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의 이해 수업이 끝나고 이어지는 '해산물의 이해 Seafood ID' 수업.
다양한 생선부터 조개류에 이르기까지 해산물의 이름과 모양, 특징, 활용법, 손질 방법 등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아무래도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랍스터를 제외하면 소, 돼지, 닭에 밀려 조연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구색을 맞추기 위해선 없어서는 안될 재료들이지요.
시작은 가자미과의 납작 생선들부터. 사진에 보이는 녀석들은 도다리, 영어로는 Winter flounder입니다.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리는 광어는 Summer flounder라고 하죠.
생선 이름은 한국 이름과 미국 이름으로 비교하다보면 엄청 헷갈립니다. 영어로는 다른 생선인데 한국어로는 똑같이 번역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비일비재하거든요.
Turbot도 넙치, Halibut도 넙치, 얘네들을 총칭하는 Flatfish도 넙치류...
게다가 환경이 달라지면 사람도 바뀐다고, 생선 역시 똑같은 이름이라도 한국에서 잡히는 놈들과 미국에서 잡히는 놈들이 차이가 날 때도 있습니다.
학명까지 파고들 것 아닌 바에야 그냥 한국 생선과 미국 생선을 분리해서 외우는게 속 편하더군요.
넙치류 다음에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어/송어 패밀리가 등장합니다.
중간에 크기가 작은 녀석이 Rainbow trout, 맨 위쪽의 색깔이 연한 생선이 Steelhead trout입니다.
그런데 영어사전 돌려보면 둘 다 무지개 송어라고 번역됩니다. -_-;
작은 무지개 송어는 포 떠서 기름 두른 팬에 껍질 바삭하게 구워먹으면 참 맛있지요.
그외에도 태평양 왕연어, 양식장에서 기른 대서양 연어, 북극 곤들메기 등이 이 부류에 속합니다.
대구 패밀리.
맨 아래쪽의 친구는 해덕Haddock이라고 하는 대구과의 생선인데, 옆의 지느러미 뒤쪽으로 검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뚜렷한 특징이 있는 생선들은 시험 칠 때 쉽기 때문에 엄청 고마운 존재지요 ㅎㅎ
악마가 낚시하면서 이 물고기를 잡았다가 놓쳤는데, 그 때 악마의 손에 잡힌 부위가 까맣게 타서 저런 반점이 생겼다는 설화가 있습니다.
한 친구가 "그럼 그런 옛날 이야기 말고, 저런 생물학적 특징이 생긴 진짜 이유는 뭔가요?"라고 묻자 셰프가 "Ask Neptune"이라고 대답한게 기억에 남네요.
넵튠, 또는 포세이돈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왕이죠. 우리나라로 치면 "용왕님한테 물어봐"정도 될까요.
요리사 입장에서 딱히 알 필요가 없거나, 뭔가 명확한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사용하는 해산물 분야 한정 만능 대답입니다.
배스Bass 패밀리에 속하는 홍도미Silk snapper를 포 떴습니다.
소, 돼지, 닭, 양, 기타등등으로 분류해서 외울게 많지 않던 Meat ID 수업과는 달리 해산물은 외모도 비슷하면서 조금씩 다른 생선 얼굴 수십개를 외워야 해서 피곤합니다.
그런데 생선 이름은 달라도 정작 손질하는 방법은 옆으로 놓고 손질하기, 세로로 놓고 손질하기, 나비모양 손질하기, 납작한 생선 손질법 네 종류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초반을 지나 각 손질법에 익숙해지면 그때부터는 다른 주방에서 사용할 생선 손질이 주 업무가 되지요.
하지만 방심은 금물. 소나 돼지 손질할때보다 다치는 학생이 더 많이 나옵니다.
생선 손질용 칼은 발골용 칼만큼 날카로우면서 길이는 훨씬 길고, 생선은 미끄럽고, 무엇보다도 이미 죽은 생선들이 복수라도 하려는 듯 날카로운 지느러미를 빳빳하게 세우고 찔러댑니다.
검은 바다농어Black Sea bass 정도 되면 색깔도 그렇고 고슴도치같이 세워놓은 지느러미도 그렇고 아주 겉모습부터 흉악하지요.
그래도 다양한 생선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는 건 해산물 이해 수업의 큰 즐거움입니다.
연어와 송어류는 그 특유의 고소한 기름진 맛이 아주 착착 달라붙지요.
근데 너무 조금 먹어서 '아, 똑같은 연어라도 양식과 자연산 맛이 다르구나' 정도는 실감해도
나중에 다시 먹어보고 자연산과 양식 구분해보라고 하면 좀 헤맬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한마리 통으로 먹는 것은 무리라도 적어도 일인분 분량은 줬으면 좋겠는데...
담백한 맛이 나는 흰살 생선들.
생선은 미묘한 맛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 자기주장이 강하지는 않아서, 조리법에 따라 맛이 많이 달라지기도 하지요.
