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온 비판 대부분은 지난 3차에 걸친 클베 때 이미 다 나왔던 내용들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까지 주구장창 비슷한 내용으로 비판과 문제 제기를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펄어비스는 이런 요소들을 모조리 탑재한 채 오픈 베타를 시작했다는 뜻이 되겠죠.
이건 게임의 콘셉트, 또는 아이덴티티를 이런 쪽으로 잡았다는 뜻입니다. 느리고, 불편하게, 그리고 정보는 최소한으로(지식 습득이나 친밀도, 공헌도로 대표되는). 유저들이 능동적으로 행동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면서 그들의 관계에서 자연 발생하는 커뮤니티 콘텐츠를 게임 전반에 걸쳐 확장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낚시를 제외한 다른 생활 콘텐츠 및 전투 콘텐츠가 생각 외로 부실하다는 점도 이런 의견을 뒷받침합니다. 블소의 매력은 액션 게임을 방불케 하는 전투와 룩딸에 있으며, 아키에이지는 비교적 높은 자유도와 다양한 콘텐츠에 유저의 마음이 이끌렸음에도 불구하고 막장운영으로 개말아먹었죠. 여기서는 두 가지 게임만 예로 들었지만, 지금까지 흥망성쇠를 거친 수많은 온라인 게임들은 이름을 꺼내면 딱 이거 하는 고유 요소가 한 가지씩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검사는 그것이 없습니다. 존재감이 없는 사람인 것처럼,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지우는 데에만 혈안이 된 것처럼요.
추가 직업 소식은 있지만 그것이 '직업'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바꿔 말하면 '직업' 그 자체가 게임를 변화시킬 만한 파워를 가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테스트에서 파티 플레이는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여럿이 같이 한다'는 개념이었는데, 그것은 탱딜힐로 대표되는 고전적 역할 분담이 아니라 단순히 '머리 수가 부족해서 못했던 일을 인해전술로 해결'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즉 자이언트 풀팟으로 가든 각 직업 별로 1명씩 (임의)역할 배분을 하든 깰 퀘스트는 깨고, 잡을 몹은 잡는다는 것이죠. 쓸모 없는 직업은 없지만, 그렇다고 쓸모 있는 직업도 없다는 식입니다. PvP는 조금 양상이 다르지만...
다른 MMO에서 레벨은 거의 전투를 통해서만 올릴 수 있으며, 레벨이 깡패라고 고렙만 되면 못하는 게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다들 효율적인 스킬 트리, 효율적인 사냥 동선을 짜 빠른 시간 동안 레벨업을 하는 것에 플레이 흐름이 고정되어갔죠. 그렇게 해도 결국엔 즐기지 못하는 콘텐츠 따위 없으니까요. 오히려 고렙이 되어야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으면 있지, 그 반대는 없었죠.
검사도 비슷하긴 합니다. 일단 퀘스트 경험치보다 전투 경험치가 훨씬 많고, 퀘스트로 얻는 확정 장비도 (일단은)몹 드랍을 통해 입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플레이 할 때 닥사 중심으로 캐릭터를 육성하면 즐길 수 없는 콘텐츠가 너무 많아집니다. 공짜 펫을 주는 퀘스트도 못하고, 무역의 기초를 다질 수도 없고, 생산 요령도 못 잡고, 거래소 이용하는 법도 못 배우고, 노드가 뭔가요? 우걱우걱에, 큐베 같은 흑정령이 가자는 대로 가다보면 마을에서 엄청나게 멀어지고(귀환도 없는 게임인데), 심지어는 이 게임의 유일하다시피 한 완성된 콘텐츠인 낚시와도 거리가 멀어집니다. 지식은 빨리 얻겠지만 공헌도나 NPC 친밀도도 바닥일테고, 무엇보다 50을 찍는 순간 PK가 해금되는데 그 상태에서 생활 콘텐츠를 하다간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겠죠. 레벨업은 빠른데, 검사의 '좋은 점'을 대부분 버리고서 진행하게 된다는 겁니다.
결국은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투가 메인이고 마을 퀘스트가 서브가 아닌, 마을 퀘스트가 메인이고 전투는 생활 콘텐츠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양념 정도라고. 생활형 콘텐츠는 다른 유저와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지니며, 다른 이와의 소통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기능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회사가 의도한 검사의 존재의의가 아닐까 하여 위의 장황설을 늘어놓은 것입니다.
한 줄로 줄이면 '너희가 알아서 해, 우린 밑밥 깔아줬다' 쯤 되겠네요.
펄어비스가 점검과 필터링을 제외한 게임 속 문제점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증거는 또 있습니다. 검사는 일찍이 게임을 단일 서버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입을 턴 바 있었는데, 많은 이들의 헛된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그냥 수용 인원이 엄청나게 많은 서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의 월드가 검사에서는 서버 규모이고, 기존의 서버가 검사에서는 채널 단위라고 이야기했죠. 다른 MMO와 실질적인 서버 구조가 동일하다면, 월드가 서버가 되든 서버가 채널이 되든 그냥 말장난에 불과한 것 아닐까요?
