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몇 주전 금요일 오후..
오랜만에 2박 캠핑을 나셨습니다.
다음날 눈이 온다기에 잔뜩 설레었던 날..
"아빠~ 눈 오면 올라프 또 만들어 줘^^"
지맹이가 제일 신나 보입니다.
도착하니 깊은 밤이 되었습니다.
지맹이가 잠이 들어서 저녁은 넘기기로 합니다.
간단하게 소시지 구워서 양주 한 잔..^^
캠핑장에서 보는 달은 무척이나 탐스럽습니다.
어젯밤 하늘이 맑아서 눈이 안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는데..
온 세상이 겨울왕국이 되었네요!!
적설량이 적어서 올라프는 못 만들었지만..
착한 딸은 신나게 눈을 치우네요.^^
"아빠~ 이것 좀 찍어줘~"
딸의 예쁜 짓에 작은 보답을 합니다.
털모자 씌우고 아침 산책을 나섭니다.
아이들은 왜 저리도 뛰어 다닐까요..ㅎㅎ
캠핑장 멍뭉이 '링'이 아내를 반깁니다.
비주얼과 다르게 무척 순둥이입니다.
"아빠~ 토끼랑 닭들 춥지 않을까?" 묻네요.
"쟤들은 토끼털 코트, 닭털 패딩 입었잖아~"
"아빠~ 근데 얘들 왜 안 울어?
나 '꼬끼오' 소리 듣고 싶은데.."
"기다려 봐. 아빠가 꼭 울게 해줄게!"
이 어려운 일을 제가 해내고 맙니다.
강아지들은 왜 아내만 보면 달려들까요.
강아지들에 대한 사랑을 느끼나 봅니다.
한탄강 가장자리가 조금씩 얼기 시작했네요.
오늘도 신나게 커플 점프를 해 봅니다.
"아빠~ 나 힘들엉~ 업어주라~"
"아빠 등은 언제나 준비돼 있어!"
텐트로 놀아와서 '원카드' 게임 한 판!
이 카드는 제가 국민학교 다닐 적에 아버지께서 사 주신 겁니다.
벌써 30년도 더 지난 보물이네요.
눈 덮인 산길을 달려갑니다.
강변길을 가다 보면 주상절리가 보입니다.
우측에 보이는 주상절리 위가 캠핑장입니다.
캠핑장을 빠져나온 이유는...
맛집 탐방을 위해서입니다!
1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식당..
쌓여있는 연탄과 난로 연통을 보니 오래된 추억이 아련히 돋아나네요.
단출한 메뉴입니다.
저희는 순댓국과 라면을 주문합니다.
난로 위에서 무말랭이 차가 끓고 있습니다.
고소하고 은은한 향이 심신을 달래주네요.
드디어 순댓국이 나왔습니다.
순대가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순댓국.
내장탕이라고 하는 게 옳을 듯합니다.^^
맛깔나는 김치와 깍두기.
꼬들꼬들 라면이 침샘을 자극합니다.
이게 다 뭔가요! 오소리감투, 막창 곱창, 귓살, 암뽕, 머릿고기, 염통까지...
"한 그릇이면 소주 세병 각이네~" 했더니..
두 여자가 숨 넘어가게 웃습니다. ㅋㅋ
입 짧은 지맹이가 쉼 없이 떠먹습니다.
모든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네요.
지맹이는 공기밥 2그릇 먹었다는 건 비밀..
나가기 전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몇 십 년 만에 보는 퍼세식(?) 시스템이네요.
아래가 뻥~ 뚫려있어서 또 한번 추억 돋았네요.
백학저수지의 물안개가 발걸음을 잡습니다.
임진강 주상절리를 보러 갔는데..
눈앞에서 진풍경이 펼쳐졌네요.
검색해 보니 차박 캠퍼들의 성지라고 합니다.
임진강은 한탄강보다 얼음이 더 얼었네요.
부녀가 합심해서 작업에 몰두합니다.
아빠와 딸의 '겨울 사랑' 완성입니다.
돌 올라프가 노래를 부르고 있네요.
'What is that?! Samantha?'
눈을 모아 모아서 꼬마 눈사람을 만듭니다.
눈을 뿌리며 노래를 부릅니다.
'Into the unknown~'
"눈사람아.. 이제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렴!"
지맹 손, 엄마 손, 아빠 손....
가족의 흔적을 남기고 캠핑장으로 복귀합니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아내가 졸리다네요.
아내는 낮잠을 자야 컨디션이 좋아집니다.
아내를 재우고 지맹이와 놀이를 시작합니다.
"지맹아! 아빠가 친구들 많이 데리고 왔어!"
"지맹 헤어샵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핑키야~ 머리가 많이 길었구나~"
"언니가 아주 예쁘게 잘라 줄게^^"
서슴없이 싹둑 자르더니 "아빠~ 나 핑크색 콧수염 났어!"하며 꺄르르 웃네요.
