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4월 2박 3일 짧게 다녀왔던 상하이 사진을 올려봅니다.
낮동안은 회의와 볼일, 저녁에는 먹고 마신 2박 3일이었네요.
예전 2000년대 중반 1년 정도 살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한 기억이 있는 도시지요.
푸시(황푸강의 서쪽이라 푸시) 와이탄쪽에서 바라본 푸동(황푸강 동쪽)의 신구.
지금은 죽은지 오래된 북쪽 지도자가 생전 상하이를 방문했을때 이 경치를 보며
"천지가 개벽했다"라는 표현을 했다죠. 밤에 보면 특히 화려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푸시의 와이탄 밤 풍경을 더 좋아한다는 것...
비가 부슬부슬 온 뒤라 도로가 젖어있어 더 운치가 있어보이네요.
1910년도부터 열강들의 조계지의 핵심지역으로 발전해온 역사가
켜켜히 쌓여 있는 느낌. 1920-40년대 당시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있죠.
그런 푸시 골목중 하나를 들어가면 나오는 재즈바가 있습니다.
1920-30년대 외국인이 워낙 많다보니 재즈공연의 전통이 강한 곳입니다.
(문혁시기 즈음은 물론 제외. 뭐 그때야 이런 부르조아 음악은 악기든 악보든 다 불태웠을테니...)
하우스 오브 블루스 앤 재즈.
상하이의 대표적인 재즈 바중 하나입니다.
화평반점의 노익장 연주자로 구성된 올드타임밴드가
과거 상하이의 재즈 전성기를 추억하게 만드는 곳이면
이곳은 중국과 전세계 주요 재즈 밴드들이 상하이
방문공연시 거의 필수적으로 들러 공연을 하는 곳.
언제나 그렇듯 목요일 주중저녁이라도 사람들이 꽤 바글바글하네요.
아주 문열자마자 가기전엔 금토 저녁엔 갈 생각도 기대도 안하구요.
재즈 공연의 특성상 연주는 밤9시는 되어야 한다는게 함정.
매니아들은 열자마자 밥먹고 술먹고 2-3시간 기다리며 자리잡고
대기하는 곳. 그러다보니 예전엔 안받던 입장료도 몇년 전 부터 받네요.
칵테일 한잔과 공연 좀 듣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두번째 칵테일로 가다가 그 근처 국수집에 들러 늦은 저녁을 합니다.
현지 친구가 합류해서 같이 앉았네요. 이때가 밤 11시.
우선 뜨끈한 우롱차 한 주전자 시키고 있으면...
돼지곱창탕면이 나옵니다.
지인은 새우탕면.
왜인지 곱창탕면이 땡기더라구요. 호기심이...
평범하게 새우탕면 시킬걸 그랬나.
달고 짭잘하고 느끼한 곱창볶음을 맑은 닭육수에
말아낸 국수와 채소위에 샥 올려나옵니다.
맑은데 느끼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
요새 핫하다는 Ars & Delecto.
낮에는 드립커피를 파는 카페이자 밤이면 칵테일 바로 운영하는 두얼굴의 장소.
낮에 커피 파는 사람들은 현지 중국인들이고 밤에 바텐더들은 일본인이라하네요.
여러가지 재미있는 칵테일들이 있습니다.
아, 초점이 나갔네.
이태리 전형적인 여름 칵테일인 아페롤 스프리츠를 우선 한잔.
여러가지 얘기를 지인과 하다보니 많이 사진을 못찍었네요.
이것포함 총 3잔 마시고 일어나려는데 바텐더 왈, "2층도 칵테일바야~"
이곳은 1층과 2층 컨셉이 다른 그런 칵테일바네요.
상하이의 또다른 유명바인 스피크로우가 대히트한 후로 이런 '매장 내 또 다른 매장'
아이디어가 여전히 인기인 듯 하네요.
뭐, 그럼 2층도 가봐야죠.
2층에서도 사진은 많이 못찍었습니다만...
2층은 재료도 분위기도 가격도 더 고가정책입니다.
