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카고 근교에서 15년째 살고있습니다.
먹고댕기는게 유일한 취미였는데 코시국이라 잘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추억팔이나 하려고 폰 갤러리 뒤지다 걍 예전에 먹었던 것들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1. Au Cheval - Double Cheeseburger (+ 계란, 베이컨 추가)
시카고에서 제일 유명한 버거일겁니다. 몇년전에 미국내 버거 1위로 뽑히기도 했었고, 진짜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버거입니다.
몇년전에 먹은건데 2시간 웨이팅 하고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다만 이걸 굳이 2시간을 기다려서 먹을만 한가... 라고 한다면... 음....
여기보다 더 맛있는집이 많아서요...
베이컨은 괜히 추가한것이 너무 짜고 두꺼워서 맛이 지배적입니다. 패티맛이 안느껴짐 ㅎㅎ... 베이컨 추가하면 거의 20불돈 나오는데... 하아....
2. Small Cheval - Cheeseburger (+ 토마토, 상추 추가)
위에 Au Cheval 의 간이버전 입니다. 상추랑 토마토는 넣어달라고 해야 넣어줍니다.
패티가 얇은데 레시피 자체는 Au Cheval 것과 같아서 굳이 2시간 기다려서 먹느니
여기와서 간단히 맛보는것이 더 나은것 같습니다. 일단 가격도 싸고...
아 저 피클 더럽게 짭니다.
3. Paradise Pup - Double Cheeseburger
오헤어 공항 근처에 있는 작은 버거 스탠드 인데, 숨은 맛집입니다.
좌석이랄것도 없는 진짜 허름한 스탠드인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습니다.
숨이 턱턱 막힐정도의 숯불향과 미디엄으로 구워내서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게 최곱니다. 제 인생버거.
코시국 끝나고 혹 시카고 놀러오시게 되면 이집은 꼭 드셔보시는걸 강추합니다. 공항근처라서 우버타면 금방입니다.
가게에서 항시 연기가 풀풀 나는데 예술이죠.
4. Umami Burger - Umami Burger
아직도 우마미 맛이 정확히 무슨맛인지 이해는 잘 못하겠지만.. 맛있습니다.
크기나 뭐 내용물 그런것에 비해 좀 비싼걸 빼면요.
저 중간에 하얀색 파마잔 프리스코는 복불복이라고 합니다. 가끔은 빵보다 크게 나오기도 한다는데 전 갈때마다 쥐똥만한것이...
구운 토마토랑 달짝지근한 표고버섯도 한조각 들어가있구요.
몇년전엔 저게 우마미버거 였는데, 최근에 갔다온 친구 말이 저 파마잔 빠지고 토마토와 상추가 들어간 평범한 햄버거 형태로 바꼈다고 하네요.
5. Epic Burger - Epic Burger Double (+ 계란추가)
동부에 쉑쉑, 서부에 인앤아웃이 있다면 시카고는 에픽버거를 내세울것처럼 그랬습니다만...
중서부에도 쉑쉑이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그런얘기가 쏙 들어갔죠.
개인적으론 쉑쉑보다 에픽버거를 더 좋아합니다. 같은가격인데 에픽버거는 크기도 더 크고 계란도 추가해 먹을수 있거든요.
이 집은 계란 꼭 추가해서 먹어야 합니다. 손은 좀 지저분해 지는데 계란 노른자가 패티랑 빵에 적셔지면서 어우러지는게 최곱니다.
아보카도나 베이컨은 굳이.... 추가할 필요는 못느끼겠구요.
6. Big Sammy's Hot Dog - The 'BIG SAMMY' Triple Cheeseburger
시카고에서 좀 떨어진 Itasca 에서 먹은 햄버거 인데, 핫도그집입니다만 햄버거를 시그니쳐로 팔고있습니다.
임팩트가 있는 그런 햄버거는 아닌데 빵과 고기와 토핑의 밸런스가 예술입니다. 제 인생버거 2위.
