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기를 지금 쭉 보고 있는데 3세트 밴픽이 많이 이상하더군요.
어떤 부분이 좋지 않았는지 한번 보려고 합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아펠-세트가 서로 풀린 상황에서 아펠을 가져오냐, 세트를 가져오냐는 취향 차이죠.
아프리카가 아펠리오스를 가져오고, KT가 세트와 노틸러스를 가져갑니다. 여기까지 OK
그 뒤 아프리카는 루시안을 가져옵니다. 여기까지도 괜찮습니다.
이미 아펠리오스가 나왔으니 루시안은 탑 혹은 미드일텐데, 루시안을 실질적으로 사용 할 수 있는건 탑인 기인 선수뿐입니다.
KT 입장에서 '루시안은 기인(탑) 고정이다' 라고 생각하고 밴픽을 해도 무리가 없죠.
KT는 '만약에 미드 루시안이면 어쩌지?' 라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드 루시안은 난이도가 꽤 있는 픽입니다. 또한 동시에 챔피언 자체가 원거리 딜러죠.
미드 메이지 위주의 픽 위주로 잘 다루며, 그 외의 탱커나 판테온 같은 스킬 기반 챔피언에 특화되어 있는 플라이 선수가 100퍼센트 활용 할 수 있는 챔피언이 아닙니다.
즉 만약에라도 아프리카가 미드 루시안을 쓴다고 한들, 그건 플라이 선수의 역량을 스스로 억제하는것이 되는겁니다. 쓰면 손해죠.
그러니 KT 입장에서, 루시안은 '기인의 탑 루시안'이다. 라고 확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프리카 입장에서 보면, 세트는 레이(탑) 고정입니다. 쿠로 선수 역시 세트를 100퍼센트 활용 할 수 있는 성향의 선수가 아니니까요.
여기까지는 아펠-세트 나눠먹기에, 아프리카 프릭스가 세트 상대로 루시안을 뽑았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주 무난하고 괜찮습니다.
문제는 다음에서 아프리카 프릭스가 무리수를 둡니다.
아프리카는 3픽으로 소라카를 뽑아버립니다. 엄청난 무리수임과 동시에 말이 안 되는 밴픽입니다.
이게 왜 무리수냐면
1. 앞서 말씀 드렸듯 기인(탑) 루시안 고정
2. 아펠리오스가 있으니 바텀 소라카 아님
3. 먼저 조합을 보여줘야 하는 블루팀 입장에서, 노틸 상대로 서폿 소라카일 가능성 없음.
4. 정글 소라카는 절대 아님.
그럼 남는게 플라이 선수의 소라카입니다. 이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만약 기인 탑 소라카에, 플라이 미드 루시안이면 어쩌냐고요?
앞서 말했듯 플라이 선수는 미드 루시안을 100퍼센트 이끌어 낼 수 있는 성향의 선수가 아닙니다.
또한 팀에서 캐리롤을 맡고 있는 기인에게 소라카를 쥐어주는건 아프리카의 전력을 오히려 깎아먹는 선택입니다.
기인 소라카에 플라이 루시안이면 KT입장에서는 땡큐입니다. 아프리카가 스스로 전력을 약화시키니까요.
그러면 KT 입장에서 봐볼까요?
기인-루시안, 플라이-소라카, 미스틱-아펠리오스. 확정 상태. 바로 세주아니 픽합니다.
플라이가 미드에서 소라카를 플레이한다면, KT 입장에서 교전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세주아니 같은 초식 정글러를 픽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만약 KT가 라인스왑을 예상했다면? 플라이의 탑 소라카를 갱으로 잡아먹기 매우 편합니다.
아프리카는 루시안-소라카로 탑-미드 밴픽 심리전을 의도한듯 했으나, 심리전은 커녕 본인들 라인을 스스로 확정 지으며 카드를 전부 보여준 셈이 되었습니다.
정말 긍정적으로 본다면, 여기까지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기인 루시안, 플라이 소라카 들켜도 상관없어! 후반 가면 기인 미스틱이 다 해줄거야! 라는 믿음에 차있는 밴픽일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밴픽도 아니었습니다.
