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온 다음 다시 회사에 치여 살고 있는 중입니다.
여행 다녀온 주 금요일날 철야를 하고 토요일날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뭘 할까 하다가
괜히 집안일이나 하면서 보내기 보다는 용인에 있는 친구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원래 안양살던 놈인데 용인으로 간 다음 5년동안 못 봤네요... 차로 1시간 40분 가량...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닌데 일이 뭐가 그리 바쁘다고 친구놈 얼굴 한번 못보고 사는건지...
그래서 간만에 주말을 포기하고 친구 보러 내려갑니다.
비가 올듯 말듯 미묘한 날씨~
남들 다 스마트폰으로 갈아탈 때 자기는 최애캐 전신 이미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면서 초콜릿폰을 굳이 굳이 사가지고
모든 아이콘을 미소녀 캐릭터로 바꾸던 놈인데 어느새 카톡 프로필은 완전 아재가 되어버린 놈
주말이긴 해도 휴양지는 아니어서 중간에 조금 막히고 시원하게 달려서 도착!
이곳은 배산임수의 친환경적인 곳에 위치한 곳으로 주차공간도 넓고...
좋은 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좁디 좁은 아파트에서 부모님과 누나랑 넷이서 지내다가 이렇게 넓고 조용한 곳으로 옮겼네요
관리도 잘 해주는 장소인 만큼 출입 시간에 제한이 있어서 하마터면 친구 얼굴 못보고 갈 뻔 했습니다.
다행히도 출입 제한 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서 친구 얼굴은 볼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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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랫만이라 친구 방 번호도 기억이 안나서 좀 해맸네요...
5년만이네요...
친구녀석은 이름대면 알만한 G사 프로그래머로 R1 팀에 있었지요...
저는 출시 준비중인 게임테스트 때문에 미쳐가던 어느날
평소처럼 시덥잖은 농담 따.먹기를 하고 점심을 먹고 오니 이 친구가 쓰러졌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엔 별일 아니라 생각했지만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운동하는 도중 잘못돼서 뇌출혈로 쓰러졌다는거죠...
좀만 더 일찍 가족과 연결이 되었으면 살았을지도 모르지만 워낙 개인 물품에 비번을 철저하게 걸어둔 녀석이라
( 아이폰은 정책상 비번 해제를 안해줍니다. 애플 대리점, 사설 수리점 뒤져봐도 못해준다는 답변 뿐 )
가족과는 8시간이 지나서 연락이 되었고 그 결과 치료 황금 시간대를 놓쳐서 친구들의 곁을 떠나게 됐습니다.
21일날 점심에 쓰러져서 사경을 헤맨지 6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마지막 병원에서 봤을 때 평소 모습과 너무 다른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워낙 친구 만나는걸 좋아해서 여러 그룹의 허브 역할을 해주던 친구...
이젠 이런 곳에서 찾아오는 친구들만 기다리고 있네요
같은 곳에 있는 수목장입니다.
사실 수목장이라고 해봐야 이미 다 자란 나무 심어놓는거지만...
남겨진 사람에겐 뭔가 연결고리가 남아있는 기분이 들어서 부럽단 생각이 드네요...
남겨진 사람은 그리워 할 뿐입니다.
건물 밖에는 이렇게 꽃, 편지, 고인이 평소 좋아하던 것들을 이렇게 내놓습니다.
평소 좋아하던것좀 사올껄 그랬네요 너무 오랫만에 얼굴볼 생각에 그냥 달려왔더니 살짝 미안해 집니다.
게임계에 입문한지 꽤 오래됐는데...
그 동안 떠나보낸 사람만 벌써 셋이네요...
나이 차이 좀 나던 동생은 철야 미친듯이 하고 회식한다고 술한잔 먹고 그대로 쓰러져서 떠나버렸고
사회에 나와서 처음 사귄 친구는 몸 관리 한다고 운동하다가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떠나고
이번에 긴 여행을 다녀왔더니 전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프로그래머가 떠났다고 연락오고...
맛있는거 먹고, 재미있는 영화 보고, 여행도 다니고... 재미있게 살면서 늙어가면 참 좋을텐데....
참 아쉽네요~
우울한건 우울해도 고속도로 여행의 묘미는 호두과자!
호두과자 사들고 집으로 갑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뜻깊은 시간 보내셨네요
공원 운영 시간을 알아보지 않고 가서 잘못하면 못볼뻔 했네요~ 다음엔 좀더 일찍 가서 느긋하게 보고 와야겠어요
...보호자가 없어서 치료를 안하고 그냥 방치했다는 말인가요..?;; 아직까지 보호자 없으면 그냥 방치해버리나? 응급환자인데...?
방치는 아니고 기본 치료및 관리는 하는데 뇌 혈관을 뚫는 약품을 주사하는 시술이 있는데 이게 위험한 시술이라 가족 동의 없으면 허가가 안난다고 했었지요~ 친구나 회사 동료로는 해줄수가 없다고 해서 안타까운 시간을 놓쳤습니다.
기본 치료 및 관리라는건.. 방치랑 같은 말같네요 ㅠㅠ 안타깝게 돌아가신거 같네요.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글쓴이 같은 친구분을 두셔서 좋을곳에서 나~중에 오라고 하고 계실거 같습니다.
어 x민이 친구분이신가봐요...
ㄱx이 친구입니다 ㅇㅅㅇ b
먼저 가신 분이 하늘에서 보살펴 주실거라 믿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뇌출혈 요즘은 30대들도 많이 발생한다고 하더군요 혈압약 복용중인 저도 처방받기전 비슷한 내용의 상담받고 바로 투약 시작했습니다 고혈압 환자의 일종의 보험인 셈이지요 스크롤 내리다가 깜짝 놀랐네요ㅜ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고혈압이라... 가끔 아찔해질때가 좀 있습니다. 좀 더 조심해야 하는 몸 상태가 되어버린게 안타깝네요~
상담후 처방 꼭 받으세요
익숙한 곳이네요.. 저희 할아버지가 계시는..ㅎㅎ
참.. 뭔가 숙연해 지네요.. 저도 2년전에 가장 버팀목이 되어 주시던.. 거대한 산과 같았던 아버지를 허망하게 보내버린 후로는 뭔가.. 허하면서 세상이 그렇게 기쁘게만 보이지 않더군요.. 아버지께서 하시던 일들이 바로 저의 일로 와버리는 허탈하면서 모두 놓아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고요.. 참.. 죽음이라는게 허망하기도 하면서.. 오히려 바라는것이 된게 씁슬하기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SVCDX_jy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