유명 체인들보다 이런 동네 조그만 다이너에서 엄청난 녀석들을 팔때가 종종 있죠.
7. Wendy's - Bluecheese 어쩌구 뭐시기....
하도 오래전에 먹은거라 메뉴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납니다만... 웬디스에서 나왔던 한정 메뉴중 제일 맛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제 인생의 햄버거는 웬디스 이전과 이후로 나뉘죠. 웬디스를 만난 이후로는 트리플 패티가 아니면 더이상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버렸습니다.
항시 트리플 옵션이 메뉴에 존재하는곳은 웬디스 뿐이죠.
요즘은 패티가 많이 얇아져서...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8. Billy Goat Tarvern - Cheezborger "Original"
108년간 시카고 컵스를 괴롭힌 염소의 저주를 내린, 위대한 흑마법사 빌리 시아니스의 가게입니다.
네이비피어 지점에 가면 그의 후손을 볼 수가 있고 흑마법사의 후손이라 그런지 되게 불친절 하십니다. 메뉴 바꿔달라고 말했다가 저주받는줄...
1934년 부터 영업했다고 하는데 에.. 뭐 비주얼 보면 아시겠지만 맛없습니다.
네이비피어와 공항점 기준인데, 관광지다보니 회전율만 생각하는지 그냥 빵에 미리 구워놓은 패티 턱 끼워서 던져줍니다.
소스나 토핑은 나중에 손님이 따로 옆에가서 넣어야 하는데, 완전 방치플레이라 위생상태가...
빵은 드라이 하고, 패티는 종잇장...
MLB 팬이라 염소의 저주 성지순례를 위한 방문이 아니라면 굳이 ㅎㅎㅎ......
9. Kuma's Corner - Iron Maiden
가게 안에 헤비메탈이 빵빵하게 울려퍼지는 가게입니다. 직원들도 대부분 고스 스타일이고.
저는 개인적으로 락빠라 행복했습니다만, 같이 갔던 일행들은 엄청 부담스러워 하더군요.
햄버거는 완전 임팩트 중시형 입니다. 밸런스고 나발이고 크기부터 압도적이고, 인스타에 사진올리기 좋은 비주얼이고,
한입 베어물면 내가 이게 빵을 씹는건지 고기를 씹는건지 어우 씨 입안은 가득찼는데 뭐 올라간건 많아서 계속 후두둑 떨어지고, 감튀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고...
그리고 이 임팩트는 계산서에서도 이어집니다. 지갑에 딥 임팩트.
10. Edzo's Burger Shop - 8oz. Char Burger (+ 체다치즈 추가)
Evanston 에서 먹은 햄버거인데, 단일 패티로는 먹어본 중 역대급으로 두꺼웠습니다.
쉑쉑 더블쉑과 같은가격인데 저는 무조건 이걸 먹겠습니다.
11. BurgerFi - Loaded Chili Cheese Burger
한정메뉴였는데 워낙 칠리를 좋아하는지라 시켜보았습니다만.. 와 이렇게 무식한게 나올줄 몰랐죠.
이걸 어떻게 쥐고 먹으라는건지.. 맛은 있었습니다만 저 뚝뚝 떨어지는 치즈와 칠리때문에
패스트푸드 먹으면서 최초로 손을 데었던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아니 씁... 감튀나 좀 적게 넣던가.....
12. White Castle - Double Cheeseburger
꼬마김밥 같은 친구 화이트캐슬 입니다. 한입거리 버거라 한번에 32개 까지 먹은게 제 기록입니다.
13. Mcdonald's - Big Mac
맥도날드 형제의 맥도날드가 아닌 레이 크룩의 Des Plaines 1호점에서 먹은 빅맥입니다.
정확히는 1호점이 있던 자리의 길 건너편에 지어진 Des Plaines 점에서 먹은겁니다만,
1호점 자리 답게 다른 매장에는 없는 레이 크룩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지점이였죠.
