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볼 깎는 아재 유리달입니다. 이번에는 웃긴게 아니라 조금은 진지한 볼을 가져왔습니다?
맨로디 가지고 지온판.. 아니 액시즈판 볼이랍시고 만든 뒤에 볼 C형을 하나 꺼냈습니다. 십 수년 전 공놀이를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0080년대 중후반에 활약하는 볼의 정통(?) 후계기에 대한 생각은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만약 "제타"에 볼이 등장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싶은 궁금증이랄까. 그래서 가급적 원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0079년의 볼을 0085년 무렵에 근대화 개수한 정도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먼저 팔 기부 하단을 뜯어내고 프라판으로 마감합니다. 안에 고정용 돌기들이 많아서 걷어내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왕년 B 파이터 시리즈때 했던 것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크게 만들었죠. 그리고 연장포 부품에서 사각 조준 센서만 적출합니다. 제타의 시대라면 뭐니뭐니해도 사각형 센서 아니겠어요? 팔은 왕년 B 워커 Mk.I때 썼던 세라핌 건담에서 가져왔습니다. 워커에서 썼던 다리와 마찬가지로 접으면 직육면체 비슷하게 정돈된 모양이 되지요. 손은 B 서머너에서 썼던 스컬 웨폰인가 하는 녀석의 것일 겁니다.
무장은 또 빌드 시리즈의 비투 웨폰에서 가져왔습니다. 이거 원래는 B 워커 Mk.III에서 쓰려고 만지작대다가 무장 콘셉트가 바뀌면서 폐기...라기보다 그때 이미 여기에 쓰기로 점찍어 두었다는 거! 볼의 터렛과 결합시키는게 적잖이 번거로운 일이지만 그때 미리 해놨지롱!! 같이 들어있던 각면체 둘은 아마 보조 추진기라는 모양인데 중간에 격벽도 있겠다 탄두만 집어넣으면 미사일 발사관이라 해도 괜찮겠죠. 그리고 추가 옵션으로 B 워커 때 썼던 시드 바쿠의 무장인 2연장 레일건도 가져왔습니다.
이것들을 대충 짜맞춰 보니, 너무 단순한가요? 하지만 볼은 원래 단순한걸! ^^;; 사실 이 버전은 대형 옵션으로 생각한 게 있었는데 마땅한 도킹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 미뤄둔 채 일단 본체만 보려고... 한 건데 형태가 다 나와버렸네요.
밑색으로 인시그니아 화이트를 깔고 아무 생각 없이 빨간색과 노란색을 칠했는데... 오 이런, 이 색 패턴은 건담 5호기의 그거네요(왼쪽). 그래서 헐 레드로 바꾸어 보았더니이건 또 너무 어둡군요(가운데). 이를 우짜나 하다가 가제로에 썼던 샤아 레드를 칠해봤습니다(오른쪽). 이게 정확히는 약간 어두운 자주색 정도일텐데 흰색 계통 옆에서는 이렇게 보이네요. 사람 눈이 이렇게 간사합니다~
차별화를 위해 데칼도 네모네모한 것들 위주로 골랐습니다. 그리고 십 수년 묵은 반다이 데칼에서 찾아낸 마름모꼴 지구연방정부 심볼! 제타 때는 저 심볼을 많이 썼죠? 문민통제의 증거...라기보다 저 때는 아직 EFSF라는 약어도 없고 그와 합쳐진 노란 별 심볼을 대대적으로 내세우기 전이었기에~ ^^ 그리고 나머지 부분 도색하고 먹선도 넣고 조금 더럽히고 해서 반다이는 전혀 모르지만 누군가는 볼의 정통 후계기라고 주장하는! 근대화 개수판 볼 완성되었습니다.
우주세기 0083년의 이른바 데라즈 분쟁에서 짧은 시간 안에 지구권에 막대한 피해를 준 일련의 테러 행위로 인해 그때까지 온건파를 중심으로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재통합을 기치로 하던 지구연방정부는 티탄즈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에 의해 장악되면서 잔당 토벌을 앞세운 군비 확장을 시작한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이 편성되는 우주 함대를 빠르게 무장시키기 위해 대전기 활약했던 RB-79 볼의 근대화 개수안이 제출되었다.
종전 뒤 우주 함대의 함재기가 MS로 채워지면서 폐기되었던, 차세대 볼을 위한 슈퍼볼 프로젝트가 재검토되었고 당시 경합했던 RB-79B-8 고기동 시험형 볼과 RB-79RT 빔 병기 시험형 볼 중에 후자가 채택되었다. 선정에는 지원기라는 역할상 기동성보다는 화력이 중요하다는 점과 함께 기존의 볼을 통한 개수 작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 빔 병기 시험형 볼을 토대로 개수 과정을 거쳐 완성된 것이 RB-79R 볼 II이다.
볼의 근대화 개수형인 R형, 통칭 볼 II는 기존의 C형을 토대로 0080년대 중반에 유효한 업데이트를 목표로 한다. 개수의 가장 큰 주안점은 핵융합로 탑재에 따른 빔 병기의 구동, 센서의 보강을 통한 색적 및 사거리의 증대, 신형 매니퓰레이터를 이용한 범용성의 획득이었다.
파워 플랜트인 미놉스키형 핵융합로는 RGM-79 짐 초기형을 위해 생산된 1,250kw급 모델을 재활용한 것이다. 빔 병기 시험형에 비해 기존의 연료 전지를 완전히 대체하면서 동체 내부로 수납되었고 외부 무장을 위한 출력 소켓은 하나로 축소되었다.
