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 촌놈입니다.
서울에서 치료 끝나는 귀국일까지 뭐하나 하다가
3월 27일에서 28일, 1박 2일로 아키하바라만 찍고 오자 하고 다녀와 봤습니다.
http://bbs.ruliweb.com/family/242/board/300085/read/30604194
여행 전 도움주신 루리웹 여러분께 감사.
입안에 실밥도 달고 부기도 덜빠진 상태로 갔다옴.
대구 → 나리타 티웨이 비행기.
서울에서 가려니 인천 → 도쿄가 생각보다 비싸네요.
아침 일찍 서울역에서 KTX 타고 대구 가서 탑승했습니다.
...서울에서 인천 공항까지 걸리는 거 생각하면 시간상 큰 차이는 없지 않나 싶음.
나리타 공항 환전소.
엔화는 많이 안 쓸지도 몰라서 딱 1만엔만 한국에서 바꿔갔는데, 나리타 공항 환률이 의외로 좋더군요.
(미국 달러 한정이지만...)
아키하바라 내 환률은 이거보다 못 하던.
나리타 공항 → 닛포리(스카이라이너) → 아키하바라(JR 야마노테선) 순 이동.
스카이라이너 2400엔...(-_ㅜ) 다행히 카드 결제 가능.
오후 3시쯤 드디어 아키하바라 도착.
그런데 부푼 마음으로 샵을 하나씩 둘러보는데... 어째 다 경품 피규어 위주네요.
원했던 스케일 피규어나 센티넬 로봇 계열은 생각보다 드뭄.
대충 이런 동선으로 돌면 되겠더군요.
http://bbs.ruliweb.com/family/242/board/300085/read/30601403
피규어동의 정리본을 참고해서 다녔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쇼야 라멘.
경품 피규어만 보이는 허탈감과 함께 새벽부터 공복이라
기왕 맛있는 걸 먹어야겠다 싶어서 여기 줄선 게 화근이었습니다.
부쇼 라멘 1000엔.
맛은 있었지만...
실밥과 부기로 잘 씹지 못 하는 상태라 줄 서서 기다리고 다 먹는데까지 두 시간은 걸린 듯.
양도 댑따 많아서 완식도 못 했네요.
이게 병크인 게, 아키하바라 샵들은 오후 8시만 되면 거의 문을 닫네요.
...근데 라멘 가게는 정말 남자만 가는 듯.
누렇게 뜬 난닝구 점장님까지 고증 완벽.
결국 얼마 구경 못 하고 샵들이 문닫기 시작해서
안 닫은 곳 없나 서성이다가 피로가 누적되고 발바닥도 고통스러워지기 시작.
그 상태로 여기 한 번 올라갔다 죽을 뻔 했네요.
4층인데 계단이 좁고 매우 가파름... 게다가 기껏올라가니 또 경품 피규어만 있음.
그러다가 10시쯤 숙소로 들어감.
이때 괜히 여행왔다 싶은 게 후회감이 막 몰려오더군요.
캡슐 호텔도 되게 불편할 것 같았는데... 이건 있어보니 생각보다 쾌적.
시설도 깔끔하고, 목욕탕도 좋고, 침대도 푹신, 깨끗, 방음도 잘 됨.
이튿날 아침.
샵이 이른 곳은 10시, 늦은 곳은 12시에나 열기에
호텔 체크 아웃 전에 나와서 오픈 때까지 또 배회했습니다.
목요일 오전부터 웬 행렬이.
저긴 파칭코 같던데... 무슨 AKB48 이벤트라도 있는 듯?
토라노아나는 일찍 여네요.
피규어는 못 샀지만 눈동자러로써 전리품 몇 개 사줌 -_-+
만다라케 같은 곳은 12시 오픈이라 하염없이 기다리기 뭐해서
볼까말까 망설였던 코드기어스 부활의 루루슈를 보러 가기로 합니다.
검색하니 신주쿠에 곧 상영하는 곳이 있더군요.
http://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074/read/30622782
땡큐 루리웹.
아키하바라 남쪽의 이와모토쵸 역에서 JR 신주쿠선을 타야되는데
극장까지 소요 시간 약 20분이네요.
강을 건너는데 골목을 따라 들어가니 조그만한 다리가 나옵니다.
신기방기.
원래 공사용 임시 교량이었던 걸 편해서 그대로 쓰는 거라네요. (나무위키)
건너편에 있던 벚꽃이랑 버드나무.
역이 건물과 융합되어 있네요.
신주쿠선 타고 갑니다.
"더욱 알아보자, 후쿠시마." 음...
신주쿠 산초메 역 C4 출구로 나오자마자
바로 맞은 편에 영화관이 보이네요.
신주쿠 바르트 9 시네마.
9층에 있는 영화관.
샤잠 광고 문구가 "겉모습은 어른, 속은 어린애."
명탐정 코난 캐치 프레이즈 거꾸로 ㅎ
티켓 구매는 카드되네요.
3관에서 관람했는데, 약간 오른쪽 자리 잡아야 정중앙이 되는 듯.
입장 때 받은 팜플렛.
개봉한지 거의 두달이고 평일 낮인데도 만석.
감상은 대만족이었습니다.
첫장면부터 군데군데 R2의 오글거림이 보여서 불안했지만
피폐해진 루루슈를 이끌고 생활하는 CC의 씬이 애틋했고
중후반부 전투가 코드기어스 다워서 훌륭했음.
오우기, 스자크 등 밉상스런 캐릭터들 이미지 세탁도 오지게 하고 ㅎ
부활의 루루슈 본 것만으로 이번 여행에 대한 후회감이 싹 가셨습니다.
영화관 뒷편의 신주쿠 거리.
홀가분한 기분으로 아키하바라로 돌아갔습니다.
아키하바라역 북쪽 출구 근처의 환전소.
역시 하네다 공항보다 환률이 못 하네요.
그리고 출국 시간 맞춰서 귀환.
이번 전리품 ㅎ
만-족.
첫날을 거의 날리다시피하고
입이 불편해서 라멘 한 그릇과 치즈케익 두 조각으로 버틴 이틀간이었지만
결과적 흡족한 여행이었네요.
배워둔 일어를 애니 감상 외에 써본 것만 해도 사실 플러스.
혐한 사상이 퍼지고 처음 가보는 건데,
걱정했던 것과 달리 사람들이 다들 상냥하더군요.
자신이 길을 막고 있거나 문만 잡아줘도 바로 "스이마셍"하고
초면인 사람끼리도 잘 노닥거리고.
그래도 갔다오길 잘했다 싶은 1박 2일이었습니다.
엣치한 전리품 오ㅏ우
버스에서 보고 있었는데... 후방주의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