KT는 이미 상대방 라인과 픽이 보이니까 티어 높은 정글러 저격밴을 들어갔고, 아프리카는 원딜들의 카운터인 야스오와 이렐리아를 밴해줍니다.
KT는 카이사를 뽑습니다. 마지막까지 노틸러스로 심리전을 하는 모습입니다.
그 뒤 아프리카는 브라움을 뽑습니다. 원딜들 지켜주기에 좋은 픽이니까 OK.
그런데, 마지막 픽으로 아프리카는 카서스를 뽑습니다. 소라카 조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입니다.
이게 왜 조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거냐면, 라인 소라카의 핵심 중 하나는 메인 탱커입니다.
팀에서 탱커가 탱킹을 해줌과 동시에, 소라카가 딜러 혹은 브루저에게 힐을 해주는 미친듯한 유지력으로 싸우는 조합입니다.
메인 탱커+소라카+원거리 딜러+서브 딜러(브루저 혹은 딜러)+서포터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정글쪽에서 탱커를 뽑아야 조합의 완성이지만, 아프리카는 카서스를 뽑으면서 조합을 망칩니다.
소라카가 딜러들에게 힐을 줄동안 버텨줄 탱커가 없고, 그렇다고 apk처럼 노 탱커+파이크를 기용하면서 극딜 조합을 노리는것도 아닙니다.
소라카를 뽑긴 뽑았는데 앞에서 버텨줄 메인 탱커가 없는 애매한 조합. 탱킹도 극딜도 안 되는 어정쩡한 조합이죠.
라인을 전부 공개하면서까지 기인과 미스틱을 믿는 밴픽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벽한 탑 소라카 조합을 짜는것도 아니었습니다.
절대 좋은 밴픽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KT는 상대 조합 전부 보고 노틸을 미드로 보냅니다.
플라이의 미드 소라카면 기적의 1분 1갱이 가능할거고, 기인의 미드 루시안이여도 노틸이면 버틸만 하죠.
밴픽부터 무너진 게임이었고, 인게임 플레이는 처참했습니다. 탑 고속도로에 세트 아무도 못 막아서 게임 그대로 터졌습니다.
미드 라이너인 플라이 선수에게, 소라카를 쥐어주고 탑으로 보낸다? 보내놓고 잘하길 바라는게 이상하죠.
정리
1. 아프리카 프릭스는 밴픽 페이즈1에서 본인들의 라인과 챔피언을 전부 보여줬다.
2. 그렇다고 그걸 감수할만큼 좋은 조합을 짠것도 아니다. 오히려 좋은 조합을 짤 수 있는 기회를 망쳤다.
전 에이밍 바텀 텔 의미를 다르게 생각합니다. 탑은 무조건 이길테고 바텀도 카이사 라칸이면 라인전 2:2상성도 좋다고 보기힘들고, 탑뚤을려면 세주아니는 바텀을 못봐주는 상황이 옵니다. 그래서 그냥 힐로 라인전을 해보는것보다는 텔복귀로 인한 버티기가 더 수월하다고 판단했다고 봅니다. 거기다가 결국 중후반가서 에이밍 카이사의 바텀 대기로 인한 짤라먹기 변수를 위해서도 힐보다는 텔이 좋았죠. 실제로 밑에서 모였다고 판단되면 바로 투텔로 바론트라이를 했습니다. 뭐 1렙 좀 딜교 심각하게 말아먹는 장면은 큰 실수긴 했지만, 텔판단이 그렇게 오류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웃긴 게 뭐냐면 kt 밴픽도 상당히 좋지 않은 밴픽이라는 거임. 카이사 라칸에 카이사가 텔레포트를 들어서 바텀이 개박살났음. 근데 아프리카 밴픽이 그것보다 백배 천배 만배 안 좋아서 이긴 거임. kt도 피드백 잘해야 됨.
