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다녀왔는데, 주말동안 수면보충하거나 딸아이와 놀아주다 이제야 씁니다.
여행 자체에 대한 정보나 후기는 아래에 썼습니다.
https://www.ybtour.co.kr/eplg/episodeView.yb?travrvNo=20000022617
게이머로 봤을 때 여행 소감은
한마디로 너~무 멋지다. 그런데 패키지라 그래선지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카이로 기자 지구에서 홀로 여행온 20대 남자가 부럽더군요.
오리진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놀란 부분이 알록달록하게 채색된 신전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이집트하면 떠오는 건 피라미드를 비롯해 그냥 황토색 돌무더기였거든요.
그런데 이렇게나 아름다웠었다니... 한번쯤 꼭 가보고 싶었었습니다.
1. 실제 여행가보면 물론 돌무더기 천지입니다만, 2000년에서 보통 3500년 전 유적들에도 아직 그 채색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아래는 에드푸 호루스 신전 탑문 입구입니다.
- 게임상에서는 풍뎅이가 살던 그 신전. 오리진의 신전 그래픽은 대부분 어느정도 축소하거나 상상력을 발휘한 측면이 큽니다.
호루스 신전의 탑문 처마 아래에 남은 채색 부분.
2. 죠세르 왕의 피라미드는 오리진의 장엄한 모습과 달리.. 정말 50세기 이상 전 유물이란 느낌이 팍옵니다. 가루가 되어 날릴것 같은 모래빛 돌로 이루어진데다
부분부분 무너져 보수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6층으로 이루어진 마스타바 아래 무덤 현실은 발굴중이라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부근의 임호텝 박물관에서 계단식 피라미드
무덤 현실의 청록색 파피루스 타일양식의 벽과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미이라를 볼수 있습니다.
정말 광야에 떵그러니 남아있는 느낌. 실제 사이즈도 100여미터 정도라 예상보단 작았습니다.
3. 카이로 박물관은 현재 이전중이라 주요 유물만 남은 모습입니다. 내년에 이전한 곳으로 재개장합니다.
수많은 유물이 있지만 그중 도굴되지 않은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나온 유물들이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습니다. 유물량으로 카이로 박물관의 1/4을 차지한다는...
다른 유물은 몰래몰래 사진찍기는 건 봐주는 듯한데 투탕카멘 황금마스크는 폰카 돌아가는 순간 감시원의 NO~! 소리가 들립니다.
아래의 네모난 박스부분 한변이 10cm 정도입니다. 3500여년전에 이런 정교한 금속공예를 가지고 있었다니.
4. 나일강은 실제로 보면 정말 아름답습니다. 낮에도 강물을 들여다보면 맨아래 검은색, 그위 검은 연녹색, 연한 녹색, 약간 푸른색 층층이 보이고, 특히 석양무렵에는 황금색으로 빛나고 차츰 시간이 지나며 보라빛으로, 짙고 어두운 푸른색으로 점점 변해갑니다. 게임상에서도 아주 잘 구현했지만, 아스완의 석양지는 노을이 나일강에 비치는 모습은 직접 봐야만 알 수 있는 감동입니다.
5. 아부심벨
람세스 2세가 신이 된 신전으로 현재 있는 곳보다 60여미터 아래에 있던 신전이나 아스완 댐 공사로 상류의 수위가 상승하여, 수몰될 위기에 처한 유적을 분해, 언덕에 재조립한
신전입니다. 람세스 2세의 대신전 옆에 그의 왕비 네페르타리의 소신전이 있고, 이처럼 분해/조립한 신전으로 이시스의 필레(필라이)신전도 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람세스 2세의 각종 업적과 신들에게 공물을 바치는 람세스의 모습들, 그리고 최종적으로 오시리스같은 신이 된 람세스의 석상이 있습니다.
6. 하트셉수트 장제전
DLC에서 볼수 있는 룩소르의 왕가의 계곡에 있는 하트셉수트 장제전입니다. 말그대로 하트셉수트 여왕의 시신을 안치하는 장지이자 제사를 지내는 곳입니다만,
하트셉수트 여왕에 의해 유폐되었던 다음 파라오 투트모세 3세에 의해 하트셉수트 여왕은 왕가의 계곡에 뭍히고 그녀의 기록은 지워지거나 벽화 부조는 정에 찍히는 수모를...
아래는 복구 당시의 장제전 모습
장제전은 1960년대부터 20여년간 보수를 하였지만 아직도 왼쪽의 다른 신전들은 복구를 못한 상태입니다. 실제로 워낙 망가져 있던 상태라 지금도 복구를 하고 있지만 벽화 부조나 전체적인 상태가 아주 안좋은 상태입니다. 말끔해보이는 건 현대에 와서 재건축한 3층짜리 건물 뿐.
7. 카르낙 신전
이집트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신전으로 2000여년에 걸쳐 증축되어 15% 정도 발굴된 상태입니다. 내부의 대열주실이 유명합니다.
게임상에는 카르튜슈나 부조, 상형문자가 없고 그냥 채색된 기둥으로만 표시되었고, 기둥의 굵기도 훨씬 얇습니다. 저 부조의 그림 하나가 사람만합니다.
8. 피라미드는 거대하긴 거대합니다. 정말 상상이상으로 거대하더군요.
피라미드에 가린 그림자
대회랑... 들어가기 엄청 좁고 대회랑 전에 올라기는 길이 쪼그리고 들어가야해서 조금 힘듭니다.
전날 사막투어가서 액정을 반쯤 깨먹어서 제대로된 사진이 없...
9. 사막투어
도시에서 50여분 달려 사막으로 가서 사진찍고, 일몰 사진찍고, 베두인족 마을에 가서 물담배 빨아보고, 어두운 밤하늘 별 한번 보고옵니다.
사막 별하늘이라 기대했는데, 군대시절 강원도 별하늘이랑 별차이 없었습니다...
10. 이집트의 전통차인 히비스커스 꽃입니다. 오리진 게임내에서도 히비스커스 재배하는 붉은 꽃밭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11. 돌아와서 컴 앞에 앉아 오리진을 풀옵션으로 켜봅니다.
그래픽 쩐다고 느꼈던 오리진의 풍경이... 실사를 본 후 오징어가 되었습니다. ㅎㅎ...
유튜브 가보면 이집트 여행에 대한 수많은 악플과 좋지 않은 영상들이 많습니다.
쓰레기 날리는 거리, 짓다만 건물들, 말과 자동차와 걸어다니는 사람이 혼재된 도로,
어디간다는 표지판도 없이 돌아다니는 마이크로 버스, 흥정만 잘하면 1/10까지도 가격이 깎이던 호객잡는 노점상...
먹으면 줄줄싼다는 수돗물, 사는 사람마다 맥주값이 다른 펩시수퍼...
그야말로 카오스였습니다. ㅎㅎ... 그런데 그 카오스마저 여행간 재미있었습니다.
안내하시는 가이드 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고대인들의 세계관과 생각, 벽화 부조를 보다보면 그 매력에 빠져듭니다.
두번가라고 못하겠지만 한번쯤은 꼭 여행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와 실제로 다녀오셨네요 ㄷㄷ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