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줄리님입니다. :)
얼마만에 글인지 모르겠습니다.
눈팅만 한지가 몇 년인지...
앞으로 격투게임 컨트롤러의 새로운 물결이 될 수 있다는!
레버리스 컨트롤러를 만들어봤습니다.
생각보다 완성품이 잘 나와서 실례를 무릅쓰고 글 하나 올립니다 :)
[프롤로그] ※특: 게임이었으면 칼스킵
동생이 보통은 누가 사고를 당하거나
죽어야 연락을 하는데 말이죠.
얼마 전에 카톡을 하더라구요.
히트박스라는걸 마련해야겠다면서.
그래 가격이 얼마냐 하니 40만원이라는거예요??
그게 뭔데? 물으니 격게의 혁명이라네요?
이 컨트롤러 때문에 격게들이 룰을 바꾸고 있다면서
일장 연설을 하더군요.
저도 리듬게임 하기 전에는 버파를 참 열심히 했었기도 했는지라
-동생은 스파로 설명을 했지만- 한참 들어보니 설득력도 없지 않은 것 같고...
결국,
- 정말 혁명인가!? 지금 탑씅해야되나?! (20%)
- 필요 하다니까.. 사느니 하나 만들어줄께. (70%)
- 펌웨어를 1부터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고?? (60%)
- 기타 이유 (30%)
도합 180%의 이유를 가지고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동생님은 얼마나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으나
만들기로 했으면 제대로 만들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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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레이아웃
우선은 레이아웃이죠.
생각 없이 만들면 쓸 수가 없을테니까요.
원래는 스플릿으로 만들으려 했었습니다. 차별성도 두고 싶어서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중간에 많은 시행착오가 생략됐지만...
주황색 동그라미가 오리지날 히트박스입니다.
파란색 동그라미가 저희가 결론낸 컴팩트 레이아웃입니다.
① 제일 중요한건 작은 폼팩터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아직 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는 매우 만족하는 중입니다.
② 두번째로는, 모든 게임에서 다 중요한건 아니지만,
오른손 엄지 버튼이 스파에서는 엄청 중요할 수 있더라구요.
가치쿤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오른손 엄지 버튼을 추가 배치하는 상황을 보니 저희도 뺄 수 없었습니다.
기존에도 엄지위치에 버튼이 있는 컨트롤러들이 있는데요,
실제로 비슷하게 만들어서 써 보니 엄지가 너무 안쪽으로 꺽여서 도저히 반응속도가 안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점프키 등의 위치를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하면서 보정했습니다.
왼손 엄지버튼은 사실 안 쓰시는 분들도 많은데,
아직 출시되지 않은 다른 게임들에서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배치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왼손 엄지를 안 쓰는 사람들을 위해서 스위치를 막아 둘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까도 생각 중입니다.
③ 세번째로는 FN키를 하나 더 배치했다는 것이에요. 터보버튼으로도 쓸 수 있게 할 예정인데요,
FN+B1 로 SOCD-X,
FN+B2 로 SOCD-N
을 설정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GP2040-CE 내에서 FN키가 있으면 좀 편하게 설정할 수 있는 항목들이 있더라고요.
정리하자면
오리지날 히트박스 레이아웃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실제로 플레이할 때 히트박스와 차이를 못느끼도록 하면서
왼손 오른손 엄지 버튼을 추가함과 동시에
손가락에 최대한 무리 없이 빠르게 접근하도록 하고,
FN버튼을 추가해서 설정을 빠르게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1. 외형
이제 결정된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외형을 그려줍니다.
저희는 철로 제품들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철판을 절곡 할겁니다.
견고함과 무게감이 생명이라 생각하고 얇고 심플하게 만들었습니다.
공간이 없는 것도 아니니 서브 버튼들도 디자인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큼지막하게 넣고요.
원래 저희 제품들은 상판에 나사가 안 보이게 하기 위해서
별 짓(?)을 다 하거든요? 그렇게 이쁘게 해서 가져갔더니, 동생님 왈왈,
"형, 이러면 스킨은 어떻게 올려? 이쪽 세상에서는 스킨질이 생명이야."
^ㅅ^... 말이 쉽 이...
하지만 무시할 수 없죠?
윗 면에 스킨을 끼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나사를 위쪽으로 빼고,
폴리카보네이트로 보호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진행중)
3. PCB
다른 제품들을 쭉 돌아보니, 대부분의 보드들이 보호 회로 딱히 없는 RP2040 모듈을 그냥 그대로 썼더라구요.
그래서 사실 PCB에 별로 크게 신경을 안 써도 되나??? 생각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공교롭게도 저번 주에 저희 쪽에 누군가 문의를 주셨어요.