워낙 기초만 배우는 탓에 참치 해체라거나 초밥용 생선 손질같은 고급 기술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초보적인 단계라도 재료를 처음부터 손질하는 경험이 있는 사람과 필레 떠서 진공포장된 재료만 요리한 사람은 아무래도 보는 눈이나 생각의 폭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
생선 수업이 아니라 해산물 수업이기 때문에 조개류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날로 먹을 수 있는 굴은 껍질까기 실습하면서 다 먹어버리고, 시식 접시에는 홍합이나 백합, 모시조개 등이 올라왔네요.
다른 것보다도 굴의 산지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게 신기하더군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서양애들이 우리나라 와서 굴 싸게 파는 것 보고 환장한다'는 글을 본 적 있는데,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굴이 맛있고 저렴한 건 사실이지만 외국에서는 굴의 산지나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나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힘들거든요.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애들이 베트남 오면 다금바리 환장하고 먹는다'고 하는 거나 비슷한 이야기.
훈제 연어를 메인으로, 각종 생선알도 맛봅니다.
흔히들 캐비어를 최고급 식재료라고 생각하는데, 캐비어라는 단어가 '생선알 절임'이라는 의미도 되는지라 간혹 속아서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말 비싼건 철갑상어알(sturgeon caviar)인데 이것도 벨루가, 오세트라 등 세부 어종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그러니 다른 생선의 알을 절여서 캐비아라고 이름 붙이고 파는 것을 아무 생각없이 '캐비어가 이 가격에? 횡재했다!'며 구입했다가는 lumpfish 캐비어나 대구알 캐비어를 먹을 수도 있다는 거.
날치알, 연어알, 이른바 짝퉁 캐비어, 그리고 진짜 캐비어에 성게알까지 알이란 알은 다 먹어봅니다.
진짜 캐비어는 그냥 막 씹어먹는 게 아니라 혀 위에 올려서 입천장에 대고 살짝 누르면 녹아내리면서 녹진한 치즈 먹는 듯한 느낌이 나지요.
해산물 수업 끝내고 나온 어느 날. 미친듯이 눈이 쏟아집니다.
다른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지만 저는 캠퍼스 밖에 월세로 살고있던지라 주차장에서 차 끌고 엉금엉금 기어갔지요.
처음 입학할 때만 해도 더워서 쓰러지는 학생들이 속출하는 여름이었는데, 어느 새 이렇게 계절이 바뀌었구나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기초 수업은 다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주방 셋팅해가며 실습하는 단계로 들어서게 되지요.
그 시작은 요리의 기초 수업과 비슷하지만, 학생 손님들에게 실제로 제공하는 음식을 만든다는 데서 엄청난 차이가 있는 연회(https://blog.naver.com/40075km/221415033671)요리 수업입니다
레인보우 트라우트랑 스틸헤드가 둘 다 한국명 무지개송어인 이유는 그 두 물꼬기가 같은 녀석의 다른 형태이기 떄문입니다. 무지개송어 (학명 : Oncorhynchus mykiss) 중 일생을 강에서 사는 애들(육봉형)은 Rainbow trout 라고 불리우고 , 바다까지 나갔다가 바다에서 엄청 크게 자라서 다시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녀석(강해형)을 스틸헤드라고 합니다. 성어의 생김새와 크기까지 완전 다르지만 같은 물꼬기인 신기한 녀석입니다. 그럼 이만
서양 레스토랑에선 생선의 위치가 아무래도 고기보다 한단계 아래인데다가 무엇보다도 회를 안 먹으니 우리나라보다는 선도를 까다롭게 따지지는 않는 것 같더라구요. 아예 법으로 생선은 무조건 일정시간 이상 냉동하도록 정해져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요리사들도 고기 정형할 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생선 포뜨는 법은 모르는 경우가 있지요. 학교에서 홍어(Skate) 손질하는 법 가르쳐줄땐 학생들이 다들 '이게 뭥미? 이걸 먹는다고?'하는 표정이었으니까요.
일정시간 냉동은아마 기생충때문일거같긴해여 생선은 거의 다 기생충이 있으니까?
굴에 대한 새로운 지식 알고 갑니다. 마냥 같은 굴이 아니라는 거군요.
교육기관이라서 그런지 선도가 썩좋아보이지는 않네요...조리사 시험치러가면 나오는 선도 보다 조금좋아 보이네요...플랫피쉬는 디테일하게 취급하지는 않는듯 하네요. 교육기관이라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줄알았는데..
굴에 대한 새로운 지식 알고 갑니다. 마냥 같은 굴이 아니라는 거군요.
생긴것도, 맛도 많이 다르더라구요 ㅎㅎ
고생이 많으시네여! 화이팅입니다
졸업은 예전에 했고 지금은 https://www.nslib.or.kr/info/dataroom2.asp?mode=view&number=77&gubun= 이런 일 하고 있습니다 ㅎㅎ
교육기관이라서 그런지 선도가 썩좋아보이지는 않네요...조리사 시험치러가면 나오는 선도 보다 조금좋아 보이네요...플랫피쉬는 디테일하게 취급하지는 않는듯 하네요. 교육기관이라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줄알았는데..
