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최애 디지몬이 시드라몬 계열인 아주 마이너한 디덕인지라 아구몬의 진화루트는 신경쓰지 않고 플레이 했습니다.
글들을 쭉 보는데 그레이몬 계열이 최애이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루트로 빠져버리신 분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ㅎ
스토리
스토리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솔직히 기대를 하고 있던 팬이었는데 그 이상으로 잘 나와줬다고 생각합니다. 어드벤처 시리즈에 대한 오마쥬도 적절히 섞여 있어 그 시절 팬들에게는 어드벤처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쓴 티가 납니다.(저 역시도 그러했구요.) 무엇보다 어드벤처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많았기에 더욱 몰입해서 보게 되더군요. 하부 카즈마사가 어째서 '어른이 된 디지몬 팬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줄이겠습니다. 그래도 보고 싶으시다면 드래그 한 번 쭉 해보시면 되겠습니다..ㅎ 저는 1회차로 격정루트를 플레이했습니다. 최종보스가 최종보스가 되는 과정에서 무언가 작위적인 느낌이 없지 않았다고밖에 말씀드릴 수가 없겠네요. 약간 급발진스러웠다?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멘탈이 터진 상황이라 어떤 식으로 생각의 흐름이 흘러갈 지는 모르는지라 납득은 됐습니다.)
장르
디지몬 서바이브는 전형적인 어드벤처 스타일의 게임입니다. 여기에 미연시적인 요소를 집어넣은게 특징이겠네요. 맵을 돌아다니며 단서와 아이템을 찾고, 동료들과 대화하며 스토리를 진행하는 식의 게임인지라 일반적인 게임들에 비하면 게임성의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내릴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런 류의 스타일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 정도는 해봄직한 게임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전투파트는 SRPG의 형식을 띄고 있는데 SRPG는 굉장히 마이너한 장르입니다. 이 전투 스타일에서 진입장벽을 느끼신 분들도 꽤나 있구요. 물론 저같은 경우에는 SRPG 스타일의 게임들을 즐겨하는 편이었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만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적어도 일반적인 턴제배틀 형식이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 같은 것도 있습니다. 다만 여태 그런 턴제배틀 스타일의 게임들이 많았던 디지몬이었기에 새로운 시도라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디지몬의 새로운 게임 타이틀이라는 면에서 저같은 디지몬 팬들은 가뭄의 단비를 만난 듯 행복하기만 할 뿐입니다.) (전투 버그 좀 고쳐라! 어!!! 아니 애가 도망만 다니더니 때리지도 못하는 곳으로 들어가서 지가 껴서 나오지도 못하면 어쩌자는 거야! 어!!!)
캐릭터
서바이브의 스토리적 특징을 생각해본다면 캐릭터들이 발암요소가 있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별로 짧게 남기겠습니다. 스포성 발언들은 전부 드래그를 해야 볼 수 있도록 해놓겠습니다. 보고 싶으시면 드래그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모츠카 타쿠마
얘는 중딩 아닌 듯, 진짜 아님 . 중학생 답지 않은 믿음직스러움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실제로 슈지를 리더로 취급했지만 정신적 지주는 언제나 타쿠마와 아오이였습니다. 그 아오이도 타쿠마에게 기대는 면이 있던 걸 생각하면 일행의 리더는 사실상 타쿠마로 봐도 될 수준입니다. 다만 배드엔딩에서의 선택을 생각해보면 결국 타쿠마 역시 한 명의 어린 소년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부야 아오이
너무 착한 아오이눈나.. 근데 너무 착해서 약간의 답답한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좋은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멘탈관리 잘해줘야함 ㅇㅇ 이 뒤는 역시나 스포성 발언입니다. 안 그러면 플루토몬이 되어 너희를 전부 죽일거야!
히나타 미노루
분위기 메이커 캐릭터, 그런데 그게 가끔 선을 넘어서 발암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래도 분위기 메이커라는 포지션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분위기 메이커를 해주는데 선을 안 넘으면 중딩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는 성인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미나가 료
마마보이쉨;; 멘탈이 깨진게 눈에 보이니 케어를 해주려고 하긴 했는데 1회차에서는 케어 자체가 불가능하더군요.
키미지마 사키
찐힐러 사키쨩입니다. 멘탈도 나쁘지 않고 성격도 준수합니다. 다만 얘도 돌발행동의 여지는 있는 캐릭터라 조마조마하게 바라봤었네요...
카야마 슈지
디지몬 서바이브의 모든 유저가 인정하는 발암캐 원탑 슈지발놈입니다. 다만 겨우 고등학생이 연장자의 책임을 다하려고 애쓰는게 보이긴 하는지라 동정은 했습니다. (네가 로프몬을 패기 전까지 말이야)
시노노메 카이토
갓이토 형님 믿었습니다 쥐엔장, 동료들 중 가장 믿음직한 캐릭터입니다. 문제는 동생이랑 엮이면 굉장히 피곤해지는 캐릭터...
시노노메 미우
잼민이 특유의 빡치는 포인트가 조금 있긴 하다만 그래도 발암캐들보다는 훨씬 상황이 나은 친구입니다. 무엇보다 파트너 디지몬이랑 마찰이 없던 유일한 캐릭터라 그 점은 마음에 쏙 듭니다.(다만 그 마찰이 없던 이유로는 아직 동심을 갖고 있는 어린 아이이기에 그렇다는 생각도 듭니다.)
교수
생존물의 마스터키, 믿음직한 어른의 존재는 아이들의 생존을 너무 쉽게 만들기에 일찍 리타이어 시킬 필요가 있던 캐릭터입니다. 실제로 교수는 굉장히 이상적인 어른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특히나 사키와 슈지를 구할 때의 대사는 개인적으로 디지서바의 최고 명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그거면 됐어...... 어른인 내가 아이들을 지키지 않으면 어쩌겠나......"
하루/미유키
존재 자체가 스포이니 넘기겠습니다.
아무튼 캐릭터들이 어두운 생존물이라는 컨셉에 맞게 하나씩은 다들 결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 결점을 극복해나가는게 디지몬 서바이브의 핵심 스토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처음에 말했다시피 그 결점이 발암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그게 조금 불편할 순 있겠네요.
마치며
정말 좋아하는 디지몬 시리즈의 최신작이라 발매 확정이 났을 때부터 돈을 준비해두고 있었습니다. 오픈 당일에 계속 스팀만 확인하다가 딱 구매 페이지가 올라온 순간 바로 결제부터 했을 정도로 기대를 많이 했고 그 기대는 배신당하지 않았습니다. 트레이너좌, 이번만큼은 당신이 틀렸어.
4회차까지 해서 모든 엔딩을 전부 볼 것 같습니다. 다들 재밌게 플레이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여러분이 느끼신 것이 저와 다르다면 그 역시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슈지발놈 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