(이래서 2층 가라고 했구만...)
참고로 상하이는 중국 내에서 가장 일본인이 많은 지역입니다.
난징이 아마 가장 없을거구요. (난징은 일본인이 잘못 가게되면 현지인들에게 린치당한다고...)
여기선 2잔 마셨네요. 2층바는 목, 금, 토만 영업한다고 합니다.
2층의 첫잔부터 취기가 꽤 올라오기 시작.
2층에서의 2번째 잔. 자몽이 들어간 드라이 마티니.
자몽의 향이 좋긴 하지만 40도 정도되는 칵테일이다보니
마시니 훅 갈 듯한 불길한 예감.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
호텔가서 빨리 자야죠. 지인도 출근해야하고...
다음날 점심 해장을 하기 위해 숙소 근처 백화점 내 운남 음식점이 있어 방문해봤습니다.
운남지역 유명한 닭찜탕이라는데 저 특유의 토기로 육수와 닭고기를 넣어
찜기에 쪄내면 어쩌구 저쩌구 원리로 육수가 진하게 우러나오고 어쩌고...
어제 그 친구도 사무실이 바로 근처라 점심에 합류했어요.
그래... 점심은 니가 내야지. 어제 내가 냈잖니...
육수는 육수대로 퍼주고 닭고기는 따로 건저 데친 콩나물과 섞어 식초간장 양념을
부워서 제공됩니다. 육수도 시원하면서 진하고 새콤짭잘한 닭과 아삭한 콩나물을
함께 먹는 맛도 그만.
뭔가 얼큰한 탕면도 생각나서 시킨 고추기름 잔뜩 올라간 탕면.
면이 굵직한 쌀국수인데 중면보다 2배 정도 두꺼운?
단면이 납작한 쌀국수를 주로 접하다가 이런 동그란 단면의 면도
식감이 재미있네요.
저 채소볶음은 물소모양 황동 모형에 올려 나오는데 소 배속에 양초를 둬서
식지않게 데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뭔가 임팩트 있군요.
매콤새콤하게 버무린 소고기 냉채도 고수 잔뜩, 마른고추 잔뜩올려져
나왔네요. 근데 이건 술안주네 맛이. ㅋㅋㅋ
이런 제가 좀 볼일이 생겨 일단 여기까지만 올리겠습니다.
나머지는 다음에 따로 올릴게요.
어휴. 옷장 정리한다고 옷걸이에 뭘 잔뜩 임시로 걸어놨었는데 이게 쓰러지면서
책장을 건드려서 난장판이 났었네요. 게시물을 하나 더 올리느니 수정해 다시
나머지 내용 올려드립니다,
지인과 다시 시작한 둘째날 저녁.
위에 언급한 상하이는 물론 아시아 탑 바 50중 2년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스피크 로우 Speak Low.
1층, 2층, 3층, 4층 각각의 컨셉이 다른 칵테일바입니다.
뉴욕 Angel's Share 바 출신의 고칸 신고 Gokan Shingo가 십년 전 정도에
오픈한 이후로 대박을 낸 곳이죠. 주로 미주와 상하이 위주로 활동하다
최근 도쿄 시부야에 다시 바를 내서 스피크 로우에 있던 일본인 스탭들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이곳 대표는 거의 일주일 단위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게스트 바텐딩이니 운영이니 하는 초거물 바텐더가 되어버렸네요.
아마 동양인 바텐더 중 국제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 아닐지...
1층의 칵테일 용품 샵을 지나 올라오면 2층의 캐주얼 칵테일바가 나옵니다.
사실 이곳의 핵심은 3층인데 바로 올라가지 못하고 자리가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면서 2층에서 몇잔 마시게 되죠. (4층은 VIP실)
뭐, 맛은 더할나위 없네요. 스탭들 교육도 완벽합니다.
닭튀김 안주도 하나 시키고...
레스토랑이 아닌데도 주방의 음식메뉴도 정말 수준과 구성이 좋습니다.