맞습니다. 아펠 브라움이면 교전이 절대 만만한 조합이 아닌데, 텔레포트를 선택한것도 아쉽죠.
저게 루시안부터 좀 꼬인 느낌도 있음. 소라카는 딜탱류 챔피언이 한 번에 안죽으면서 유지력으로 다시 살아나서 지속딜을 하는 게 중요하고 그래서 올라프같은 픽과 조합을 많이 하는 건데 2 3픽에서 루시안 소라카를 뽑아버리면 일단 kt 입장에서 소라카 조합은 견제할 수가 있음 실제로 올라프 자르반 바로 밴해버렸고 그럼 아프리카 입장에서는 2픽에 루시안을 뽑은 이상 3픽에 소라카를 뽑는 게 아니라 바텀을 완성시키거나 아니면 정글을 뽑고 45밴 페이즈까지 가서 소라카 조합을 포기하든가 아니면 kt의 45밴을 보고 그 때 가능하면 완성시키든가 했어야 할 것 같음.
3픽에서 소라카가 아닌 자르반처럼 무난한 정글러를 뽑는게 좋았을것 같습니다. 소라카는 정말 아니었어요.
오리겐의 교훈 실패
탱커 없는 소라카 조합...
레이 따위 굳이 기인이 나설 필요 없이 플라이로도 충분하겠지 이러며 함부로 라인스왑 했다가 그낭 개박살난거. 밴픽도 그렇고 플레이도 그렇고 그냥 앞이 킅을 ㅈㄴ 얕본거임
소라카를 탑으로 보낸건 정말 KT를 얕본건가 싶더라고요. 리스크가 너무 큰 선택인데 말이죠.
전 에이밍 바텀 텔 의미를 다르게 생각합니다. 탑은 무조건 이길테고 바텀도 카이사 라칸이면 라인전 2:2상성도 좋다고 보기힘들고, 탑뚤을려면 세주아니는 바텀을 못봐주는 상황이 옵니다. 그래서 그냥 힐로 라인전을 해보는것보다는 텔복귀로 인한 버티기가 더 수월하다고 판단했다고 봅니다. 거기다가 결국 중후반가서 에이밍 카이사의 바텀 대기로 인한 짤라먹기 변수를 위해서도 힐보다는 텔이 좋았죠. 실제로 밑에서 모였다고 판단되면 바로 투텔로 바론트라이를 했습니다. 뭐 1렙 좀 딜교 심각하게 말아먹는 장면은 큰 실수긴 했지만, 텔판단이 그렇게 오류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저도 텔 판단이 무조건 틀렸다까진 아닌데, 아펠 브라움 상대로 텔이 좀 위험한 선택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본인들 조합이 상대방을 완전히 압도하거나, 아니면 견제형 조합 상대로 밀리는게 아니었으니까요. 카이사-라칸이면 아펠-브라움 상대로 교전 위주 스펠을 드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교전 위주 메타인만큼 제가 개인적으로 텔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점도 있습니다.
비닐캣
밴픽을 누가 주도할건지 팀 내에서 상의하는게 좋아보입니다. 선수가 되었든 코치가 되었든 오늘은 좀...
삭제된 댓글입니다.
Piggro
노틸과 세주아니가 있었으니 뽀삐도 좋았을것 같습니다. 이때 꺼내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탱커뽑는게 좋았겠지만 안뽑을거면 모르가나라도 뽑았어야 좋았을거라고 생각되네요 브라움 잘쓴편인데도 힘든게임이었으니
탱커만 있었다면 서포터의 경우 CC 대비쪽으로 모르가나가 있어도 좋았겠네요..
저조합의 경우 그냥 소라카대신에 미드갈리오를 가는게 더 좋았을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경우 미드정글이 ap라는 점이 걸리긴 하지만 기인의 탑루시안이라면 충분히 커버되는 밴픽이었을거 같네요.
소라카 쪽에서 꼬인거라 3픽에서 다른 픽을 뽑았다면 말씀하신 갈리오도 괜찮았을겁니다.
분석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