그럼 여기서 의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존의 채널, 즉 인게임에서 자유롭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인스턴스 영역이 검사에는 있는가? 잠깐 접속해서 확인한 바로는 그런 건 없다 딱히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검사의 '채널'에 한 번 들어가면 최소한 인게임에서 사람 적은 곳으로 임의이동하여 사냥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럼 채널으로서 의미가 없죠, 그냥 졸라 큰 서버 밑에 채널을 안 둔 것 뿐이지.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바와 같이 이러한 '(사실상)서버 밑에 채널 없는' 어처구니 없는 구조는 실제로 몹의 돌연사, 집단■■, 퀘스트 수행 불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일 서버네 뭐네 1년 동안 주둥이질 할 시간은 있었으면서, 뻔히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할 시간은 왜 부족했던 것일까요? 어쩌면 예상했기에 방치했을 수 있습니다. 부족한 몹을 사냥하기 위해 파티를 하거나, 사냥을 포기하고 생활 콘텐츠로 빠져나가게 (강요에 가깝게)유도하는, 또는 광활한 필드를 탐험하여 전인미답의 임프 소굴을 발견하는 식의, 유저들이 알아서 그들 만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말이죠.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도가 아닌, '눈 앞에 닥친 불가능한 일을 회피함으로써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자유를 찾는' 식의 자유도, 그것이 검사의 자유도라고 생각합니다. 아니었다면 오베 첫날 임시 점검 하면서 쓸데없이 신 서버 추가하지 않고 채널을 확장한다든지, 또는 몹 분포도나 리젠률을 상향시켜준다든지 했겠죠.
검은사막은 참신함 게임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유저들이 원하는 형태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유저가 알아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 게임 스타일은 서양의 그것에 가깝지만, 그들보다도 훨씬 접근성이 부족하고 튜토리얼 등의 유저 편의도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습니다. 하면 재미있지만, 재미를 느끼기까지의 진입장벽이 어처구니 없이 높게 설정된 셈입니다.
유저가 알아서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분쟁 사항(오토나 해킹 제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닌자나 스파이 행위로 인한 피해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길막이나 사냥터 통제 등의 트롤링도 (다소 과잉해석이라는 느낌은없지 않으나)용인될 거라고 봅니다. 말로 해서 안 되면 힘으로 해결하고, 힘으로 안 되면 연합이나 여론 조작을 통한 따돌림 등의 다른 수를 쓰면 되니까요. 회사 측은 유저들이 정말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만 개입하게 될 것입니다.
크게 판을 벌여 시작한 만큼 업데이트도 빈번히 이루어지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UCC가 목적이라면 회사 측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검은사막'을 만드는 데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오히려 게임 속에 마련된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유저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날테니 그쪽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C9에서 PD 바뀌고 나서 폭풍처럼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던 전례를 고려하면, 사장 성향이 원래 '판은 크게 벌이는데 업데이트는 잘 안 하는' 쪽일 수도 있고.
아래 두 문단은 위의 내용에서 추리한 극히 개인적이고 편협한 결론 도출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는 이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오베 초반이라서, 또는 조만간 크게 한 건 터뜨리려고 하는데 유저들이 게임의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성급한 비난을 하는 것일 수도 있죠. 슈퍼 갑 다음 측에서, 아직 1년 간의 클베 데이터가 정리되지 않은 펄어비스에 오픈 베타를 종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검은사막 측에 이 말 한 마디만은 꼭 전하고 싶습니다.
임마 여긴 대한민국이야 대한민국에서 서비스 할 거면 좀 대한민국 유저들이 할만한 게임을 내놓으라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분위기는 닥사로 49찍고 무역으로 돈 잔뜩 벌어서 카오용 부캐 만들어 카오길드 가입한다음 카오부캐로 본캐 발닦개로 쓴다네요. 거대길드가 이런 식으로 발닦개 카오틱 길드 운영하면서 무역독점하면 겜끝날듯..
현재 분위기는 닥사로 49찍고 무역으로 돈 잔뜩 벌어서 카오용 부캐 만들어 카오길드 가입한다음 카오부캐로 본캐 발닦개로 쓴다네요. 거대길드가 이런 식으로 발닦개 카오틱 길드 운영하면서 무역독점하면 겜끝날듯..
현재로선 판단이애매한게 검은사막의 나머지 절반인 공헌도가 작동을안함 = 검사가 절반밖에안돌아가요~ 무역도 안되고 생산도안됨 생활컨텐츠는 오베초창기엔 막혀있는거지요 그리고 낚시가 완벽한컨텐츠라닠ㅋㅋㅋ
클베 당시에는 전투는 안 하고 오로지 낚시만 해서 레벨업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것에 준해서 본문 설명을 한 것인데, 개인차를 감안하지 않고 모든 이가 낚시에 대해 호인상을 가지고 있는 듯 이야기하여 혼란을 드리게 된 데에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재대로 안알아보고 하시는듯 몹들 돌연사같은경우는 7렙이전에 다른유저가 안보이는것 떄문에 일어나는일임;; 몹들은 자동이동경로에서 벗어나면 넘치도록많음
이미 아는 사실이었지만 특정 상황을 묘사하는데 임팩트를 주기 위해 일부러 저런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읽는데 혼란을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게임에대한 설명이 너무부족해서 왜 공헌도를 올려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올리면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 최소한의 튜토리얼은 해줘야되는데 그것이 너무 부족해서 그냥 보통 김치rpg하는식으로 하다보니 다른겜과의차별성도 그닥못느끼겠고.. 대부분의 유저들은 게임속의 다양한 생활컨텐츠등을 알기전에 다접을거같습니다 계속할거라면 차근차근 알아가야겠죠;; 아키에이지에서도 있었던 무역시스탬이라던가 그런것들이 근데 검사에서는 너무 노가다로만들어놓은게 아닌가싶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