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먹고 뜯지 못한 소스가 남았으면 보통 버리시나요?
이걸 아깝다 여기는건 저만은 아닐 겁니다.
문득 냉장고에 썩어가길 기다리던 토마토 너덧개가 있던걸 떠올려서 한번 토마토 페이스트 만들듯 섞어보자 생각했습니다
다진 토마토 3~5 개 정도에 양념 치킨 소스 한 봉다리를 섞어서 불에 올려줬죠.
살짝 맛보니 놀랍게도 제법 그럴듯한 맛이 나네요. 애초에 양념치킨 소스엔 케첩이 들어가니까 어울리는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제대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야채육수, 양파, 마늘 페퍼론치노 등을 추가로 투입해서 끓여줬습니다
'그러면 이 살짝 맵싸한 토마토 소스를 어디에 써볼까? 스파게티? 리조또?' 어려운 고민을 하던 차에
요리왕 비룡에 나오던 토마토 소스를 얹은 볶음밥을 흉내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란을 두어개 까고 치킨스톡, 맛소금 후추 등으로 간을 한 뒤 찬밥에 버무려 10분 이상 방치합니다.
이러면 비룡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황금 볶음밥을 만들 수 있다고 구글이 그랬습니다.
파 마늘 양파 등을 다져서 먼저 볶은 후 계란물에 비벼진 밥을 추가로 투입합니다.
처음엔 좀 질어보이지만 인내심을 가지면서 볶다보면 마침내 낱알이 흩어지는 감동적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좀 질은 밥을 사용해서 그런지 윤기나고 씹는 맛도 찰진 완벽한 볶음밥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계란물에 밥을 풀 때 잘 안 풀어진건지 지들끼리 뭉치는 애들도 있더라구요
<유 마오 신 특제 토마토 소스 볶음밥 완성!>
토마토 소스를 그냥 쓰기엔 좀 흥건한 느낌이라 볶음밥이 질척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어서
졸일 수 있는 선에선 졸여준 뒤 부침가루를 살짝 넣어 농도를 맞췄습니다.
맨날 임시방편으로 이러니까 좀 아쉬워서 나중엔 밀가루와 버터로 루를 만들어봐야겠네요
그래서 이 볶음밥의 맛은? 제가 만들었지만 참 괜찮았습니다.
그냥 토마토 페이스트와는 달리 이미 치킨 양념이 기틀을 잡아주고 있고, 또 매콤한 맛이 나라고 고추 몇 개를 넣어서 끓여준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슬부슬 흩어지는 밥알 사이로 소스의 맛이 느껴지니 제법 좋았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검색해보다 알게 되었는데 요리왕 비룡에 나오던 이 볶음밥을 실제로 파는 가게도 있다 하더라구요
볶음밥 맛나겠네요. 그냥 케찹 뿌려 먹는 것보다 풍미가 살아 있을 듯 합니다.
오호..이거 맛있겠어요!ㅋㅋ 좋은아이디어인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