자세한 내용은 영화 The Founder 보시는걸 추천드려요. 재밌습니다.
다운타운에 있는 거기 아닙니다. 거기는 락큰롤 맥도날드고....
예... 1호점에서 먹든 뭐 어디서 먹든 빅맥은 빅맥맛..
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두장 특별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 까~지 빠라 빠빠빠.....
14. Chicago Burger Company - 1/2LB Angus Burger
오헤어 공항 옆 Fashion Outlet 푸드코트에서 먹은 햄버거 입니다. 맛없음.
15. Shake Shack Burger - Shack Stack Burger
쉑쉑이 처음 시카고에 들어온다고 했을때 만세삼창을 하고 내적 브레이크 댄스를 추었습니다만
막상 실제로 접한 쉑쉑버거의 사이즈에 크게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맛도 뭐 그닥.....
하지만 감튀는 인정합니다. 아 이건 못참지.
쉑쉑 감튀 먹으러 갑니다. 버거는 거들뿐.
16. Burger King - Customized Whopper
한국에서 스태커4 와퍼 챌린지 한다길래 저도 먹어보았습니다. 미국에선 패티 따로 추가해달라고 하는데,
이런경우가 드물어서 그런지 치즈 추가했는데 돈만 받아쳐먹고 안넣어줌...
두께 자체는 뭐 웬디스 트리플에 익숙한지라 크게 부담되진 않았습니다만
이 퍽퍽한 고깃덩어리를 치즈도 없이 먹고있자니... 식고문이였네요.
17. Superdawg - Whoopercheesie
핫도그 맛집인데 오히려 햄버거가 맛있습니다. 왤까?
18. Culver's - The Culver's Bacon Deluxe
여기는 지나갈때마다 냄새도 그렇고 햄버거 비주얼도 뭔가 있어보이는데 걍 맛은 그렇습니다.
고기 기름이 많은건지 항상 아랫쪽 빵이 푹 젖는데 시간지나면 먹기 겁나 불편해지므로 최대한 빨리 먹는것이 관건
19. American Wild Burger - Wild Burger (+ 패티추가)
1/2파운드의 치킨 + 칠면조 + 소고기 패티라고 합니다. 저는 한장 더 추가해서 1파운드로 먹었구요.
확실히 조류맛이 강하고 지방이 적어서 그런가 겁나 묵-직 했습니다.
20. Harry Caray's 7th Inning Stretch - Holy Cow! Burger
유명 야구 캐스터 해리 캐리의 레스토랑인데... 맛은 잘 기억이 안나고...
손님도 많지 않았는데 햄버거 나오는데 45분 걸렸던 기억이 나네요.
소 잡아오는줄 알았음.
21. Brandy's Gyro - Belly Buster Triple Decker Cheeseburger
원래 패티 4장짜리 도전하려다가 일단 3장부터 격파하고 가자는 마음으로 시켰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반정도 먹을때까진 괜찮았는데 햄버거가 식기 시작하면서 지옥이더군요.
다시 뎁혀달라고 할수도 없고... 그래도 꾸역꾸역 클리어 했습니다.
근데 이게 4장까지 도전할 맛인고 하면... 또 그건 아니라서....
22. Butcher and the Burger - Bison Burger (+ Chicago Style Steakhouse 시즈닝)
정육정도 하면서 햄버거를 파는 가게입니다. 고기종류 먼저 고르고 시즈닝을 고르면 되는데,
이왕 먹어보는거 제일 비싼 바이슨 고기로 먹어봤습니다.
에... 바이슨 고기는 무슨 맛이냐면요.....
간고기라 잘 모르겠.......
23. Gabutto Burger - BBQ Pork Rice
시카고에서 거의 유일하게 라이스버거를 맛볼 수 있는 곳이였는데 어느순간 문을 닫았네요.
