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까지 일본에서 6년 반 동안 혼자 자취 생활을 했습니다.
거기서 사는 동안에는 일본 요리를 만들어볼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그 때 먹었던 것 중에 생각나는 몇가지를 재현해보았습니다.
다시마 5분, 가다랑어포 5분. 팔팔 끓지 않고 보글보글한 온도에서 육수를 우려냅니다.
맑은 국물을 위해 거품을 끝없이 건져냅니다.
가쓰오다시라고 불리는데 일본 국물 요리의 베이스와 같은 거라고 합니다.
육수로 먼저 차완무시(茶碗蒸し)라고 불리는 일본식 계란찜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아까 만든 가다랑어포 육수에 계란을 풀고 소금, 간장, 맛술을 약간 첨가 해주어 채에 걸러 찻잔에 세팅.
그리고 찜통에 쪄줍니다.... 한 개는 실패했군요. 온도가 안맞았나?
다음은 일본의 아침식사를 책임지는 돈지루(豚汁), 고기넣고 끓인 된장국입니다.
삼겹살을 볶고 육수를 부어 끓입니다.
일본 백된장(시로미소, 白味噌)을 풀고 고명을 띄웁니다.
한국식 된장찌개와 달리 뭉건하게 끓이기보단 마지막에 풀어만 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깔끔한 일본식 아침식사(먹은건 저녁이지만) 완성입니다.
그다음은 우엉고기볶음입니다.
우엉을 연필깍듯이 손질한 뒤 묻은 흙을 헹궈줍니다.
삼겹살을 볶고 그 위에 우엉을 볶습니다.
물, 맛술, 설탕, 간장, 고추, 생강청으로 맛을 내고 졸인 뒤
참기름과 후추로 마무리.
쉽고 간단한 우리나라 제육볶음과 비슷한 위치의 요리지요.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있는 마트에서 이거랑 밥만 있는 도시락이 300엔이었습니다.
심지어 야근하고 가는 날(대부분이지만)에는 100엔까지도 할인을 했죠.
이것만 2년 정도 먹다보니 이러다 죽을 것 같아서 요리를 시작했었는데
이제 그럭저럭 먹을만큼은 되는 요리가 나올 정도의 실력이 되었군요.
예전에 자주 다니던 가게 중에 기본국으로 돈지루 주는 곳 있어서 맛있게 잘 먹었었는데 이젠 문 닫아서 먹을만한 곳이 없네요.. 따로 파는 곳은 본 적이 없고 ㅠ
음식이 정갈해보여서 좋네요. 담백하면서도 든든한 한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