다음은 '낸시'의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곱게 손질까지 해 줍니다.
"자.. 다음은 누구 미용해줄까?"
저요 저요~하며 서둘러 손을 드네요.ㅋㅋ
지맹 헤어샵은 그만 문을 닫아야겠네요.
벌써 해가 지고 저녁이 찾아옵니다.
"지맹 언니~ 아빠~ 고맙습니다~"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있네요.
아내가 아직 꿈나라에서 허우적댑니다.
지맹이와 둘이서 저녁 마실을 나갑니다.
킥보드를 타고 으스스한 시골길 드라이브!
목살과 치킨 너겟, 가래떡을 굽습니다.
원래는 녹색병을 마셨었는데..
요즘엔 투명한 게 더 당기네요.
지맹인 베이컨을 구워 달라고 주문을 합니다.
적당히 잘 구워진 마시멜로...
부드럽고 달콤해서 미소가 절로 납니다.
테이블을 말끔하게 치우고 라면을 꺼냅니다.
생라면과 맥주 한 모금의 궁합이 좋습니다.
"아빠~ 우리 원카드 할래?"
오늘의 마무리는 다정한 카드게임으로.
향초의 은은한 향이 텐트를 가득 채웁니다.
오늘은 20,000보를 걸었네요.
온 가족이 피곤한지 잠자리에 눕자마자 꿈나라행 급행열차를 탑니다.
zzZ......
잠들자마자 기상이라니..
그야말로 꿀잠입니다.
일어났는데.. 얼굴에 이상한 느낌이..
지맹이가 제 얼굴에 장난을 쳐놨네요.
미세먼지도 없고 구름도 없는 하늘..
예쁜 상고대가 추위를 잊게 합니다.
아빠와 딸의 모닝 드라이브.
한탄강의 아침 안개가 운치 있습니다.
아침 먹기 전엔 마시멜로 먹지 말랬는데..
말 안 듣다가 얼굴에 붙어버렸네요.
치킨 너겟, 소시지, 베이컨..
밥도둑 3총사가 지글지글 익어갑니다.
보글보글 라면도 다 익었네요.
아침을 먹고 나니 에너지가 솟아납니다.
캠핑장에 '무궁화 꽃'을 피워야죠^^
"아빠! 그렇게 빠르게 말하면 어떻게 해!"
가족의 행복을 빌며 비행기도 날려봅니다.
하지만.. 코앞에서 곤두박질치며 추락..
"아빠~ 내가 공 세게 던질 거야. 잘 받아!"
같은 반 친구네도 이곳에서 장박을 합니다.
함께 사방치기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오랜만에 붕붕이를 소환합니다.
경쾌하게 달리다가 울타리에 충돌했네요.
다음 주엔 수리를 해야겠군요. ㅠ.ㅠ
옆집 이웃님의 리트리버가 참 똑똑하네요.
왼손 오른손을 알아듣고 척척 갖다 줍니다.
강이 얼기 시작하니 보트는 철수해야겠습니다.
분해해서 정비까지 마치고 차에 싣습니다.
바닥도 쓸고 정리도 하면 마무리 끝!
해 질 녘 한탄강의 경치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짐 정리를 마치고 처가댁으로 넘어갑니다.
장인어른께서 좋아하시는 훈제 오리,
아내가 좋아하는 굴을 준비합니다.
사위가 준비한 조촐한 저녁상입니다.
세 식구가 알차게 보낸 2박 3일..
애타게 기다렸던 첫눈도 왔고,
보석같은 숨은 맛집도 찾았고,
수탉을 울리는 것도 성공했고,
무엇보다 신나게 뛰어놀았고..
가장 완벽한 캠핑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겁니다.
목표를 이루거나, 병이 나아도 행복할 거고.
갖고 싶은 걸 가지거나 먹고 싶은 걸 먹을 때도..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행복해지는 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니 스스로의 행복보다는
가족의 행복을 더 먼저 생각하게 되네요.
아내와 딸아이의 행복에 관한 생각..
감사한 부모님의 행복에 관한 생각..
10년간의 결혼생활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가족에게 무언가를 해서 행복해지는 것보다
가족이 싫어하는 걸 안 하면 더 행복해지네요.
아직도 많이 부족한 남편이자 아빠이지만..
오늘도 가족이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끝 -
항상 멋지게 사십니다!!!!!!
멋지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소서!
잼나네요 ㅎㅎㅎ
천체망원경 아이피스에다가 스마트폰을 대고 찍었답니다. 수십장 찍어서 건진 결과물이에요^^
멋진 사진입니다. 근데 달사진은 어떻게 찍으신거에요? 별도의 장비가 있으신건가요?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쓰고 싶을 정도로 멋지게 잘찍으셨네요.
