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ros 는 시카고 패스트푸드 다이너에선
치즈버거, 시카고 스타일 핫도그, 이탈리안 비프와 함께 반드시 메뉴에 있는 4대 천왕중 하나입니다.
타주는 잘 모르겠지만 시카고에선 어딜가나 흔히 볼수 있는 메뉴지요.
콜로라도에서 온 직장동료는 생소하다고 잘 안먹는것을 보면 완전 보편적인 음식은 아닌것 같구요.
그리스가 원류인 음식이 어쩌다 시카고 패스트푸드의 4대 천왕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일단 맛있습니다.
케밥 같은건데 피타빵 위에 얇게 저민 양념된 양고기, 또는 양고기와 소고기 섞인것, 또는 소고기를 얹어서
양파, 토마토, 차지키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입니다.
양고기 때문인지 누린내가 나는데 그것때문에 호불호가 좀 갈리기도 합니다.
미국와서 제일 처음 먹었던 미국음식(?)이 이것인데 그 이후로 제 소울푸드가 되었습니다.
이녀석은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것 같습니다.
Gyros 라서 '기로스' 라고 부르는것이 맞는것 같기는 한데
시카고에선 '기로' 라고 말해야 알아듣습니다. s는 묵음처리 합니다. 뭐 기로스 달라고 해도 주기는 하는데 좀 벙쪄 합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어떤 영화에선 '자이로스' 라고 하는것을 들었는데
그 동네에선 그렇게 부르는것 같고.. 시카고에선 자이로스 달라고 하면 안줍니다 ㅎㅎ 진짜로.. 한번 해봤는데... 안줌.
그리스 음식이니 그리스 인에게 직접 뭐가 맞느냐 물어본 결과
본토에서 쓰는 정통 발음은 이↗로-----스 라고 발음하는게 맞다고 합니다.
뭐 저에게 이로스라 가르쳐준 그리스인도 시카고에서는 '기로' 라고 부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 따르는거겠죠.
먹는 방법은 대체로 두가지가 있는데 우선 이렇게 샌드위치 형태로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피타빵에 비해서 고기를 많이 올려주는 경우가 있어 한입에 먹기가 힘든데, 그래서 저는 위에 고기를 먼저 포크로 좀 퍼먹고
한입에 먹을수 있는 정도가 되면 그때부터 빵과 함께 쥐고 우걱우걱 먹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따로국밥 처럼 플레이트로 먹을수도 있습니다.
구성은 똑같지만 대체로 플레이트 쪽이 양이 좀 더 많고 비쌉니다.
고기를 파운드 단위로 파는집도 있습니다.
1파운드 시키면 샌드위치 3개 분량은 나오는것 같습니다.
아 혼자 먹었습니다.
사실 시카고에서 먹을수 있는 기로스는 대부분 공장제 입니다.
알바했던 경험으로 미루어 볼때, 대부분 Kronos 브랜드 아니면 Olympus 브랜드를 떼다 씁니다.
아예 포스터도 붙여놓습니다. 우리집은 어디 브랜드 고기를 쓴다고.
저런 원통형 고기를 받아다 쓰는데 저 케밥굽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릴에 영업시간 내내 뎁힙니다.
그래서 사실 어느집에서 먹으나 기로 고기 자체의 맛은 걍 거기서 거기입니다.
공장제니 어딜가든 비슷한 맛이기는 합니다만 분명 가게마다 맛 차이는 존재합니다.
저 공장제 고기를 어떻게 보관하느냐, 고기 위에 얹는 차지키 소스의 맛,
얇게 저민 고기를 그냥 내느냐, 그리들 팬에 한번 더 볶느냐 등으로 맛집과 아닌곳의 차이가 납니다.
공장에서 떼오는 고기도
완전 양고기로만 가공된것, 양고기와 소고기가 섞인것, 소고기로만 가공된것이 있는데
양고기로만 된 것이 제일 비싸서 쓰는집은 거의 못봤고
주로 양고기와 소고기가 섞인것을 쓰는데 제가 일했던 다이너에서도 섞인것을 사다 썼습니다.
그게 제일 가격이 싸다고 했었....
아... 그리스인이 운영했던 다이너였는데 그리스인들이 수전노 라는건 유명했지만 사장쉑이 월급에서 이상한 명목으로 수수료를 떼먹어서... 씁....