패티는 돼지불고기 인데 크기에 비해 값은 좀 비싸도 가끔 먹을만 한 맛이였습니다.
타지역에 다시 문을 열었다는 얘기가 있긴한데 코시국때문에 흥미를 잃어서......
24. P.J. Moon Doggies - Moon Doggie's 1/2 Pounder
무슨 걸레짝 같은 빵에다 줬는데 이게 식감이 오묘하게 좋네요. 야채는 구운 양파랑 토마토인데 고기맛하고 밸런스가 좋았습니다.
25. 본인이 만듬
코시국 가장 심할때 일 쉬면서 만들어봤습니다.
패티를 두툼하게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집에 그릴이 없는 관계로 얇은 패티로 절충했습니다.
고기 시즈닝을 간장베이스로 했더니 불고기버거 생각나는 맛이였습니다. 소스가 아쉽....
뒤에 김치통이 보이는것 같은건 여러분의 스페이스 판타지.
26. Burger King - Angriest Whopper
먹어본 햄버거 중 제일 특이한 버거를 꼽자면 이녀석 입니다. 얘는 한정메뉴로 꼭 다시 나왔으면 좋겠네요.
비주얼만 봐서는 매울것 같았는데 생각처럼 맵지는 않았습니다.
버거킹 일해라
남은 사진이 엄청 많기는 한데 일단 기억나는 애들이 이정도라 26가지만 추려봤습니다.
아 글 쓰면서 배고파졌습니다
파라다이스펍 버거는 리틀빅 버거라고 서부버거체인 햄버거랑 비슷하게 생겻네요. 역시 버거는 패티가 90%
맞습니다 패티가 제일 중요하지요
진짜 맛있어 보이네요. 출장으로 라스베가스 갔다가, 화이트캐슬하고 인앤아웃만 먹어봤는데...그게 마지막 하늘길이 될줄이야...ㅠㅠ
코시국 안정되면 꼭 시카고도 들려보시길 바래요. 한식은 그닥이지만 다른 먹부림으로는 시카고도 어디가서 꿇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강렬하네요
색깔만 ㅎㅎㅎㅎ.. 하지만 인스타 좋아요 받기는 좋았죠
와 햄버거... 언젠가 미국 햄버거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코시국 안정되면 꼭 와보시길 추천드려요
와 저러니 맥도날드는 햄버거취급도 안해주는구나...
근데도 업계 매출 탑을 찍는게 맥도날드라죠.... 어마무시합니다 대기업이라는건...
많아서 접근성이 좋아서 그럴까요??? 막말로 해외 어디나 맥은 있으니.
죽기전 소원 한가지가 햄버거 먹으러 미쿡 여행가기 인데 부럽습니다 미쿡 햄버거 먹어보고 싶네요 요즘 코로나로 인해 미쿡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폭력사건을 보면 무서워서 갈 엄두가 안나네요
요즘 잘 못돌아다니는게 그런 이유도 있지요 ㅠ... 그저 폰 갤러리나 뒤지면서 추억팔이 하고있네요 저도
와~ 마지막거 번색깔이 너무 이쁘네요!
어떻게 구운건지 참 신기했습니다
2번 5번 24번 정말 맛있게 생겼네요
그 셋중에선 5번이 제일 맛있습니다
Wilmette에서 중고등학교 졸업했는데 시카고 근교 사신다니까 괜히 반갑네요. 겨울에 일찍 일어나서 차 문 얼어서 열리나 안 열리나 열심히 체크했던 기억이 있어요~
오 윌멧이면 뉴트리어 나오신건가요? 하하 여긴 낼모레 눈온뎁니다......
마지막은 블러디 버거네요 ㅎㅅㅎ/ㅋㅋㅋ
넘나 부럽네요
햄버거 올리다가 댓글로 링크주셔서 구경했습니다! 유명프랜차이즈말고 올려주신것 중에 제가 먹어본건 우마미 버거뿐이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