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1부 최종장 스포일러가 조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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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붉은겨울과 키보토스의 미래를 고찰하던 나에게… 참으로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것이 무엇인가요, 체리노 짱?"
"우리 붉은겨울 연방학원의 상징색은 무엇인가, 보안위원장?"
"붉은색입니다, 서기장님!"
"그렇다! 학생 제군들의 타오르는 피와 혁명 정신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바로 그것이 우리 붉은 겨울의 심볼이라고 할 수 있지!"
"허나 창밖에 펼쳐진 저 푸르른 하늘을 보아라! 이 ‘붉은’ 겨울의 영토에 저런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니, 그야말로 언어도단!"
"아, 예에…."
"이 건은 보안위원장이 맡아서 진행… 친위대 병력의 명령권을 잠시 보안위원장에게…" (쫑알쫑알)
(딴생각중)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이상한 거에 꽂혔구만….’
"보안위원장,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거지?"
"벼, 별 거 아닙니다, 서기장님! 서기장님의 놀라운 통찰력에 잠시 넋을 잃었을 뿐입니다!"
"후훗, 당연한 말을 새삼스레 하지 말게나, 보안위원장.
뭐, 무리도 아니지. 나조차도 스스로의 천재적인 능력에 종종 놀라고는 하니까."
"이 미친 수염쟁이 권위주의자 꼬맹이가 또 시작이네. ‘혁명’ 해버릴까?"
‘참으로 멋지십니다, 서기장님! 이 마리나, 감동했습니다!’
"으음?"
"헉!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방금 상당히 불순한 발언을 들은 것 같은데. 숙청당하고 싶은가, 보안위원장?!"
"아, 아니, 잘못 들으신 겁니다!
멋진 수염계의 권위자이신 서기장님의 혁명적인 발상에 감동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그런가? 뭐… 그 건은 넘어가도록 하지."
‘휴… 어찌어찌 둘러댔다.’
"그럼 잘 부탁하네, 보안위원장."
"네? 뭐, 뭐를요?"
"뭐냐니… 아까까지 얘기하지 않았나. 붉은 겨울 연방 영토 내의 하늘을 붉게 만들라고."
"…제가요?"
"그래, 자네가."
"에, 에에에에엑-?!"
'아니, 침착해. 어차피 체리노 회장의 기억력은 금붕어 수준이잖아.
자기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도 며칠이면 금세 잊어버릴게 뻔해.
어떻게든 이 자리만 무마하면!'
"그, 그 정도야 제게는 체룐카 초콜릿 까먹는 것처럼 쉬운 일이죠! 맡겨만 주시면…"
"믿음직하군! 그럼 오늘 중으로 끝내두게!"
"오, 오늘 중으로요? 그건 너무…! 시간을 조금만 더…"
"에에잇! 시끄러워! 이제 오전 간식을 먹으러 갈 시간이란 말이다! 알아서 다 처리해놔! 아니면 숙청해버릴 테니까!"
(10분 후)
"сука блять! 저 망할 꼬맹이, 지 좋을 대로 떠들어 대고 말야!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니, 무슨 수로… 그것도 하루만에?"
"아, 그러고 보니 최근에 붉은겨울의 모 연구소에서 홀로그램 기술 개발을 한다며 연구예산을 타갔지.
홀로그램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30분 후)
"…어어, 뭐지? 서류상으로는 여기에 연구소가 있어야 하는데…."
"응? 보안위원장님 아니십니까. 이 외진 곳까지는 무슨 일로?"
"아, 마침 잘 왔다. 근처에 있는 연구소를 찾고 있는데…."
"연구소? 웬 연구소?
…아, 혹시 그거 말하는 거에요? 유령 연구소 세워서 예산 빼돌렸다가 잡혀간 그 양반들?"
"뭐, 뭣! 유령 연구소였다고?! 그거 하나만 믿고 왔는데!"
"이렇게 된 이상 밀레니엄의 엔지니어부에 의뢰할 수밖에…. 분명 학원간 교류를 위한 예산이 편성되어 있었을 터."
"…아, 맞다. 그 예산은 내가 횡령해서 주식 투자했다가 꼴아박았지.
음, 완전 망했군. 어떡하지?"