아 글쓰면서 옛날 생각하니 갑자기 킹받네요......
고기를 얇게 저미다 보면 요정도 남을때가 있는데, 이때가 제일 맛없습니다.
엄청 맛집이라 회전율이 빠른집이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은 집을 기준으로 보자면
이미 저정도 썼다는건 공기중에 엄청나게 오래 노출된 상태고, 몇날 몇일이고 열을 받아 드라이 된 상태지요.
그리고 저만치 쓰고나면 이제 고기에 열이 안닿습니다.
그리들 팬에 고기를 한번 볶아주는 집이면 그나마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집이라면 미적지근한 고기를 먹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 사먹으러 갔을때 고기가 저렇게 남아있으면 걍 그날은 포기하고 다른거 사먹습니다.
가끔 실내를 지중해 스타일로 꾸며놓은 무지 비싼 그리스 식당에 가면
공장제가 아닌 가게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기로스를 먹어볼수가 있는데......
한 세군데 가서 먹어봤는데 전부 제 입맛엔 공장제 보다 별로였습니다.
부스러지는 고기에 어우 묘한 향신료 맛이 엄청 강한게... 어쩌면 이게 그리스 본토 맛일지도 모르죠. 제가 맛을 모르는거고.
중동 음식점들 중에 비프 슈와마를 Gyro 라고 표기해 놓은 집들이 있는데
이게 공장에서 떼오는 소고기로만 가공된 그것이라 추측해 봅니다.
간혹 그리스 스타일 이라고 옵션을 따로 해서 파는 집들이 있는데
이렇게 샌드위치 안에 감튀를 얹어서 줍니다. 그리스에선 이렇게 먹는다고 하는데 안가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그리스 여행하신분 계시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짜 궁금했거든요.
맛이 있어지는건 잘 모르겠고 먹기가 3배 불편해 집니다. 와 이게 정통방식이라고?
고기 맛은 거기서 거기니깐 이제 맛을 굉장히 좌우하는것이 차지키 소스인데,
요거트 소스에 오이를 섞은 소스입니다.
요것도 직접 만드는 집이 있고, 시판소스 사다쓰는 집도 있고, 오이 향도 안나는 집도 있고, 차갑게 식혀 내는집, 실온에 내는집,
요거트가 아니고 마요네즈를 쓰는집도 있었고... 가지 각색입니다.
개인적으로 베스트는 오이향이 나고 차갑게 식혀 내는것이 제일 고기 느끼함을 잡아주는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에 먹은것인데, 이집은 아예 샌드위치를 미리 만들어놓고 은박지에 둘둘 싼것을 워머에서 꺼내주더군요.
와 세상에 이거 만드는데 몇분이나 걸린다고 이걸 미리 만들어서 팔어.....
맛있게 하는집은 고기를 어떻게 관리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분명 가공육인데 육즙이 나오는것 처럼 촉촉 합니다.
집에서 차로 한시간 거리인데 일부러 찾아가서 먹습니다.
기로 위에 차지키 소스대신 바베큐 소스와 치즈, 폴리쉬 소세지를 얹은 이런 혼종도 가끔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누가 이런 끔찍한 혼종을 만들어 냈단 말인가!
헤헤 짜고 맛있어....
에 뭐 암튼 기로인지 기로스인지 자이로스인지 이로스인지 하는 이녀석은 꽤나 맛있습니다.
글 쓴 김에 내일 사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사진도 좋지만 글이 재밌어서 빠져들었네요. 기로스에 감튀를 넣다니....부들부들. 차지키가 기로스 맛을 좌우한다는 것에 끄덕끄덕하고 갑니다
여기 사람들은 감튀를 별군데 다 넣어먹긴 합니다만... 괴식을 즐기는듯... 차지키는 잘 만들어진것은 그냥 퍼먹어도 맛있죠 ㅎㅎ
이로스가 맞는겁니다, 아 땡기네요
역시 본토발음이였군요
오 저도 오늘 점심에 '자이로' 먹었습니다 - 여긴 남부인데 다들 자이로라고 하더군요 ㅎㅎ 혼종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오 남부는 자이로 군요! 혼종중에 토마토소스와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그런것도 있다고는 하는데 시도할 엄두가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