서양 레스토랑에선 생선의 위치가 아무래도 고기보다 한단계 아래인데다가 무엇보다도 회를 안 먹으니 우리나라보다는 선도를 까다롭게 따지지는 않는 것 같더라구요. 아예 법으로 생선은 무조건 일정시간 이상 냉동하도록 정해져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요리사들도 고기 정형할 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생선 포뜨는 법은 모르는 경우가 있지요. 학교에서 홍어(Skate) 손질하는 법 가르쳐줄땐 학생들이 다들 '이게 뭥미? 이걸 먹는다고?'하는 표정이었으니까요.
음...홍어취급이 그정도였군요....한번 얼리고 해동이 법으로 정해져 있군요..어쩐지 가자미들의 뒤틀림이..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군요...서양요리서적이 생선 비중이 타 육류에 비해 작은 이유를 대충 알겠네요ㅎㅎ 좋은 상식하나 얻어갑니다ㅎ
40075km
일정시간 냉동은아마 기생충때문일거같긴해여 생선은 거의 다 기생충이 있으니까?
이분 학생을 왤케 오래 하지 하는데 과거 연재물이었군요 ㅎ
이제 몇개 안남았습니다 ㅎㅎ
본문에 있는 생선 광어..아닌가요? 좌광우도로 알고 있어서요
어? 진짜 그러네요. 왜 헷갈렸지...
본문에 있는 생선이 광어인지 도다리인지는 모르지만 좌광우도는 절대적인 구분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가 도다리라고 부르는 서너 가지 물고기 중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강도다리가 광어처럼 눈이 왼쪽으로 몰려 있다네요.
광어와 도다리가 우리나라와 다르게 불리우는 것도 신기하지만 여름 전후 3계절 흔하게 먹는 광어는 summer flouner! 겨울 살이올라 봄에 맛있는 도다리는 winter flounder! 인류는 어디에 살아도 서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의 맛은 있는 거 같아 신기하네요.
아는 동생이 ri의 jw나와서 셰프 하고있는데, 학교다닐때 얘기만 하면 치를 떱니다
해덕... 영국에서 피시앤칩스 시켜먹다 알게 된 생선이네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뉴욕편에서 굴이 나왔는데 거기에서도 산지에 따라 굴 가격이나 맛이 다 다른 걸 보고 신기했어요. 굴을 좋아하진 않지만 맛이 어떻게 다른지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ㅎ
혹시 지하에 외계인들이 있나요? ㅎㅎ
해산물은 정말어려운듯 진짜 생김새도 다 거기서거기같고.. 손질도어렵고 하드하죠 ㅎㅎ
요새 일본쪽 요리 유튜브 보면서 궁금했던게 굴 가격이 왜이렇게 비싸지였는데 비싼 값 주고 먹을만큼 굴마다 맛 수준이 차이가 많이 나나요? 국내 오이스터바 이런데 가볼까 하다가도 가격보면 그돈으로 석화사먹지 이렇게 되서
보통 일본에서 먹는굴들은 이와카키라고해서 요즘 한국에도 보니까 바위굴이라고 파는 종류입니다. 한국에서도 단가가 차이가 많이 나고 사이즈차이도 많이나는 다른 종류입니다. 일본에서는 산지,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 만별이고요. 해외에서는 굴이라고하면 산지나 품종에 따라 여러가지로 가격도다르고 등급도 다른데 한국은 그냥 굴은 싼 해산물 이미지처럼 되어있어요. 그래서 이글쓴분도 해외에서 오면 굴 싸게 파는거보고 환장한다고한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하신게, 보통 비싼굴은 바위굴처럼 큰 굴이죠. 소고기는 다 소고기지 왜 한우A++, 호주산, 미국산 나누냐라는 관계와 비슷하다고보면 될것 같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냥 미국산먹어도 똑같은거고 어떤 사람은 한우A++은 먹어야 맛나지..
레인보우 트라우트랑 스틸헤드가 둘 다 한국명 무지개송어인 이유는 그 두 물꼬기가 같은 녀석의 다른 형태이기 떄문입니다. 무지개송어 (학명 : Oncorhynchus mykiss) 중 일생을 강에서 사는 애들(육봉형)은 Rainbow trout 라고 불리우고 , 바다까지 나갔다가 바다에서 엄청 크게 자라서 다시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녀석(강해형)을 스틸헤드라고 합니다. 성어의 생김새와 크기까지 완전 다르지만 같은 물꼬기인 신기한 녀석입니다. 그럼 이만
육봉 *-_-*
마을에서 인정받는 육봉이. 동남아 순외공연 후 인기몰이 중인 '강한 형'
흥미롭네요 ㅎㅎ
요리는 참 배워도 배워도 알쏭달쏭합니다 ㅎㅎ
재미있어요 흥미롭기도하고요
그래도 연어송어 패밀리들이 인기 있지 않나요?
서양요리하면 뭔가 생선보단 고기...
미 중앙 정보부에서 생선에다가 코렁탕 넣는 방법인줄 아니 이 양반들은 해산물도 고문하는 방법이 있나?