멋진 사진입니다. 근데 달사진은 어떻게 찍으신거에요? 별도의 장비가 있으신건가요?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쓰고 싶을 정도로 멋지게 잘찍으셨네요.
천체망원경 아이피스에다가 스마트폰을 대고 찍었답니다. 수십장 찍어서 건진 결과물이에요^^
항상 멋지게 사십니다!!!!!!
멋지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소서!
잼나네요 ㅎㅎㅎ
재밌게 봐주셔서 기쁘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곧 다음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행복한 오늘 되시길!
겨울캠핑이 정말 운치 있네요~ 따뜻한 가족들과 함께라면 어디든 OK 를 몸소 실천하시는 허클베리님 본받고 싶습니다 ^^ 가정내 두루 평안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분들 모두, 특히 지맹이에게 온세상 축복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
겨울 캠핑이 더 따뜻한 이유는.. 더 추워서일겁니다. 추울수록 작은 불씨 하나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마이너스 딸님 가족분들도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한해동안 많은 응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 겨울 경치도 정말 좋네요. 가족과 따뜻한 겨울 되세요. :)
감사합니다. 마믈레이드님 가족분들도 행복 가득한 겨울 되시길 기원합니다^^
사진을 보다 보니, 제가 한탄강에 갔다온 느낌이네요. 철원에서 군생황을 하면서 저동네 많이 지나가봤는데.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연천과 철원에서 군생활 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추운 곳에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두번째 강아지 나온사진은 사모님께서 백초크 걸고 계신듯합니다 탭하던가요?
강아지 혀 공격에 아내가 gg 쳤답니다.
저렇게 짐을 놔두고 가시면 누가 안훔쳐가나요?? 걱정되네요
관리자분께서 순찰을 하시고 곳곳에 cctv가 있어서 괜찮습니다^^
아 좋네요~ 저도 언젠가 아이대리고 캠핑을 해봐야겠어요 잘보고있습니다
사진만 봐도 제가 힐링되네요 사진속 행복이 느껴져서 인가 봅니다ㅎ
행복 가득한 연말 보내세요 ^^
훌륭한 아빠시네요.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시는 분.!!
제게 더 좋은 추억인걸요^^
개들은 자신들을 좋아할 사람을 귀신같이 찾아냅니다
앗! 그런가요?
앗 저번에 딸친구파티랑 놀이공원가셨던 분이시구나
넵. 그 아재입니다^^
늘 잘 보고 있습니다 멋지세요!!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연재할 수 있는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닭이 열심히 울고 있는 영상인 줄 알았네요 ㅎㅎ 오늘도 힐링하고 갑니닷 b ㅎㅎ
요즘 잠꼬대를 꼬끼오~ 합니다.ㅎㅎ
바비인형 엄청 많네요 ㅋㅋ
바비 사랑이 그칠 줄 모르네요.
와 중간 사진이 예술이네요..그림인줄 알았어요;
중간 어떤 사진이요^^
이거요 ㅋㅋ
눈치 채셨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저수지 사진은 위 아래가 뒤집어진 반영 사진입니다. 하늘이 물이고 물이 하늘이에요.
"가족에게 무언가를 해서 행복해지는 것보다 가족이 싫어하는 걸 안 하면 더 행복해지네요." 명언이네요 가슴에 와닿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네요. 새해에는 더욱 더 실천하는 가장이 되어야겠습니다.^^
허클베리님 캠핑 글 보며 항상 힐링하고 갑니다^^ 연말 잘 보내시고~ 돌아오는 한해도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제 글로 좋은 기분 가지셔서 저도 기쁘네요. 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허클베리님 글 보며 가지 못하는 캠핑 대리만족 합니다 ^^ 딸과 아내와 부모님에게 이상적인 아빠, 남편, 사위군요 매번 배워갑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아마 영원히 만족하지 못할 것 같네요. 사랑이란 건 한도 끝도 없으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디부터가 모험가시네요. 좋은 사진 보구 덕분에 힐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어릴적 친구들 데리고 산에서 개구리 잡다가 길 잃고 식겁한 적도 있고, 고향 개천에서 통나무 배를 만들어서 타고 내려가다가 표류한 적도 있고.. 좋게 말하면 모험을 좋아한거지만.. 어른들이 보시기엔 말썽꾸러기였죠 ㅎㅎ
행복기운 받아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돌 올라프는 마치...탈모인이 머리만 살짝 내놓고 있는듯한 모습이네요. ㅠㅠ
저도 남 일 같지 않습니다...ㅠㅠ
저희 4살 애기도 틈만나며 다리아프다고 안아달라고 하는데... ㅎㅎ 좋은 아빠 되려면 힘도 강해야 되네요.. ㅜㅜ
그래서 운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