문고분 (문의 주신 고마운 분) : 줄리님네 PCB는 ESD보호나 과전류 방지가 되어있나요?
줄리님 : 네 그럼요. made in korea니깐요! (사실 관계없음)
문고분 : 다행이네요.. 얼마 전에 비싼 PCB몇 장을 정전기로 날렸더니 아찔해서요..
줄리님 : ㅇ ㅏ...
문고분 : ㅠ..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타이밀 좋게 이런 문의를 받으니 PCB에 보호처리를 안 할 수가 도저히 없겠어서...
했습니다.
PCB사진을 찍을 줄 알았으면.. 프로토타입이어도 검은색으로 만들걸 그랬어요 ^오^....
게다가 ㅎㅎㅎㅎㅏ필이면 깔고 앉아서 USB포트가 구겨진 애를 사진을 찍었네요 ^^.... 돌은자여..
잘 보시면 ESD보호, 과/역전류 보호회로 등이 들어가 있는걸 보실 수 있습니다.
4. 보강판
최근에 키보드를 만든 적이 있기 때문에, PCB + 보강판의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관심 많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FR4가 엄청 튼튼하기도 하니까요.
살색이 보강판입니다.... 프로토타입이라 색이 없습니다....
스위치가 보강판에 고정되고, 그대로 PCB에 들어가는 모양새입니다.
로우프로파일 스위치를 사용하는 설계인데요,
PCB와 보강판 사이가 0.5mm 밖에 남지 않습니다.
보통은 3.5mm 남아서 포론이던 에바던 채우곤 하거든요?
요 사이를 뭘로 채울까 고민중입니다. 안 채워도 될 것 같기도 하고..
5. 외형
그래서 짜잔☆
하고 만들어졌습니다!
정말 소프트웨어를 1부터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는게
너무 축복이네요... 코드를 자유롭게 수정하고 있습니다.
진짜 너무... 감사해 오픈소스.. 언젠가 보은할 ㄱㄱㅓㅣ...
이름은 "스틸박스" 입니다.
OLED에 추가 버튼도 두 개 보이지요?
(물론 아랫부분이 좀 짤려있어서 하우징은 수정중입니다 ggg)
크기는 210 x 120 x 15mm 입니다.
이렇게 얇은 건 처음 만들어보네요!
상판은 1.6mm의 강철판으로, 매우 강합니다. (무려 국산 포스코 강철입니다. 펄-럭)
물론, 어느 정도의 샷건에 견딜 수 있는지는 무서워서 테스트해보지 못했습니다.........
도장은 샌딩이 들어간 분체도장입니다.
사락사락 손에 닿는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칼로 긁으면 벗겨지는 단점은 있습니다만... 그건 뭘 하던지 그러니까요!
6. 스위치
스위치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gateron 스위치가 kailh 스위치의 반값이었거든요...
로우프로파일 스위치가 이렇게 비싼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왕 만드는 거 좋은 스위치 써야지 싶어 kailh choc v2 를 선택했습니다.
종류가 세 종류 있었는데요,
제 꺼는 갈색, 동생 꺼는 빨간색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청축은... 동생이 하나 더 있었으면 줬을텐데 아쉽네요..
.. 저는 결혼도 안 해 놓고 부모님에게 애를 하나 더 바라다니 제가 적고도 ㅇ ㅓ이가 없네요 ㅎㅅㅎ...
7. 키캡
키캡은 별별 색이 다 있더군요...
검은 색이랑 하얀색만 꼽아보기는 했는데요.. (두 대밖에 제작을 안해서 ㅎㅎ)
LED가 밑에 있으니까 뭔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아마 중국에서도 얼마나 유사 히트박스의 수요가 많아져서는
이렇게 플라스틱으로 다 찍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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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좀 더 빨리 알고 빨리 만들어서 저도 유행에 탔으면 좋았겠지만...
어쨌거나 보람 있는 제작이었습니다.
아마 동생의 못 다한 원한도 풀렸겠지요...
지금은 아마 스파 신캐로 마스터찍기를 하고 있을 터입니다.
기존 캐릭은 버릇때매 스틸박스로 못 옮겨가지 않을까요? ㄲㄲ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욧 ㅎㅅㅎb
홍보가 좀 과한듯하네요 작업물이랑 상관없는 그림쟁이 동생이랑 게임방송 홍보링크를 앞뒤로 강조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
헉 죄송합니다. 그런 불편이 있을줄은 생각 못햇네요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목적은 홍보가 아니니까요. 지적 감사합니다 :)
링크 모두 삭제하였습니다. :) 제가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가 짧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