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오랜만에 지난해의 추억을 꺼내보네요.
여름휴가를 두 번으로 쪼개 쓰기로 하고
나선 첫 번째 휴가 이야기..
코로나 시국이지만 사람들은 여기저기로
신나는 바캉스를 떠나고들 있지만..
아내는 그런 붐비는 관광지를 피하고
시골로 여름휴가를 가기로 결정했네요.
이른 아침.. 자고 있는 딸아이를 두고
아내와 둘이서 산책을 나섭니다.
맑은 공기 덕분인지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키가 커다란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니
고대 원시림 속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뭔가 휙~ 지나가서 주위를 살피니..
다람쥐 친구가 인사를 건네고 있네요.
거꾸리에 매달려 스트레칭을 하는 아내.
스으으... 스으으으....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줍니다.
힘차게 돌아가는 물레방아를 보니
무거운 발걸음에 활기가 생기네요.
주변에 꽃이 알록달록 많이 피어 있네요.
문득 꽃들의 이름이 궁금해집니다.
스마트폰은 모르는 게 없답니다.
흔히 사랑초라고 부르는 옥살리스.
아내와 함께 걸으며 꽃 사진을 찍고
꽃들의 이름을 알아보는 이 순간은..
마치 식물 학자가 된 것만 같습니다.
송엽국, 개망초
꽃달맞이꽃, 장미끈끈이
대나물, 자주달개비...
집에 돌아와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내는 무슨 꽃인지 검색해 봅니다.
역시나.. 아내는 유일무이한 꽃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땀을 흘려서 허기가 찾아옵니다.
부모님과 함께 중국식 아침을 즐깁니다.
저녁에 쌈 싸먹을 상추를 따는 고부지간.
밭에서 살고 있는 애벌레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이름을 알 수가 없네요.
"아빠~ 내가 고추 이만큼 따 왔어!"
지맹이가 수확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저는 밭에 솟아있는 나무들을 잘라서..
땔감으로 쓰기 위해 정리합니다.
배추도 가지런히 묶어주고요.
밭에 물도 듬뿍 뿌려줍니다.
매실이 주렁주렁 달려 있네요.
매실 장아찌, 매실청을 만들 겁니다.
산딸기도 탐스럽게 열려 있네요.
나중에 ㅁㅁ어야겠습니다.
농기구들은 가지런히 줄을 세워주고요.
공구들은 기름 치고 정리를 합니다.
수육이나 백숙은 아궁이에서 삶아야죠!
지맹이의 3번째 생일을 기념해서 만든..
간이 아궁이 지맹스 벌스데이 에디션.
어휴.. 덩굴이 자라서 엉망이네요.
제가 전지가위를 들고 가지를 칩니다.
"여보~ 배고파~ 밥 먹으러 가자~"
아내가 점심 먹으러 가자고 부르네요.
"할아버지~ 배고파요 어서 가요~"
오늘의 메뉴는 백숙입니다.
토종닭이었는지 오리였는지 가물가물..
오리 주물럭에 소주 한 잔이 간절했지만..
저는 운전을 해야 해서 꾹 참습니다.
날씨도 좋은데 오랜만에 세차나 해볼까요.
미니카도 깨끗하게 씻어주고요.
트렁크에서 커다란 박스를 내립니다.
제가 오늘 야심 차게 준비한 것은...
서서히 정체가 드러납니다.
남들처럼 여기저기 여행은 못 가지만..
울타리 안에서라도 신나게 뛰고 날아라!
비눗방울도 준비했지 말입니다.
"아빠~ 비눗방울이 내 키보다 길어~"
꺄르르 웃으며 뜀박질하는 아이들을 보니
모든 세상 시름이 깜쪽같이 사라집니다.
아이들이 노는 동안 저는 쪽잠을 청합니다.
아내가 코 골며 자는 저를 찍어 놨네요.
꼬맹이들 데리고 시골길 산책을 나섭니다.
아내가 가던 길을 멈추고 뭘 하는 걸까요.
아까 본 산딸기를 섭취하는 중입니다.
아버지께선 그동안 오디를 따 놓으셨네요.
설탕을 듬뿍 넣고 오디청을 만듭니다.
시원한 오디 에이드.. 너무 매력적이에요!
이따가 고기를 싸 먹을 상추를 정리하면
오늘의 일과는 모두 마무리됩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저녁 먹을 준비를 합니다.