중국 현지인은 물론 전세계에서 손님들이 몰려 바글바글하는 곳입니다.
저 냅킨을 보시면 가로 긴 네모에 호텔/숙소 주소 적어서 현금이나 지갑은
내 바지, 허리춤, 셔츠, 기타 등에 있다는 것 택일해서 기사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개그성(?) 냅킨이네요. 반대편엔 중국어로 인쇄... 꽐라되어도 내가
어디로 가고 지불은 어떻게 할수 있다고 밝혀주는 효자템?
기다리던 중 드디어 난 3층자리.
2층이 좀 더 캐주얼하다면 3층은 좌석도 엄청 적고
잔과 그릇같은 기물과 음료메뉴와 술의 종류도
훨씬 업되는 곳. 여기도 일본인 스탭들은 이제 다
빠져나갔네요. 십년간 운영 노하우가 이제 중국인
스탭분들에게 완벽히 전수 된 듯,
맛도, 서비스도 메이킹 실력도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중간 뭔가 불쇼같은 장면이 연출되었네요.
잡지 표지의 저 콧수염 동양인이 그 일본인 대표입니다.
지금쯤 전세계 자기 칵테일바중에서 어디쯤 있을지,,,
보통 뉴욕에 주로 있지만 최근에는 도쿄에서 있을 듯.
그다음 건너뛴 곳은 스피크로우 중국인 바텐더가 완전 핫핫핫한 칵테일바라고
소개해 준 수코타이 호텔 1층 ZUK 바로 갑니다. 이태리 바텐더가 이곳 새로
부임하면서 예술로 칵테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이미 꽤나 술기운이 올라 여기도 사진은 많이 못찍었습니다만
왼쪽이 보드카에 올리브 오일을 넣고 숙성시켜 올리브 맛이 배어든 칵테일이었고...
오른쪽 칵테일이 놀라웠네요. 새벽비 올때의 흙냄새가 납니다.
대리석 가루를 넣어 숙성시켜 술에 은은하게 기분좋은 광물성 냄새를
융합시켰다 하네요.
태국계 호텔답게 태국식 안주도 진짜 맛있었고...
고추튀김과 닭고기 사테꼬치.
진짜 마지막이라며 들러본 바 룰스 Bar Rules
공중전화부스가 입구입니다.
상하이에 이런 숨겨진 입구의 바가 한때 큰 유행을 했죠.
여기도 진짜 새벽 2시인데도 손님들이 한가득...
여기까지 오니 너무 불콰해져서 한잔씩만 하고 바로 택시타고 숙소귀환.
죽은 듯이 취침.
다음날 아침 해장은 지난 몇년간 치즈티 열풍을 일으킨 헤이티 喜茶로 합니다.
여기도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제가 시킨 치즈거품을 올린 서호 용정차.
차가 엄청 진해서 위에 치즈거품을 올려도
맛이 밀리지 않고 궁합이 좋네요.
괜히 요즘 잘나가는게 아닌 듯.
마지막 점심은 상하이에 계신 아는 한국인 형님들께서 쏴주셨습니다.
대만계 음식점인 벨라지오. 한국사람들 입맛에 아주 잘 맞는 곳.
바삭한 오징어 튀김과...
이것저것 많이도 시켜 먹었네요.
이 두분도 먹성 진짜 좋으셔서...
상하이에서 사는 이야기, 사업 이야기, 한-중 관계 이야기 등
많은 가볍고도 무거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외국에서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죠.
그 속에서 G2가 된 중국의 자본이 모이는 곳이 상하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벌써 새벽 5시가 다 되어가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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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베스트에 올라가 있군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저녁 되시길.
채소볶음에 어울리지않은 버너군요ㅎ 상해가 아니라 무슨 북유럽풍경이네요.
잘 봤습니다 칵테일쪽은 평소에 관심이 없는데 가서 맛보고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ㅎㅎ
북경쪽이랑은 사뭇 다른 분위기네요 개항의맛
출장간김에 가신건다요 엄청 고급지내요
조계지쪽이 사진찍기 좋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