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가구 중 51.9%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단독주택 주거 가구가 29.6%라고 하니 전체 가구의 70%가 집합주택에 산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거 생각하면 아파트 관련 법들이 꽤 많을 거 같은데, 의외로 법적으로 허술한 것도 많다.
(솔직히 아파트 거래에 대한 건 많은데 주거 자체에 대한 법률이 미비하다)
1. 실내 흡연.
아파트 살면 다들 겪는 스트레스 중 하나가 실내흡연이다. 정확히는 집 안에서 흡연하는 건데, 이거 불법이 아니다. 아무리 금연아파트라고 지정해도 자기 집에서 담배 피우는 건 단속할 수가 없다. 웃기는 건 그나마 관련된 법령도 금연구역 안내판 정도 붙이라는 거 뿐이다.
2. 층간 소음.
실내 흡연 이상으로 끔찍한 게 층간 소음인데, 이것도 '고의로 피해를 주기 위해 일으키는 일정 수준 이상의 소음'이 아니면 불법이 아니다. 당연히 '생활소음'이나 '의도하지 않은 소음'이라고 하면 그만이다. 법령에도 '노력', '협조' 같은 둥글둥글한 단어만 있지 직접적인 처벌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러니 피해자 입장에서는 미칠 수 밖에 없지. 웃기는 건 층간소음에 항의하러 찾아가는 건 처벌 대상이다.
3. 악취 문제.
실내 흡연과도 닿은 내용인데, 악취 자체에 대해서는 법적인 처벌이 없다. 예를 들어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두는 사람이 있어 이웃에 악취가 풍겨도 할 수 있는 건 없다. 지자체에 신고해도 할 수 있는 건 '계도', 그러니까 '청소하시면 안 될까요?' 밖에 없다. 당연하지만 악취는 해충으로 인한 문제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역시 규제할 수 있는 법령이 없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같은 건물에 대놓고 피해를 미치는 빌런이 살아도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온 나라가 아파트 짓는 데만 신경쓰지 정작 그 아파트에서 살아가는데에는 신경을 안 쓰고 있다. 다들 아파트를 짓고 팔아서 돈 버는 것만 생각하는 거지.
참고로 두 손 놨다고는 못 하니까 '조정위원회' 같은 게 이거저거 있는데, 직접 확인해보면 지겹도록 '이웃끼리 화해해라' 같은 소리만 한다. 괜히 위 문제들로 강력범죄가 일어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