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어파이터와 JLF레버
태초에 80~90년대초까지 일본 아케이드 캐비넷을 주도하던 타이토, 남코, SNK 머신에는 LS-32가 디폴트 레버였습니다.
때문에 2D격투게임의 황금기 표준 레버는 세이미츠의 LS-32였다고 합니다. (투극도 스파2/3 대회는 세이미츠로 진행)
그런데 세가에서 astro city에 디폴트 레버를 전격적으로 JLF로 선택하며 문제가 발생합니다
astro city도 스테디 셀러가 되면서 오락실 캐비넷의 표준이 되고 같이 나온 버추어파이터가 국민 게임이 될 정도의 대히트를 쳤으니 말입니다.
초창기 JLF레버는 지금과 다르게 내구성이 엉망이어서 실제 사업장에서는 대인기였던 버추어파이터1,2를 가동시
레버가 이틀에 한번꼴로 망가져서 유지 보수에 막대한 비용이 나갈지경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일본의 게임센터들은 유지보수, 커맨드 정확성, 2D격겜에 익숙한 유저들의 요구로
버추어파이터의 레버를 대부분 LS-32로 교체하되었는데
반면에 이케부쿠로 GIGO같은 세가 직영점들은 다른 사정으로 JLF를 고집하여
서로 다른 두개의 레버가 반씩 공존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세가의 공식대회와 갈등
그러던 와중에 세가에서 1994년 공식대회(1탄인지 2탄인지 여부는 불명)를 개최했는데, 대회는 당연히 세가 직영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LS-32로 게임을 즐겨오던 게임센터 소속 유저들은 제 컨디션을 낼 수 없었고 레버 관련 이슈가 크게 번졌다고 합니다.
여기서 패미통에 의해 신상불명의 AM2연구소 관계자가 "버파는 JLF에 최적화 되어있다"고 한 언급이 실리게 됩니다.
이건 당연히 세가의 입장이 반영된 인터뷰였을 가능성이 컸지만 이 파장은 꽤나 심각해서
이후 JLF가 버파 공식 레버/표준레버 라는 개념으로 사람들 뇌리에 인식이 되버립니다.
이후 절차부심한 세이미츠가 남코의 의뢰로 철권전용 LS-33이라는 레버를 출시하는데
이 레버가 사상 최악의 악평을 받으며 철권머신에서 전부 제거당하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한편 버추어파이터 4 등장 당시 다시 소수의 LS-32레버 채용 테스트등이 있었으나
산와에서는 낮은 품질을 계속 개량 하고 세가도 JLF에 적합한 커맨드 인식 보정을 도입하는 등
버파4는 JLF 레버로 조작 정확도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잠재워집니다.
논란 그 이후
의외로 세가는 후일 버추어스틱이나 나오미유니버셜 등의 머신에서 세이미츠의 신형 LS-56을 채용 하지만
이후로도 버추어파이터는 JLF가 정식레버로 굳어지고 이때부터의 캐비넷 디폴트 레버가 전부 JLF가 되면서
뷰릭스와 함께 길티기어, 스파4등 2000년대 주류 격투게임이 죄다 JLF를 표준으로 쓰게 되고
다들 아시는 매드캣츠 TE의 대박이 터지면서 또 운좋게 디폴트로 채용된 JLF 레버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오늘에 이르게 됩니다.
한편 산와 JLF레버는 중립 시 카운터입력 오류 이슈때문에 몇몇 게임 구동시 astro city 캐비넷에서 바로 퇴출당하는데
그게 바로 뿌요뿌요와 퍼즐버블입니다.
이 게임들이 레버 중립때 반대로 튀는 오동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여러분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일본의 테크노폴리스 점장의 블로그에 따르면 JLF레버는 꾸준한 유지보수가 없으면 조종감각이 변하는 단점이 있으며
그리스 도포를 많이하면 안되지만 그리스 재도포 없이 장기 사용시 마모로 점점 가동범위가 늘어난다고 합니다.
스프링 탄성을 늘리면 카운터입력 오류로 레버가 말썽을 일으키기에 스프링은 다수의 신품 재고를 킵하고 자주 교체한다고 하네요.
VF5US와 JLF
근본적으로 기존버파와 다르게 VF5US는 회피캔슬이라는 8N33 2N33의 커맨드가 중요하고,
이는 빠른 레버 중립이 없으면 입력난이도가 너무 높습니다.
회피가 최대속도로 캔슬되지 않는다면 않는다면 효율 반감됩니다.
중립 복귀가 느리고, 가동구간이 넓은 JLF레버는 적합하지 않다는게 제 의견이며
그래서 다양한 레버를 테스트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다음 레버 리뷰를 기다려주세용!
정보 출처
아케이드 레버의 역사 - 하야시군의 블로그 http://blog.livedoor.jp/hayashida2007/archives/1764840.html
레버 유지보수에 관하여 - 테크노폴리스 점장의 포스트 https://am-factory.jp/tecnopolis/?p=630
이런 옛날 아케이드 썰 너무 재밌어요. ㅋㅋ
철권태그시절 한국은 8각 또는 무각, 일본은 4각이 기본이라서 한국선수들이 일본에서 하는 세계대회때 한국형 레버를 챙겨가고 그걸 사용하게 해줘서 대회를 잘 하고 왔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는 이야기네요.
확실히 관계자라 그런지 대화가 고급지네요. 오락실아저씨에게 1/60초로 이 초록버튼을 눌렀다 뗘야할 당위성을 설명할때 날 ㅁㅊㄴ보듯한 아저씨의 그때 그 눈빛은...
한국에 버파 1 이 수입되었을때 부산에서는 아스트로시티 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 부산은 일본 오락기가 배타고 직수입되던 시절 ) 처음엔 환타레버만 사용하다 4각레버를 사용하게 되었을때 그 레버 유격 감각이 정말 좁아서 막 점프가 되기도 하고 그 이후로 레버도 4각에 익숙해졌는데 그런데 버파 2,3 이후로 원형레버로 교체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원형레버로 버파3를 즐겼기게 되었죠. 2000년 이후로 버파4 아케이드 기계가 수입되면서 다시 4각 레버로 플레이를 하면서 적응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때도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4각으로 해야한다 원형으로 해야한다 하는 논란이 있었고. PS2로 버추어파이터를 즐기던 유저들은 ' 싸울아비 스틱 ' 으로 대부분 즐겨서 원형레버에 계속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중반 XBOX DOA3, 4 가 흥하면서 엑스박스 라이센스 레버였던 호리 파이팅 EX 레버가 대중화 되고 XBOX360 버파5 라이브 아레나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호리 파이팅 EX 레버에 적응해야만 했죠.( 좀 너덜너덜한 느낌 ) 일본대회에 출전하거나 일본에 자주 놀러가는 코어유저들 위주로는 결국 4각 세이미츠 버튼과 레버를 선호하게 된 것 같습니다. 2009년 스파4 시절에도 집에서는 조이트론 패왕 케이스에 유격 좁고 탄성 강한 세미이츠 4각 레버를 개조해서 썼는데 이것때문에 국내 오락실에서 원형 레버 쓰다가 스트레스 받는 상황도 많이 나왔고 반대로 일본 게임센터에 놀러가서 게임할 때는 4각에 익숙해서 나름 즐겁게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외에 세이미츠 버튼 탄성때문에 버튼을 엄청 쎄게 누르는 버릇이 있는데 이것때문에 호리버튼은 또 미스가 많이 나기도 하고 . 버튼이나 레버가 별것 아닌것 같지만 의외로 게임플레이 결과에 많은영향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글 너무 재미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