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해먹던 카레에다가 공정(?)을 하나 추가했는데
이게 은근히 괜찮아서 오랜만에 하나 올려봅니다.
시작하기 전에 쓸데없이 썰을 좀 풀자면,
이 카레의 힌트는 2010년인가 2011년 전에 방영했었던
1박2일 외국인 노동자 특집에서
네팔에서 온 '까르끼' 씨라는 분이 보여줬던 카레 레시피를 바탕으로
은근슬쩍 어레인지한 방식입니다.
일단 양파를 홀랑 벗긴 뒤에 반토막을 내고
그 다음에 채를 쳐줍니다.
최대한 많이.
이게 양파 네개인가 다섯개 분량인데 더 넣어도 될 겁니다.
아마도.
그 다음에는 감자도 홀랑 벗기고 큼직큼직하게 토막을 쳐서
양파 가운데를 살짝 우묵하게 해주고 그 안에 얹어줍니다.
큼직하게 토막친 이유는 나중에 꺼내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최대한 작은 불로 푹~~~~~~ 익혀줍니다.
불이 세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전에 타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지니
불은 최대한 작게 해놓고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기다립니다.
이제 닭다리 등장.
동물성 육수&동물성 단백질을 책임져줍니다.
닭다리도 깝데기를 홀랑 벗기고 지방 덩어리를 대충 뜯어내준 뒤에
마늘 몇 알과 함께 끓여줍니다.
일단 센 불로 끓이다가 한번 팔팔 끓으면
감자&양파처럼 최대한 약판 불로 푹 우립니다.
뼈와 살이 간단히 분리될 때까지.
한시간 반쯤 지난 상태.
양파는 거의 물이 돼버렸고 감자는 푸~~~욱 익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양파는 이렇게 식물성 육수(?)를 만들기 위한 소재였습니다.
닭다리도 이만하면 충분할 것 같흡니다.
일단 위에 뜬 크다란 기름덩어리를 떠서 버리고
마늘도 건져내서 버리고
닭다리는 물기 탈탈 털어 꺼내서 찬물에 담가줍니다.
뜨거우면 살 바르고 으깨기 힘드니까.
그리고 감자도 건져내서 박박 으깨줍니다.
이게 이번에 추가된 공정입니다.
힌트는 90년대 초반, 국내 최초의 육상 국제심판인가 하던 고등학교때 체육 선생님이
자기가 뉴델리 아시안 게임때 인도를 갔더니 카레에 감자를 으깨서 눠주더라~~~ 라고 했는데,
그걸 25년도 넘은 이제야 시험해봅니다.
양파가 들어 있는 솥에 으깬 감자와
뼈에서 발라내고 으깬 닭고기를 넣어줍니다.
뭔가 비주얼이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닭다리와 마늘을 건져내고 쓸쓸하게 남아 있던 닭고기 육수도
이쪽에 부어서 쓰까줍니다.
이것도 은근히 이상한 비주얼 같다는 기분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카레가루.
이번에는 오띠기 사흘 숙성 카레 약간 매운맛 고체형을 투척.
카레가루가 다 녹을 때까지 가열하면서 끓여줍니다.
이번에는 약간 매운맛만 썼는데,
은근히 매운맛이 쎄서 다음에는 순한맛과 1:! 정도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완성.
비주얼은 뭔가 좀 거시기해보지만 맛있으니 됐습니다.
감자를 으깨넣은 덕분에 부드럽고 고소하고 달달한 감칠맛이 아주 훌륭합니다.
닭고기에 감자까지 들어간 덕분에 칼로리도 아주 훌륭합니다.
아무튼 밥 먹을 때까지 뚜껑 덮고 레스팅(?) 해줍니다.
너무 뜨거운 것보다는 살짝 식어야 더 먹기도 편하고 맛있으니까요.
밥과 함께 접시에 담아줍니다.
그냥 카레랑 밥만 먹으면 뭐가 허전할 것 같아서 새송이에 달걀물 입혀서 부치고
어제 딸내미랑 같이 먹다 남은 치킨도 얹어줍니다.
결론 : 잘게 채썬 양파가 육수도 되는데다 거의 다 녹아서 입에서 거슬리지 않고
쪄서 으깬 감자는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주고
닭고기도 삼아서 으깨다보니 아무것도 입에 걸리는 게 없는 부드러운 카레가 됐습니다.
사실 할배표 닭(K*C)에서 파는 골드 머시기 치킨인가를 잘라서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지만
아쉽게도 그게 없어서 그냥 처가집 후라이드 조각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네팔에서 온 까르끼씨가 했던 레시피는
양파를 잔뜩 채썰어서 깔고
그 위에 적당한 크기로 썬 감자와 닭도리탕 용으로 토막친 닭고기를 넣고서 약한 불에 푹 익힌 다음에
마지막으로 카레 가루를 넣고 박박박박박 비벼줬었습니다.
아무튼.
카레는 맛있습니다.
끗.
"피하려 합니다",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 본인이 카레 취향이 아니걸 여기와서 뭐 어쩌라는건지? 카레먹고 설사한 얘기 아무도 안 궁금해 함.
안물안궁
비추실명제 ㄷㄷ
ㅂㅅ인가?
