큰게 아니지만요;
캐스트들 체력/건강이나 계약 상의 제한 등에 인해 점점 리스크는 늘어가지만
공식이 쉴세 없이 신규 컨텐츠를 전개해 주는게 다행이도 싶기도 하네요
그런면에선 의외로 오덕안(眼)이 날카로웠던건
서브컬쳐에서 어지간히 흥한 작품도 10년 이상 이정도 기세와 팬덤을 유지하는게 힘든데
빠져도 딱 럽라에 빠진것도 하늘의 인도하심이 아니였을까....
2023년은 럽라 흥행의 시발점이였던 애니화 10주년에
어찌보면 최대 컨텐츠 중흥기가 될 수 있는 해이기에
(뮤지컬, 니지욘, 하스노소라, 환일, 니지OVA, 슈스3기, 슼타2..? 등등)
일본에 있길 잘했다...싶네요
이미 한국쪽 인맥이나 기반은 가족 이외엔 전부 날아간 상황이라
(맛폰에 카톡도 안 깔려있는 1인)
그냥 이대로 쭉 일본에 살거 같긴하네요;
(잡설이지만 작년 카톡 난리났을 때 라인으로 싹 넘어왔으면 좋았을텐데 혀를 찼...)
영주권 최소 자격기간이 거주력 만10년인지라
아직 1년 반 정도 남긴했습니다만 일단 영주권까지는 따보지 않을까 싶네요
(이민은 메리트가 거의 없어서 진즉에 고려사항에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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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일본 유학이나 취직을 고려하시는 분이 계시면 조언..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이제와서 일본 사회의 성장성, 장래성이라던지 개인의 커리어 업 등을 바라보며 오시면 큰 실망을 하실 수 있으시니,
월급쟁이든 사업전개든 진짜 한국에서 벌 수 있는 순수익의 2배 이상 견적 안 나오시면
어느정도 포기하더라도 덕질/개인적 만족이 우선이란 스탠스로 오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일본온게 16년도 10월 1년안에 취업못하면 걍 한국가서 적당히 아무거나 하고 살려고 했는데 다행히 3개월안에 취업을 해서 지금도 살고 있습니다 일단 여기는 후쿠오카라 수도권이랑 너무 멀다보니 많이 즐기면서 살진 못하지만 말이죠... 대체로 공감가는 말씀인데 특히 일본은 대단한 인생역전보다 걍 소소하게 유유자적하면서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드네요. 뭐 향상심이 많은 분들 입장에서 좋은 곳은 아닐 수 있겠네요
전 후쿠오카현민으로 심심한 위로를....ㅠㅠ 그나마 요즘엔 예전보다 전직을 많이하는 추세라 주변에도 전직하는 분들/오는 분들이 많은지라 수도권으로 전직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지만도.... 막상 전직을 하자니 캐리어가 꼬인것도 있고 이미 터전을 이쪽으로 잡아버려서 저는 인사이동 아니면 도쿄는 그냥 놀러가는 거 아니면 힘들어 보입니다ㅋㅋ쿠ㅜ
코로나 전까지는 이직도 좀 생각해봤는데 이제는 걍 포기했네요 사실 후쿠오카 자체는 정말 살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수도권이랑 멀어서 이벤트 참가하기 힘든걸 빼면요 하지만 나름 일본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경제권인데 서드 투어에서 빠진건 좀 너무했어요..
전반적으로 이번 리에라는 서일본쪽이 굉장히 소홀했죠; 다른데는 둘째치고 미야기가 뽑힌건 도쿄랑 가까운 점도 있겠지만 다테쨩 버프가 컸을거고... 그런면에선 논쨩 고향인 미야자키도 원찬스 있었겠지만 가뜩이나 후쿠오카에서도 가기 애매한데라...;;
저도 라이브 하나만 보고 작년부터 나고야에 취직했습니다.. 관동 이외에는 그나마 제일 나은것같긴 합니다만 언젠가 꼭 도쿄 가고싶네요ㅋㅋ
퇴직하면 갈수 있을거 같긴한데...,ㅠㅠ(복권이 당첨되면 파이어하는건데..ㅋㅋㅋ)
일본에 프로그래머 친구분들 많이 알고 있는데 저한테 계속 일본취업 할생각 없냐고 묻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미래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hmmpt....
일본이 전반적으로 고급 프로그래머 가뭄이라 어디가든 취업은 가능할거고 님 스펙이면 키엔스 연구소가서 미친듯이 벌 수도 있을겁니다(다만 여가가 없을 뿐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