(지나가던 베모씨)
"내가 좋은 방법 알려줄까? 키보토스 밖에 ‘색채’라는 존재가 있는데, 이곳의 위치를 알려주면 색채가 침략해서 붉은 하늘을…"
"너는 아가리해 십련아. 죽고 싶냐?"
"으으음… 붉은색 선글라스를 구해서 몰래 씌워 볼까? 체리노는 멍청하니까 통할지도 몰라.
그것도 아니면 일반 학생들을 포섭해서 단체로 하늘이 붉다고 거짓말로 우겨봐? 세 사람만 우기면 없던 곰도 만든다는 말도 있잖아.
아냐, 이건 오히려 역효과일지도…"
(몇 시간 후)
"공산주의가 하늘을 붉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피가 하늘을 붉게 만든다!
이거 그럴싸하지 않나? 아니라고? 네놈 트리니티의 앞잡이구나!" (정신 놓음)
"보안위원장님, 슬슬 가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시간이…."
"어? 벌써 노을이 지고 있잖아! 망했다! 이대로라면 또 화장실 청소당번… 가만, 노을?"
"후아암. 푸딩을 두 개나 먹어서 그런가 졸리군. 오늘은 일찍 자야겠어."
"후훗, 침실을 준비해 둘게요. 체리노 쨩."
"서기장님! 명을 받들어 온 붉은겨울의 상공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으응?"
"자, 보십시오! 보람찬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 그들을 비추는 붉은 빛!
이 아름다운 붉은 하늘을 보며, 학생들은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되새기고 다시금 힘을 내어 톱니바퀴를 돌릴 수 있게 되겠지요!
그야말로 붉은겨울 학원의 참된 모습 아니겠습니까?
서기장님은 여기까지 내다보시고 그런 명을 내리신 거였군요! 감동했습니다!" (아무말)
"으으응??"
'이걸로 부족한가? 더는 포장할 말도 없는데!'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보안위원장?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니 당최 무슨 소리인지."
"에? 서기장님이 그러셨잖아요? 오늘 중으로 붉은겨울의 온 하늘을 붉게 물들이라고!"
"내가… 그랬었나? 기억이 안 나는데….
토모에, 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 안 하지 않았어?"
"위대하신 서기장 동지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하지 않으신 거겠죠!"
"들었나, 보안위원장? 허투루 트집 잡지 말게! 난 그런 지시 따위 한 적 없어!
푸른 하늘을 붉게 물들이라니, 그런 멍청한 이야기가 어디 있겠나."
"없는 말을 지어내 날 음해한 죄로, 또 화장실 청소 당번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다만…"
"방금 달콤한 푸딩을 두 개 먹어서 기분 좋으니 봐주도록 하지! 고마운 줄 알게, 보안위원장!"
"……."
(철컥)
"총은 갑자기 왜 장전하는 건가, 보안위원장?"
"왜긴 왜야, 쿠데타다! 이 망할 꼬맹이이이-!!!!"
"헉! 쿠데타라니 어째서?! 내가 방금 넓은 아량으로 자네를 용서하지 않았나!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Заткнись урод!
Иди сюда!
Засранка, Щас по ебалу получишь!!"
"토, 토모에! 보안위원장이 갑자기 미쳐버렸어!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제 생각에는,
체리노 쨩이 내린 억지 지시에 하루종일 고생했는데 정작 체리노 쨩이 까맣게 잊어버리고 딴 소리를 하니까 이성을 잃은 것 같네요!"
"뭐? 아까는 내가 그런 얘기 안 했다며!"
"사소한 건 넘어가자고요, 체리노 쨩.
한 3일 정도 도망다니면 또 알아서 와해될 것 같은데 227호 특별반 한번 더 다녀오시죠?"
"거긴 푸딩도 없고 침대에서 벌레 나와서 싫다고-!!"
(끝)
왜 웃긴 ㅋㅋㅋㅋㅋ 뭔가 뒤틀린 오피셜스토리 같네용
스토리텔링 퀄리티가 괜춘하네요. 정독했습니다. `_`b
스토리텔링 퀄리티가 괜춘하네요. 정독했습니다. `_`b
왜 웃긴 ㅋㅋㅋㅋㅋ 뭔가 뒤틀린 오피셜스토리 같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