메인 스러스터를 비롯한 추진부는 일부 업데이트되긴 했으나 기초적은 부분은 C형에서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 사실상 부유 포대와 같은 운용을 전제로 하였으므로 기동성 확충에 대한 요구는 없었지만 전반적인 경량화에 힘입어 어느 정도 개선되긴 했던 것 같다.
볼 II는 선행 시험되었던 건캐논용 라이플 XBR-M-79a를 개선한 빔 캐논을 주포로 채용했다. 캐논의 조준 센서와 동체의 메인 센서 사이의 싱크로를 통해 명중률을 보정한다. 제네레이터로부터 M 입자를 공급받으며 초기 4발(콘덴서 완충시) 사격 뒤 최대 발사 속도는 분당 7발 정도이다.
일년전쟁을 통해 공간 전투에서 빔 병기의 유효성은 충분히 입증되었지만 공국군의 일부 대형 기동병기가 구사했던 I 필드 전개 방식의 배리어에게 무력화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실체탄을 투사하는 레일건이 준비되었다.
제네레이터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M 입자를 충전할 필요가 없으므로 교차 사격을 통해 연사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어 이쪽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작업기로부터 출발한 볼의 정체성과도 같은 매니퓰레이터만은 완전히 새로 만들어졌다. 기본적으로는 RGM-79 짐의 팔을 간략화한 것으로 어느 정도의 작업 능력과 함께 짐이 운용하는 소형 화기를 휴대할 수 있다. 하지만 후방 지원기인 볼에게 휴대 화기가 필요할 경우는 이미 위기 상황일 것이다.
연방군 MS가 표준 장비하는 빔 사벨도 일단은 사용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재충전이 불가능한 일회용에 가깝고 빔 날의 길이도 짧은 저출력 모델이지만 모든 장갑재를 절단한다는 위력만큼은 유효하므로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써 경우에 따라 장비되었다.
빔 사벨은 전면의 크래시 바 하단에 고정되며, 빔 병기 탑재와 매니퓰레이터 간략화에 따른 경량화에 힘입어 옵션으로 2연장 중형 미사일 발사관을 장비한 경우도 발견된다(레일건 탑재형의 경우 불가한 듯).
일년전쟁 기간 동안 정확한 집계가 어려울 만큼 많이 생산된 볼 중에서 다수가 C형으로 개량되었고 그중 다수가 다시 이 R형으로 개수되었다. 볼 II는 RGM-79R 짐 II와 함께 편성되어 콜럼버스급 계통의 수송함/항공모함을 운용하는 지역 방위 함대에 주로 배치되었다. 엘리트 특무부대인 티탄즈에서 볼 II를 운용할 이유도 기록도 없지만 일단 사이드 7의 그립스에서도 일부 생산되었으며 이 경우 RMP-179의 형식 번호가 부여되었다고 한다.
설정상 B 사가 연대기(...)의 최후반부에 해당하기에 한참 뒤에나 만들 줄 알았건만 예정에 없던 가제로를 만드는 바람에 불려 나온 볼의 정통(?) 후계기입니다. 보시다시피 제타 시대의 분위기와 짐 II의 디테일 일부를 흉내낸 정도일 뿐이었지만 그 분위기가 기존과 다르다 보니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조합 자체는 단순했기에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어째서인지 손을 타는 부분이 많아서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짐과 짐 II의 경우만큼이나 원본 볼과의 차별점이 약하다 보니 애초의 계획으로는 대형 옵션을 붙여줄 생각이었지만 도킹 기구를 짜는 게 만만치 않아서 별도 버전으로 넘겨버린 결과, 이 비슷한 녀석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할 판인데 제 성격상 연속으로 하다간 바로 질려버릴 거라는 건 둘째치고 제게 남은 마지막의 마지막 볼 C형(먹고 죽을래도 없는 한정판! ㅠㅠ)을 여기에 쓰는 게 맞는지 아직 확신이 들지 않는군요.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진정 볼장인
아유 색감 너무 이쁘네요~ 볼이 너무 매력있는거같아요. 모랄까 약간 실제 있을꺼 같아서 그런가
사실 우리가 보는 기동전사 건담은 실제 역사의 모빌 포드를 사람 비슷하게 꾸민 프로파간다... 읍읍!!
진정 볼장인
볼 깎는게 낙이건만, 재료가 떨어져갑니다!! orz
캬 진짜 이쁘네요😆👍
심미안이 있으시군요 -ㅁ-b
와 팔 연장 기믹이 너무 멋집니다ㅎㅎ 이러면 볼3나 볼간 볼스타도 나오나요 ㅋㅋㅋ
미처 구현되지 못한게 있어서 3 까지는 나올... 것도 같습니다?
와 다른 시기의 킷을 해당 시기에 맞는 분위기로 개조한다는게 정말 대단한 작업인거 같습니다. 설정 짜는 것도 그렇고 볼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볼은 사랑입니다~
볼로 이런 멋있는 빌드를 하시다니 정말 잘만드시는 군요 특히 비투웨폰의 부스터를 미사일포트로 개조한개 정말 기발하네요 혹시 저 미사일포트안에 뻘간색 미사일은 무슨 부품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미사일 탄두는 아마 고토 MSG의 마이너스 몰드였을 겁니다. 비슷한 대체품이 몇가지 있는 걸로 압니다 ^^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이건 볼이라고 말하면 안되고 그냥 이름 자체을 움직이는 관짝이라고 말해줘야 합니다
설정이 더 재미있습니다. 크아!
핵융합로 탑재면 한대한대 소형 핵폭탄이네요ㅎㅎㅎ 움직이는 관짝폭탄;;;
중퀄을 고퀄로 만들어버리시네요 ㄷㄷ 금손이시다 부럽
항상 설정에 취하는 glassmoon님작업기.. 설정집을 만드시기 위해 모형작업을 하시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