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년쯤 전에(...)
설상 위장판 한랭지 짐을 하나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에 키트 사놓고
가조립해본 뒤에 (대충)접합선 수정 해놓고
이런저런 가공을 해놨는데...
마음만 너무 앞서서 그런지 어떻게 칠하면 좋을지 느낌이 안 와서 처박아놓은 게 대략 1년인데,
오늘 결국 계속 마음에 걸리던 숙원사업(?)을 대충이라도 처리해버리기 위해서
오밤중에 작업을 저질렀습니다.
콘셉트는
기본적인 설정색의 한랭지 짐을 본 연방의 어떤 장군님(...)께서
'다 좋은데, 이게 설상 위장이 맞는 건가?' 라는 말씀을 하셔가지고,
장군님 지적사항을 시정했다는 걸 형식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어뜨케든 급하게 다시 칠했다~ 는 물건입니다.
대충대충 칠한 놈이다보니 결과물은 좀 애매할 것 같아서
제가 작업하는 과정을 대충이나마 설명하는 글로 올립니다.
허접한 실력이지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신다면 좋겠습니다.
작업 준비 상태.
스파게티 병에 물 받고, 부품들을 다이소에서 파는 집게로 집어주고,
집게로 집기 애매한 부품들은 나무젓가락에 꽂아서 준비해줍니다.
방 배치 바꾸면서 집게 통이 사라진 탓에 급하게 사온 집게가 많이 모자라서
일부 부품을 칠한 뒤에 나머지를 칠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기본색은 바예호 서피스 프라이머 USN 라이트 고스트와 서피스 프라이머 흰색을 대~~충 섞어서
적당~~~히 밝은 흰색을 만들어줍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붓으로 칠하는데,
그럴 때 서피스 프라이머를 원액으로 사용하면 너무 묽다고 생각돼서 수분을 조금 날린 다음에 사용합니다.
이번에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헤어드라이어를 약온풍으로,
30cm정도 떨어져서 살살 바람을 쬐어줬습니다.
그러다가 농도가 적당~하다 싶으면 붓질 개시.
일단 밑색이 비치거나 말거나 한 번 좍좍 칠해 나갑니다.
키트의 회색 사출색 부품은 그냥 한 번만 칠해도 대충(?) 티가 안 나니까 한 번으로 끝내고,
방패 같은 빨간색이나 발바닥, 몸통 등의 회색 부분은 여러 번 칠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순서가 조금 틀어졌는데,
이런 경우에는 진한 색 부품을 먼저 칠하고 밝은 색 부품을 칠해주면
밝은 부품 칠이 끝났을 때 덧칠할 부품이 대충 말라서 덧칠할 수 있는 상태가 돼 있으니
작업 순서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아마도)
나무젖가락에 꿰어놓은 부품들은 이렇게 스티로폼에 꽂아서 세워둡니다.
전체적인 1차 칠이 끝난 상태.
자세히 보면 백팩이라든지, 콕피트 해치라든지, 사나이...가 아니라 연방군의 심볼 등등 부품이 안 보입니다.
그 놈들은 나중에 찾아내서 처리했습니다.
빠른 건조를 위해서 또 헤어드라이어가 등장.
약온풍으로 살살 왔다갔다 하면서 10~15초 정도만 바람을 쬐어줘도
부품을 손으로 만져도 묻어나지 않을 정도까지는 마르게 해줘서,
작업 속도를 빠르게 하는데 아주 유용한 물건입니다.
바탕색 칠이 다 끝난 부품들.
아까는 안 보였던 백팩에 버니어 같은 놈들도 어디선가 기나왔습니다.
하지만... 머리에 안테나는 결국 못 찾았습니다.
이제 프레임 등의 메카닉 부분을 칠할 색을 만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델 컬러 건메탈 그레이와 서피스 프라이머 팬저 그레이를 섞은 색을 좋아합니다.
적당히 어두컴컴한 팬저 그레이에 건메탈의 반짝이 입자가 포인트를 줘서
은근히 그럴듯한 금속 같은 느낌을 줍니다.
중간 생략하고(...)
손, 가슴 부분 배기 닥트, 팔꿈치와 무릎 관절, 불펍 머신건 총구와 탄창 등을 메카색으로 칠해주고
일단 조립했습니다.
고글 부분에는 예~~~엔날에 음속 연장에서 구입했던 편광 필름을 붙여서
편광 처리된 스키 고글 같은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다음부터는 프리핸드 위장무늬 칠하기에 들어갑니다.
구글에 tank snow camo 등을 검색해서 이래저래 찾아봤지만 뭔가 마음에 안 들거나 너무 어려워서(...)
그냥 내...가 아니라, 장군님이 좋아하실 것 같은(...) 무늬로 대충 칠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모델컬러 화이트를 사용해서 손 가는대로 대~~충 넓게넓게,
최대한 균일하게 가로 방향과 어느 정도 옆 부위와 이어지는 느낌~으로 칠한다고 했는데
아무튼 얼룩덜룩 개판입니다.
그냥 화이트 말고 파운데이션 화이트나 서피스 프라이머 화이트를 써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그 뒤에(...) 모델 컬러 스카이 그레이로 회색 라인도 대~충 넣어줬습니다.
처음에 흰색을 좀 더 이쁘게 넣었으면 이것도 이쁘게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총 일부와 볼때기(...) 닥트 등에는
사진에 보이는 건담마커 먹선 붓펜(회색)으로 슬쩍슬쩍 음영을 넣어줬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예호 아크릴로 도색한 뒤에 포인트 먹선 넣는데는 이 붓펜이 좋아서 선호합니다.
어쨌거나 여기서 완성입니다.
가조립 등의 준비를 제외한, 첫 번째 사진처럼 도색 준비하고 시작해서 여기까지,
작업 시간은 대략 90분입니다.
장군님께는 정면 사진만 보내드리면 그만이지(...)라는 귀차니즘에 대충대충 칠한 뒤쪽이지만,
그래도 무릎 뒤쪽의 메쉬 파이프 부분에는 그냥 건메탈을 드라이브러싱 느낌으로 살짝살짝 터치해서
다른 질감의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사진에서는 보이지도 않지만, 실물에서 보면 은근히 느낌이 납니다.
아무튼 이렇게 완성해서,
옛~~~날에 만들었던 오뎃사 같은 황무지 위장(?) 느낌의 건캐논과
나름대로 미군 3색 사막 위장을 재현해보려고 했던 짐3와 함께 찍어봤습니다.
차라리 짐3처럼 미군3색 패턴을 참조하고 색만 흰색과 회색으로 바꿨으면 좋았으려나~ 싶기도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죠.
잡설입니다만,
제가 바예호 도색 처음 시작했던 2010년인가 11년 쯤에는 사용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많은 분들이 사용하시면서 다양한 기법과 요령 등이 공유되고 있어서 기쁩니다.
제 작업 방법도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싶다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렸습니다.
모자란 물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