아내가 계획한 첫 번째 여름 휴가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성공적입니다!
귀한 여름휴가를 시댁으로 가자는 아내..
제가 이런 여자랑 살고 있지 말입니다.
'아내는요.. 남편 하기 나름이에요~'
- 끝 -
따따봉
멋진 인생입니다~ 집도요!
항상 느끼지만 최곱니다.
항상 잼있고 멋진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중간에 보다가 궁금한게 있는데 카메라에 꽃검색하는 화면은 어플카메라인가요 아님 요즘 최신폰에 있는 기능인건가요...??
따따봉
쌍따봉 감사합니다^^
멋진 인생입니다~ 집도요!
별 말씀을요. 멋진 금요일 보내세요^^
항상 잼있고 멋진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중간에 보다가 궁금한게 있는데 카메라에 꽃검색하는 화면은 어플카메라인가요 아님 요즘 최신폰에 있는 기능인건가요...??
다음앱의 꽃검색, 네이버앱의 스마트 렌즈로 가능합니다^^
항상 느끼지만 최곱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젠장..부러..ㄷ ㅡ ㅇ
올 여름, 행복한 휴가 보내시길 바랍니다.
진부하긴 하지만'아내는요.. 남편 하기 나름이에요~' 요거 만큼 가슴에 와 닿는 결혼생활 명언이 없음
진리입니다.
ㅋㅋㅋ꽃검색! 여친에게 바로 써먹든지 결혼하고 써먹든지 언젠간 꼭 써먹어봐야 할 장난이군요. 팁 감사합니다ㅋㅋㅋㅋ
여친이나 아내에게 사랑 받긴 생각보다 참 쉬워요.
RC카가 끄는 수레에 타고 다니던 애들이 어느새 저렇게 자라다니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월이 너무나도 빠르네요. 그만큼 저도 나이가..ㅠㅠ
일치하는 꽃이 없습니다. 아내는 유일무이한 꽃이었습니다. 사는법을 아시네요.ㅎ
자기 사랑은 자기가 챙기는 겁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마지막 맨트에 공감하고 갑니다^^ 아내는 남편하기 나름이죠ㅋㅋ
아내가 행복해지면 온 가족이 더 행복해집니다^^
쐐기 아닌가요? 애벌레..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쐐기는 아닌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역시 포브스 선정 최고의 아빠
과찬이세요^^;
결혼한지 얼마 안된 초보 신랑인데 배울점이 많네요ㅎㅎ
저희는 신혼을 거의 즐기지 못했습니다. 결혼 후 몇 달 만에 딸아이가 세상 구경을 했거든요..ㅎㅎㅎ 많이많이 행복하세요!
솔로는 울고 갑니다.
꼭! 천생연분을 만나실 겁니다!
와 사진 와..
사진이.. 와.. 어떤가요?
큰 비누방울 사진 너무 멋져요
아 오디 너무 맛있죠. 대학시절 농활 갔을때, 복분자랑 오디 밭에 갔는데 오디가 너무 맛있어서 따면서 반은 입에 쏙쏙 넣었네요 ㅋㅋ
오디에이드 짱입니다요!
모기는 별로 없나요? 멋모르고 산에 올라갔다가 모기랑 싸우다가 내려온;
고지대라 그런지 모기는 없더라고요~
과연 가능할까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귀농을 꿈꾸는 사람인데.. 시골집이 너무 정겹네요. 정원도, 나무들도, 잔디도 참 예쁘고 부럽습니다. 나이가 늘어날 수록 이런 풍경이 그리워집니다. 뭐가 좋다고 이리 여기저기 묶여 아둥바둥 살고 있나 싶네요.
농기구 정리된거 편안하다
저는 허클베리님과 아무 연관도 없는 사람이지만... 여기서 항상 글과 사진으로 만나다보니... 이제는 저 애들이 조카처럼 느껴지네요 ㅎㅎ 너무 행복해보이는 사진들 잘 보고갑니다.
정말 행복해보이세요
정말 여유롭고 행복해보입니다. 게으름을 극복해야하는데..ㅠㅠ
행복해 보여서 좋아요~ 애벌래는 박각시나방 애벌래 같아요~
역시 결혼하신분은 다르시네요 일치하는 꽃이 없으니 유일무일한 꽃인가보다~ 저녁에 사랑받으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