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 최초의 레진 키트 제작기네요.
원본은 몇십 년 전에 나온 코토부키야의 1/144 게마르크 레진 키트입니다.
잘 보면 코토부키야의 유머가 담긴 박스입니다.
파일럿 캬라 슨의 일러스트가 있고,
"이 키트에는 캬라 슨이 들어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당시 반다이의 더블제타 프라모델 시리즈에 커버에는
파일럿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지만, 피규어가 들어 있진 않았죠.
“이 키트에는 캬라 슨 인형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레진 키트에는 실제로 캬라 슨이 들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게마르크를 만드는 데 급급해서 손을 못 댔지만
언젠가 꼭 예쁘게 완성해 보고 싶네요.
자, 키트 자체를 한번 보겠습니다.
원본도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라고 들었지만, 국내에서 도는 이 물건은
한층 더 악명이 높다고 합니다. 수축, 휨, 뜯김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흠결은 다 있는 키트... 구입한 분은 많아도 완성한 분은 별로 없다는 악마의 키트(...)
그래도 일단 기십만 원을 주고 로봇혼을 살 게 아니라면 거의 국내에서 입수할 수 있는
유일한 1/144 게마르크 입체물. 전혀 맞지 않는 접합선 등을 무시하고
일단 마스킹 테이프로 가조립을 해보니 제법 그럴싸합니다.
몇 개월에 걸쳐 관절 개조도 하고 이리 만지고 저리 깎고 뚝딱뚝딱 하다 보니
마침내 대지에 서게 되었습니다. 대지에 세워 놓고 보니 '게마르크다움' 하나는
진짜배기구나 싶어 가슴이 벅차 올랐네요.
(약간 이런 기분...)
심지어 레진 키트인 주제에 풀액션이라 관절 심어서 움직이기도 합니다.
취할 수 있는 액션이래야 별 게 없지만...
특히 고생이 심했던 다리 부품입니다. 각 부품들이 휘고 벌어져서 너무 안 맞았는데,
이거 맞추느라 난생 처음 폴리 퍼티라는 물건도 써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몇 번씩 수정해 준 보람이 있어서 다리와 정강이 주변 스러스터들은
괜찮게 맞아떨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백팩과 몸통을 연결하는 파이프 부품이 제가 산 키트에는
안 들어 있어서, 반다이의 빌더 파츠를 활용했습니다.
1/100 사이즈 큰 파이프를 써서 중형 MS다운 느낌을
살리고 싶었네요(모형지에서 보고 배운 로망...).
얼굴과 일체화됐던 눈도 파내고, 커다란 별매 모노아이를
끼웠습니다. 다 만들고 보니 이 눈의 영롱함이 정말
신의 한 수 같더라고요.
명암 도색 하는 단계까지 오는 데에 1년 3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기본색을 올렸습니다. 오렌지라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80년대에 나왔던 MS 대전집에 실린 게마르크 색이 인상에 남아서
그걸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대체로는 좀 더 붉게 나오죠.
(요 컬러)..
아래서부터는 완성 사진입니다.
무게감 넘치는 중형 MS의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로봇혼이 부럽지 않네요 ㅠㅜ
게마르크 하면 떠오르는 배불뚝이 사장님 포즈...
그래도 폴리캡이랑 관절도 심었으니 지상에 선 상태로 선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액션을 취해 봤습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커다란 눈이 아름답습니다...
도색 작업을 막 마치고 찍은 이 스냅숏이 가장 '게마르크다움'이 잘 묻어나와서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잠시 스페셜 게스트를 보셔 보겠습니다.
아카데미의 우주검객 샤이안.... 반다이의 구판 가즈 L, 가즈 R 키트입니다.
HGUC는 혼웹 한정으로 나오는 바람에 입수할 엄두도 못 내고,
게마르크의 허전한 양 옆을 채워주기 위해 부랴부랴 만들어 봤습니다.
역시 게마르크 옆에는 충성스런 로얄 가드가 있어야죠-
큼지막한 어깨의 옛날 데칼이 정겹습니다.
Z건담 시리즈의 가르발디 베타를 재활용한 키트이지만,
원본 가르발디도 구판 치고 상당히 프로포션이 괜찮았고,
샤이안가즈의 경우도 몇몇 디테일의 추가를 통해 지금 봐도 상당히
근사합니다. 기회가 되면 언젠가 따로 소개해 보고 싶네요.
