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몇 개월간은 맘 편히 쉬기로 했는데 ... 시간이 많이 남으니 좀 심심하더군요.
이 참에 집이나 정리하자 하며 안쓰는 물건들과 싫증난 피규어들을 이것 저것 팔고 새로 사고 싶은 피규어니 다른 물건들 몇 개 샀는데 ... 그래도 남는 시간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해서 뭘 할까 하다가 목범선이나 새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초보티를 못 벗어나서 고가의 상급 제품은 겁이 나고, 중급의 좀 만만한 제품을 찾아보던 중 비교적 최근에 나온 Endurance를 발견했습니다.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이게 이 배의 탐험 이야기는 꽤 유명합니다. 책으로도 나와있고 저도 갖고 있던 책이라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죠. 목범선은 일단 시작하면 2-3달은 잡고 있어야 해서 시간 떼우기에는 그만입니다.
이전에 작은 보트 모델 하나와 H.M.S. Terror라는 중급 모델을 만든 적이 있는데, 이 제품은 같은 중급이라고 해도 H.M.S. Terror에 비하면 많이 쉬웠습니다. 플랭킹 난이도도 덜하고, 전체적인 구조나 리깅도 훨씬 간단하더군요. 혹시 목범선 도전해 보고 싶으신 분들께는 추천하고 싶은 제품입니다. 참고로 H.M.S. Terror를 주제로 한 The Terror라는 드라마가 작년인가 나왔습니다. 넷플이나 티빙 등 제가 사용하는 OTT에서는 볼 수가 없어서 아직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
작업 중 사다리에 묶는 실을 잘 못 사용해 (0.15mm짜리를 써야하는데 0.5mm를 사용했습니다. 4개 정도 작업한 후 발견...) 다 뜯어내고 다시 작업하기도 하고, 실수로 배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몇 군데가 부러져 망치로 뽀개버리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3달 조금 더 걸려 완성했네요 (중간에 몸이 안좋아 3주 정도는 손도 안댔으니 실제로는 2달 반 정도 걸렸습니다).
작업 중간 중간 사진은 많이 찍었지만 몇 개만 추려서 올려봅니다 ^^
아래는 완성 사진입니다. 몇 몇 부분은 모델에는 없는 부분인데 실제 사진을 보며 추가 하였습니다. 돛 작업은 하지 않았는데 하기 귀찮은 것도 있지만 돛을 안다는게 더 깔끔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전에 작업한 H.M.S. Terror와 이번 Endurance 모두 Occre에서 나온 제품인데 H.M.S. Terror에 돛 작업을 해 보니 돛이 그렇게 이쁘지게 나오지 않았더라구요. 애써 작업한 리깅이 가려지기도 하구요. 언젠가 심심하면 돛 작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이 상태로 놔두려 합니다. 전체적인 만족도는 70점 정도지만 중급 모델 두 번째 도전하는 입장에서는 나름 만족스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
아래 사진은 작년 코로나 한창일 때 (지금도 한창이지만) 회사가 단축, 재택 근무를 하며 시간이 남아 도전해 본 H.M.S Terror 입니다. 리깅도 그렇고 전체적인 완성도가 너무 엉망이라 디테일 샷은 보여 드릴 수가 없네요 ^^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는 모형이라 정말 어설프게 완성했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배 앞부분에 철판 작업까지 해야 합니다. 물론 사이즈에 맞게 직접 재단해 배의 곡면에 맞게 휘어가면서요...). 지금도 깨끗하게 태워버리고 다시 만들고 싶은 욕구가 펄펄 넘치는데 언젠가는 다시 만들게 될 것 같습니다. 근데 작년에 19만 얼마에 구입한 모델이 지금은 27만원에 팔고 있네요. 어이가 없어서 ...
이상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코로나 시국에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물에 띄워놓아도 될려나요
이런생각은 나만하는게 아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멋집니다!!👍👍
저도 로망있어서 할려구 했다가 거의 1년 걸린다는 말에 포기했습죠 나무에 물먹이고 할려면 한세월이라 ㅠㅠ
로망이 넘치네요
물에 띄워놓아도 될려나요
쿠로사와 토모요
이런생각은 나만하는게 아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진같은데 한번 담갔다 굳히면 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
무게중심? 밸러스트?작업안하면 뒤짚히는일이있습니다
목범선 한척 만드는게 인생목표인데 선뜻 손이 안가네요
리깅이 무슨 뜻이죠??
저 끈들 조립하는거요
와 전설의 그 배군요. 잘봤습니다.
1. 물에 띄워보고싶다 2. 어쌔신 크리드 블랙 플래그가 떠오른다 (고증으로써 시대상? 시기상? 그 나라까지 맞는지 전혀모름 ㅋㅋ ) 3. 큰 병 구해다가 집어넣고 (?!) 물 담아놓고 싶다 4. 모터 달아서 물에서 슝슝 ㅋㅋㅋㅋ
테러호 드라마 오우야... 인간들 망가지는 모습이 덜덜덜한
막짤에 레드소냐 사진도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가로돛이 맨 앞에만 있어서 검색해봤더니 바르퀀틴 이군요. 근데 저 가운데 마스트에서 앞으로 기울어진 활대(?)는 무슨 용도인가요? 실제 사진을 찾아보는데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 기울어진거면 단정 내리는 크레인 말씀하시는거 같네요 저 앞에 갈고리에 단정 걸고 활차로 단정을 바다로 내리고 다시 끌어올리는 용
아아 크레인이였군요! 답변 갑사합니다!
박물관 같은데서 이런거 보면 어떻게 만드나 싶던데 대단하시네요. 전 성격 급해서 못할거같음
프라탑 한켠에 1/500 블랙펄 목범선키트 에칭 포함 풀세트 쳐박혀 있는데 언제 시작할지... 멋진 작품 잘 보고 갑니다.
우아 기범선 모델이라니 귀중한 작업이네요
와, 어니스트 섀클턴의 그 선박
이제 노아의방주 를 만드시면 되겠군요
와 진짜 멋있네요. 사진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