저도 이상하게 그 1박2일 외국인노동자 특집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물을 한방울도 넣지 않고 카레를 만든다는게 그당시엔 큰 충격이었나 봐요 ㅎ
크으 맛있어보입니다 ㅎㅎ 정성이 깃든 카레네요 ㄷㄷ
카레! 거기에 치킨! 이거슨 맛있을수밖에 없습니다! ㅋ
닭 발라내고 양파 썰고 진짜 사랑이 들어간 카레네요 ㅎㅎ
저도 나중에 카레할 때 해봐야겠어요. 부드럽고 맛있어 보여요.
개인적으로 카레는 정성을 많이 타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모든음식이 그렇지만 카레가 레시피는 쉽지만 정성을 들이면 들일수록 맛있더라구요.
진짜 정성이네요. 시간이 오래 걸리면 라디오 들으시면서 만드시는거 추천!!
저도 양파는 저런식으로 무수분 찜 방식으로 해본적 있는데 감자 으깨는 건 생각 못했네요. 저도 해 봐야겠어요!
저 오늘 카레 먹었어요 ...저도 직접 만들어 먹었어요 카레랑 짜장 다 만들었는데... 아이들이랑 배터지게 먹었지요... 이것도 맛나보여요...저렇게 해봐야지..좋은영상 감사합니다
오우 이런ㄱ카레좋습니다..!
손이 많이가는데 이건 정말로 맛이 있을듯;;
저도 이상하게 그 1박2일 외국인노동자 특집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물을 한방울도 넣지 않고 카레를 만든다는게 그당시엔 큰 충격이었나 봐요 ㅎ
인스턴트 오뚜기 카레가 들어가니 당연 감칠맛은 아무 재료 없어도 풍부하겟죠..
여담이지만 1박2일에 나왔던 까르끼씨는 네팔 돌아가셔서 현지 포카라는 지역에서 민박을 하고 계셔요 ^^ 민박집 사장님이 자기 한국 TV에 나온적 있다고! 강호동하고 나왔다고 해서 "읭??"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1박2일이었더라구요 ㅎㅎㅎ
양파를 저렇게 많이 넣으면 감질맛 엄청나겠네요. 볶아서 만드는거랑 큰 차이가 없을까요?
인도의 어떤 영감님 유튜브에서는 조리전 닭다리에 카레가루를 박박 문데 주더군요. 마살라,각종 향신료,커리,요거트,기, 버터, 붉은고추가루, 졸라매운 청고추 이것들이 기본 양념으로 들어가던데 보기만 해도 맵고 느끼한 맛이 올라오는데, 덕분에 앞으로 가고 싶은 여행지중 인도는 피하려 합니다. ps 2주간 호주 횡단 여행중에 쌀요리가 그리워 멜버른에서 정통 인도 커리먹고 폭풍 설사를 했는데, 담부턴 패스 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현지 마트에서 전자렌지로 만들어 먹는 볶음밥을 팔길래 그걸로 대체했습니다.
jerom1
"피하려 합니다",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 본인이 카레 취향이 아니걸 여기와서 뭐 어쩌라는건지? 카레먹고 설사한 얘기 아무도 안 궁금해 함.
jerom1
안물안궁
루리웹-4152967
비추실명제 ㄷㄷ
jerom1
ㅂㅅ인가?
오히려 침이 고일정도의 기본양념 아닌가;
어쩌라구요
저는 오늘 점심으로 부대찌개를 먹고 싶읍니다. 그러나 윤대리가 국물음식을 싫어해서 또 제육볶음을 먹고 싶다고 할 것 같은데 저랑 마음 맞는 임과장과 따로 갈까 합니다.
강한 향신료와 느끼한 조합을 좋아하시나봐요.
오 카레 좋아 하는데 한번 해봐야 겠네요 ㅋㅋ
저도 자주 해먹는데 걍 대충 감자깎고 양파깎고 걍 대충 감자썰고 양파썰고 고기 많이넣고 기름넣어서 대충 볶고 물붓고 카레붓고 대충 먹는데 카레는 진리입니다.
양파를 물로 만들어 쓰다니 생각도 못한;;
양파와 닭고기로 물없이 육수를 만들던 1박2일 특집 저도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ㅋㅋ 진짜 신기했었는데, 카레에 감자를 으깨 넣는 아이디어는 진짜 좋네요. 은근히 카레먹을 때 양파 씹는게 맘에 안들었는데 저렇게 푹 익혀서 감자와 같이 으깨서 넣는 방법이 있었네요. 꼭 한번 해봐야겠요.
승리 확정 치트키인 닭육수 (그래서 그냥 닭을 물에 삶아서 먹는 닭백숙도 맛있죠) 에 카레를 넣었으니 얼마나 맛있을지.,, 예전에 닭백숙 국물에 라면 끓였는데 정말 눈돌아갈 정도로 맛있었는데 카레는 대체로 일반적인 조리법이 크게 육수라고 할만한 것 없이 끓여도 맛있는데 저렇게 진한 닭육수로 끓이면 정말 맛이 ㅎㄷㄷ할 것 같네요. 거기다 저 엄청난 농도의 야채육수까지 정말 호화로운 육수의 카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