이 세 MS를 구수한 옛날 키트로 나란히 세워 보는 게 오랜 꿈이었는데,
마침내 이렇게 꿈 하나를 이뤘습니다. 흑흑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낡은 기체를 꺼내서 수리완성하는 정비공 같습니다 프라는 역시 열정으로 하는 취미인듯
귀함+어려운 제작난이도를 모두 극복한 작품은 추천
낡은 기체를 꺼내서 수리완성하는 정비공 같습니다 프라는 역시 열정으로 하는 취미인듯
저도 열정 발휘가 참 안 되는데… 가끔 이렇게 불을 붙이는 키트나 메카가 있네요 ㅎㅎ
눈 때문에 마치 선역 같군요 잘봤습니다ㅎ
사진을 찍고 보니 더욱 영롱하게 빛나서 사랑스럽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MG로 꼭 만들어보고 싶은 기체인데 영원히 꿈이겠지?
RE100 정도로 어떻게 내줄 수 없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모형화에 너무 박복한 기체…ㅠㅜ
눈망울이 우수에 젖은 듯 합니다 ㅋㅋㅋㅋ 멋진 작품이네요!!!
감사합니다. 생각해 보면 더블제타 마지막에는 3파전이 벌어져서 게마르크는 더블제타와 싸우는 악역이라는 느낌은 덜한 것 같아요. 파일럿의 비극이 눈망울에 반영된 걸로..ㅎㅎ
귀함+어려운 제작난이도를 모두 극복한 작품은 추천
감사합니다. 이거 하나 완성하고 나니 확실히 세상이(?) 좀 달라 보이긴 하네요 ㅎㅎ
게마르크도 멋지게 감상했는데 가즈LR이 구판이라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랍니다.
같이 세우기 위해서 스스로도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두 대를 만들었네요 ㅎㅎ. 마무리 작업까지 잘 되면 따로 한번 소개하고 싶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좋은 키트였네요.
지제네 에서 엄청 잘썼는데 이기체 판낼기체라 좋았음 ㅎㅎ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여러 모로 추억이 많은 기체인데 입체화가 너무 박복하지요..ㅜㅠ
한창 야후재팬옥션에 미쳤을 때 게마르크 구입했었는데, 그러고보니 지금 사진에 있는 레진키트들은 전부 처분해서 하나도 안남아있네요 ㅠㅠ
아...보리노크 사만... 저도 손에 들어오면 꼭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ㅠㅜ 좋은 분이 인수해 가셔서 잘 만들어졌기를 고대해 봅니다.
???: 반다이님 드디어 그가 만들었습니다. 게마르크는 마지막 최후가 참 인상이 깊었던 기체였는데 이렇게 멋진 작품을 보니 다시 그 뽕이 차오르네요!
자쿠 3 커스텀과 더불어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고 사라졌었지요.공격 하나하나가 풀 버스트... 반다이가 HGUC 자쿠 3 커스텀도 재판 좀 해줬으면 좋겠네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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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업셔틀
감사합니다. 1년 넘게 만들었지만, 완성작의 존재감이 피로를 싹 씻어 주는 느낌이네요.
나름 최강기체중 하나인데 너무 홀대하는 반가놈들~ 멋지게 완성하셨네요~
감사합니다. 원래는 대형 MS가 될 놈을 키까지 일부러 낮춰서 프라모델화를 노렸다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은데, 결국은...ㅠㅜ re100 같은 걸로 나오면 끝내 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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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8251288384
네, 게시판 규정상 20년 넘은 물건은 가능한 걸로 압니다.
HG 건프라로 나오면 좋겠군요. 정식 모형화는 로봇혼 외에는 없어서요.
HG화 하나만 바라보고 몇 년을 기다렸는지 모르겠네요 ㅠㅜ 로봇혼도 이제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예전에 RG로 나온다는 합성 이미지가 떠돌아서 괜히 설렜던 기억이 나네요..
갖은 정성으로 게마르크 만드셨으니 이제 반다이가 조만간 기깔나게 내줄겁니다 ㅋㅋ
최신 제품화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기꺼이 바치겠습니닷!
전 그나마 저렴(?)할때 구매했었는데 언젠가 건프라나 로봇혼 마킹플러스같은걸로 다시 나오면 좋겠네요. 그럼 하나 더 사게...
HGUC에 한번 기대를 걸어 보고 싶네요 ㅠㅜ 웹한정만 걸리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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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겟타
시원하게 RE100도 괜찮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